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명진 기자] 한반도 순수혈통의 ‘백두산호랑이’ 4마리가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측은 "지난 5월2일 동물원 맹수사에서 ‘백두산호랑이’ 4마리가 태어나서 잘 자라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 백두산호랑이들은 멸종위기 1급의 귀한 시베리아호랑이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순수혈통인 조셉(8세 수컷)과 펜자(9세 암컷) 사이에서 태어났다. 현재 모두 건강한 상태로, 환경적응기를 거쳐 내년 초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동물원에서 백두산호랑이의 탄생은 지난 2013년에 이어 5년 만이다. 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2~3마리 새끼를 낳는데, 4마리가 동시에 태어난 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다. ‘백두산호랑이’ ‘한국호랑이’ ‘아무르호랑이(Amur tiger)’로도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Siberian tiger, 학명 Panthera tigris altaica)’는 국제적인 멸종위기 1급 동물로 과거 한반도에 실제 서식했던 호랑이다. 현재 서울동물원에는 이번에 번식한 4마리를 제외하고 총 21마리(수컷 7, 암컷 14)의 시베리아호랑이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베리아호랑이의 순수혈통은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가 관리하는 ‘국제 호랑이 혈통서(International tiger studbook)’에 등록된 개체만 인정된다. 서울대공원의 백두산호랑이들의 부모인 조셉과 펜자는 모두 국제 호랑이 혈통서에 정식 등록돼있다. 조셉은 독일 에버스발데(Eberswalde) 동물원의 페스투스(Festus)와 네덜란드 오웨핸즈(Ovwehands)동물원의 에바(eva)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동물교환을 통해 지난 2017년 체코에서 국내로 들어왔다. 펜자는 러시아 펜자 동물원에서 태어난 아빠와 야생의 어미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2016년 러시아에서 국내로 들어왔다. 이번이 세 번째 출산이다.
서울대공원측은 “7월 중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가 지정한 국제 호랑이 혈통 담당기관인 독일 ‘라이프찌히(Leipzig) 동물원’에 아기 호랑이들의 출생 소식을 알리고 혈통서에 등록할 계획”이라면서 “아직 백두산호랑이 네마리는 신생아여서 성별을 알지 못하지만 모두 건강하다”고 전했다.
또 아기 호랑이 네 마리는 하루 중 대부분을 어미젖을 먹고 잠을 자는 데 보내고 있으며 요즘은 뒤뚱거리며 걸음마 배우기에 한창인 상태이다.
서울대공원은 아기 호랑이들이 젖을 떼고 동물사에서 환경 적응기를 거친 뒤인 내년 초쯤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호랑이는 젖을 떼는 데 길게는 6개월이 걸리며, 젖을 뗀 후에는 다진 고기로 이유식을 시작하게 된다. 다 자란 새끼는 성 성숙이 일어나는 2~3년 안에 부모를 떠나 독립하게 된다.
어미 호랑이 펜자에 대한 특별 관리도 이뤄지고 있다. 평소 소고기와 닭고기 등 하루 3~4kg였던 먹이량을 출산 후 5~6kg으로 늘렸으며,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양고기, 소 생간 같은 특별식과 비타민, 철분 등 영양제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