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13 (화)

  • 맑음동두천 -3.0℃
  • 맑음강릉 1.5℃
  • 맑음서울 -1.7℃
  • 맑음대전 2.7℃
  • 맑음대구 5.3℃
  • 맑음울산 6.7℃
  • 구름많음광주 5.0℃
  • 맑음부산 8.7℃
  • 구름조금고창 3.8℃
  • 구름조금제주 10.6℃
  • 맑음강화 -3.4℃
  • 맑음보은 0.7℃
  • 맑음금산 3.3℃
  • 구름조금강진군 6.3℃
  • 맑음경주시 5.7℃
  • 맑음거제 8.4℃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임팩트 인터뷰] 강요배, 그림으로 되살린 4·3항쟁의 아픈 기억

URL복사

70주기 맞아, 4.3 다룬 60여점 '학고재'서 15일까지 전시
한맺힌 역사 감동적 역사화로 재현, 희망 메시지도 담아


[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예술과 삶의 관계는 어때야 하는 걸까.  화가 강요배(66)는 예술과 삶이 분리된 것이 아니며, 예술이 시대를 호흡해야 한다고 작품으로 말한다. 6월22일 개막해 7월15일까지 서울 학고재 전관에서 개인전 2부로 열리고 있는 ‘메멘토, 동백’. 올해 제주 4·3항쟁 70주년을 맞아 4·3항쟁을 다룬 역사화 60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1989~1992년 제작 작품 50여 점과 1992~2016년 매년 한 점씩 4·3항쟁을 기념해 제작한 작품 10여 점을 ‘동백꽃 지다’와 ‘동백 이후’라는 파트로 만날 수 있다. 일상의 작은 것들을 인상주의 화풍으로 보여준 1부 전시 ‘상(象)을 찾아서’ 이후 전시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갔지만, 그림 앞에서 무너졌다. ‘버트 하디 사진에 대한 경의’(2016). 전시장 한 면을 다 채우는 455cm 길이의 대작은 굴비 엮이듯 엮여 고개를 숙인 사람들을 그린 캔버스와 이들이 곧 수장될 파도치는 시퍼런 바다 그림을 붙인 작품이다.


소재가 된 사진은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로 활동했던 ‘픽처 포스트’지 버트 하디 특파원이 1950년 9월 부산형무소에서 찍은 사진을 그린 것이다. 집단 학살 현장으로 이동하기 직전 모습으로 추정된다.


“신문 한 귀퉁이에서 저 희생자들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충격적이었다. 4·3항쟁과 떼어서 생각할 수가 없었다. 집단학살되어 수장된 사건을 예술가로서 어떻게 증언하고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지 고민했다.”

오랜만에 만난 강요배 작가는 마치 작품 속 인물이 튀어나온 듯 쾡하니 말라 눈빛만 형형했다.



죽은 엄마 옆 젖먹이, 유골 유골들…


충격을 삭이기도 전에 총탄에 맞아 쓰러진 엄마의 풀어헤쳐진 가슴을 어린 젖먹이가 찾아 입에 물고 있는 ‘젖먹이’(2007)를 만나게 된다. 강요배가 제주 조천읍 북촌리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이의 체험을 전해 듣고 그린 작품이다.



4·3항쟁을 피해 빌레못 동굴에 숨었다가 한참후에 학술조사팀에 의해 유골로 발견됐다는 모녀를 그린 ‘빈 젖’(1992)과 ‘빌레못굴의 유골’(1992), 그리고 흙에 파묻힌 사람들 사이에 노란 호박꽃이 피어나는 ‘흙 노래’(1995)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바람·팽나무·까마귀·한라산 등 강요배가 제주의 자연 언저리를 십여 년간 배회하면서 마주친 운명과도 같은 존재를 ‘팽나무와 까마귀’(1996)로 그려냈고, 죽어서도 억울함을 다 토해내지 못한 해골의 억울함을 암흑 속 외침으로 그린 ‘뼈 노래’(1998)도 내걸었다.


해골처럼 쓰러진 인물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그린 ‘북 48년’(1996), 붉은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꽃비’(2004), 4·3항쟁의 또다른 희생지 ‘거멀창’(2009), 희생자들의 시신이 말없이 수장되었을 ‘깊고 깊은 바다 밑’(2015)을 그려냈다.



붉은 아픔 속 피어나는 초록의 희망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과거 희생과 고통을 연상시키는 빨간색이 가득한 화폭에 희망과 생명이 초록으로 피어나는 추상화 ‘초록’(2013)도 만나게 된다.


“제주에선 다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오랫동안 말도 못하고 그 큰 아픔을 견디어 왔어요. 그나마 요즘엔 많이 나아지긴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가슴 깊숙한 곳엔 아픔이 남아있죠.”



제주 4·3항쟁은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섬이라는 특수 환경 속에서 묵인 당하던 것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3년전부터는 국가 기념일로 지정받아 4·3항쟁의 의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가는 “제주 4·3항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건과 관련한 장소를 끊임없이 답사하고 경험한 이들의 증언을 모아 그것을 바탕으로 작업을 완성한다”면서 “역사화를 그릴 때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경험자들이 남긴 목소리를 자기화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다.




