전체기사

2025.12.29 (월)

  • 구름많음동두천 2.5℃
  • 구름조금강릉 8.1℃
  • 흐림서울 4.9℃
  • 대전 2.3℃
  • 맑음대구 -0.9℃
  • 맑음울산 3.8℃
  • 구름많음광주 2.4℃
  • 맑음부산 7.8℃
  • 흐림고창 2.8℃
  • 맑음제주 11.1℃
  • 맑음강화 5.0℃
  • 구름많음보은 -0.8℃
  • 구름많음금산 -0.3℃
  • 맑음강진군 -1.3℃
  • 맑음경주시 -2.2℃
  • 맑음거제 2.4℃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자연이 바라본 인간

URL복사

생물들의 생존 전략이 인류 역사와 얽히고설키는 풍경 <숲은 생각한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캐나다의 인류학 교수인 저자 에두아르도 콘이 아마존 숲 속의 생활상을 4년간 관찰, 사색한 결과물을 담아낸 책이다. 재규어에서부터 개미핥기, 대벌레와 솔개, 선인장과 고무나무에 이르기까지 숲 속 생물들의 흥미진진한 삶과 생존 전략이 인간들의 역사와 얽히고설키는 풍경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낸다.

종을 횡단하는 소통 방식

<숲은 생각한다>는 미국 인류학회에서 수여하는 ‘그레고리 베이트슨 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 인문학계의 새로운 이론적 흐름인 ‘존재론적 전회(轉回)’를 이끄는 대표적인 저서로 평가된다. 이 책은 언어가 없는 숲의 생물들도 사고를 하고 세상을 표상하며 그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숲은 동식물의 다양
한 생각과 갖가지의 의미로 가득한 매혹적인 세상이다. 저자는 인간 중심의 기존 인식론적 견해를 넘어서 어떻게 문명과 야생 사이에 소통이 가능한가를 묻는다. 우리는 숲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탐색과 성찰이다.

이 책의 바탕은 아마존 숲에서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루나족에게서 배운 것이다.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루나족의 애니미즘은 원시의 산물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탁월한 통찰이다. 인간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생물들의 관점을 인정하고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이해하려는 루나족의 시도는 우리 인간이 어떻게 인간 중심적 관점을 넘어설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에두아르도 콘은 루나족에 대한 4년간의 참여관찰 속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기호학, 인류학, 생태학, 언어학, 철학 등을 넘나드는 학제적 탐구를 통해 ‘종을 횡단하는 소통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문명과 야생의 이분법을 넘어서

숲이 생각한다면, 숲은 어떻게 생각할까? 숲의 사고와 인간의 사고가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언어가 없는 숲의 생물들이 어떻게 사고를 하고 세상을 표상하며 그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지를 많은 사례와 일화를 통해 차근차근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의 상징적인 의사소통 너머의 세계에서 어떤 소통 방식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미국의 철학자 찰스 퍼스의 기호학 및 최신의 생물학적 생태학적 연구, 그리고 아마존 숲 속의 인간과 생물에 대한 치밀한 관찰을 통해 모든 생명이 본질적으로 기호 과정 속에 있는 기호적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인간만의 제한된 관점을 넘어서게 되면, 표상, 관계, 목적, 생명, 죽음, 사고, 형식, 미래, 역사, 소통 등의 인문학적 개념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바뀐다. 숲이 사고를 하고 감정을 느끼며 미래를 상상한다면, 인간만이 사고하고 미래를 갖고 있다고 말하던 기존 인문학적 관점과는 작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바라본 자연’이 아니라 ‘자연이 바라본 인간’이라는 전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과 타자, 문화와 자연이라는 구별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됨은 당연하다.

우리는 숲을 관찰함으로써 오히려 인간 자신을 더욱 또렷이 보게 된다. 이 책은 숲 속에서 인간 중심적 관점을 넘어 이 기묘하고 낯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적 도구와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문명과 야생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숲과 인간, 자연사와 역사의 얽힘을 더욱 생생하게 풀어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여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김범석 첫 사과 맹비난...“변명문이자 셀프면죄부 자기 복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쿠팡 주식회사 창업주인 김범석 Coupang, Inc. 이사회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강하게 비판했다. 김범석 의장은 28일 사과문을 발표해 “쿠팡에서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고객과 국민들께 매우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의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범석 의장은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셨다”며 “또한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무엇보다도 제 사과가 늦었다. 저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상황을 해결하고 고객 여러분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전적으로 지원했다”며 “말로만 사과하기보다는 쿠팡이 행동으로 옮겨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 대한민국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북방송 중단·억류자 외면…서울시의회서 ‘북한 인권 후퇴’ 경고음”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이종배 의원이 주관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26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2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관련해 대북 방송과 외부 정보 유입, 강제 억류자 문제 등 핵심 현안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인권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토론회는 김규남 의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이종배 의원의 개회사에 이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강석주 의원,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김태훈 사단법인 북한인권 이사장,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제임스 히난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장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이종배 의원은 개회사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남한 정착을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현 정부 들어 대북 억류자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대북방송 중단과 탈북민 명칭 변경 시도 등 인권 감수성이 퇴행하는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허광일 위원장은 축사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유린과 강제 억류 문제는 단순한 체제 논쟁이 아니라 명백한 반인권 범죄”라며, “대북방송은 북한 주민에게 진실과 희망을

문화

더보기
청춘의 도전과 성장 서사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 황선재가 12년 동안 품어온 월드컵 직관의 꿈을 실현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작품으로, 카타르 월드컵 현장의 열기와 한 청년의 성장 서사가 함께 어우러진 에세이다.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은 러시아 월드컵 직관을 놓친 아쉬움에서 출발한다. 군 복무와 학업,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을 병행하며 차곡차곡 준비해온 ‘카타르 월드컵 4년 프로젝트’는 단순한 여행 계획을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시간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세계 팬들과 경쟁하고, 코로나19로 일정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과정은 책 전반에 긴장과 몰입을 더한다. 카타르 현지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탁월한 현장감을 지닌다. 경기장 주변 전시와 팬 문화, 세계 각국의 축구 팬들과 나눈 대화, 거리와 광장을 가득 채운 응원의 소리까지 모든 장면이 마치 독자를 현장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 듯한 생생함으로 묘사된다. 특히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던 그날의 광장 분위기가 이 책의 정점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월드컵 직관기’에 머물지 않는다. 꿈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