‘제주 민중항쟁사’ 50편 연작, 화집도 출판


포스트민중미술 대표 작가로 꼽히는 강요배는 제주 4·3항쟁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동백꽃 지다’(1991)를 그린 작가다. ‘제주 민중항쟁사’(1992, 학고재) 전시로 한국 사회에 제주 4·3항쟁의 실체를 바로 알리며 역사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992년 세상을 놀라게 했던 4·3항쟁 역사화 ‘제주 민중항쟁사’ 50편 연작 그림들은 ‘동백꽃 지다’라는 파트로 학고재 신관에서 볼수 있다. ‘시원(始原)’(1989), ‘한라산 자락 사람들’(1992) 등이 포함됐다.


현기영이 소설 ‘순이 삼촌’(1978년)을 통해 4·3항쟁의 아픈 생채기를 세상 밖으로 꺼집어냈다면, 강요배는 4.3항쟁의 황폐함에 굴복하지 않는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과 휴머니즘이 배어있는 그림을 통해 제주 4·3항쟁의 아픈 기억을 전 과정을 보여 주었다. ‘제주 민중항쟁사’  연작 그림들은 화집 ‘동백꽃 지다’(2008년 보리)로도 나와 대중들에게 4·3항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4·3항쟁 알린 소설가 현기영씨도 전시 축하


“그때에 이르러서야 나는 4·3항쟁을 생각했다. 알 수 없는 공포의 장막, 저 너머에 있는, 내 고향 제주, 그 섬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폭압적 살인 기제의 작동, 매몰 협박 감시에 의한 인멸과 봉인, 살아남은 사람들의 울분과 눈물, 그리고 침묵···.”
강요배는 화집 ‘동백꽃 지다’에 이렇게 기록했다.



마침 개막일이어서 학고재 갤러리에는 제주에서 서울까지 온 강요배의 지인과 팬들로 북적였다. 소설가 현기영도 함께 와서 축하했다. 한겨레 신문에 현기영의 ‘바람 타는 섬’ 삽화를 강요배가 맡아 그리며 제주 4·3항쟁에 대한 강렬한 역사적 인식을 함께 했다.


고향 제주에 정착, 25년째 제주 자연 그려


제주 삼양동 출생 강요배는 제주의 아픔이 이름에 서려있다. 제주 4·3항쟁을 몸소 겪은 강요배의 아버지는 순이, 철이와 같이 당시 널리 쓰인 이름의 사람들이 이유도 모르고 억울하게 죽어나가는 참담함을 지켜보며 절대 남들이 같이 쓸수 없는 이름 글자를 찾아서 아들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서울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민중미술가가 된 것은 1981년 ‘현실과 발언’의 동인이 되면서부터다. 서울 창문여고에서 미술교사로 6년간 일하기도 했다. 1992년 서울 생활에서 더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한 그는 고향 제주로 돌아갔다. 제주 자연의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지 25년째다.  (사진 학고재)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조국혁신당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 부여하는 것도 반대”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것도 반대함을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13일 국회에서 정부의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해 “어제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은 검찰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시늉만 낼 뿐 실제로는 검찰 기득권을 교묘하게 연장하려는 위장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국민의 염원에 역행하는 이번 입법예고안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며 정부의 전면 재고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정부는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규정을 삭제했으니 수사권 남용이 사라질 것이라 강변한다”며 “그러나 근원적인 검사의 수사권은 형사소송법 196조에 살아있다. 이 규정을 삭제하지 않는 한 검사는 언제든 공소청법에 명시된 바처럼 ‘다른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빌미로 수사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공소청법안 제2조(공소청)제1항은 “공소청은 검사(檢事)의 사무를 총괄한다”고, 제4조(검사의 직무)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문화

더보기
연합합창단이 하나의 무대를 이루는 ‘통합의 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새해의 문턱에서 하나의 노래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2026년 1월 20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미라클보이스앙상블, 현대문화기획 주관 신년음악회 ‘우리 이제는 쫌 더 나은 세상으로’가 열린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신년음악회를 넘어 전국과 해외에서 모인 연합합창단이 하나의 무대를 이루는 상징적인 ‘통합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음악회의 중심에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4악장 ‘환희의 송가’가 놓여 있다. 인류 보편의 연대와 형제애를 노래하는 이 작품에 한국 최초의 발달장애인 성악앙상블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이 핵심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의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성악 전공자에게도 높은 난이도로 알려진 이 합창곡을 통해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은 음악적 도전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무대 위에 올린다. 무대에는 프랑스와 일본을 포함한 해외 참가자들, 그리고 대한민국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합창단원들이 함께 오른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총 150명의 연합합창단은 지역과 국경을 넘어 하나의 목표로 모였다. ‘베토벤의 합창에 함께 서기 위해’, 그리고 ‘함께 노래함으로써 더 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