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경남 진해가 벚꽃으로 유명한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추모제로 시작된 진해 벚꽃 군항제가 시작되는 4월이면 진해는 온통 벚꽃으로 물든다. 진해 여좌천을 따라 그 위용을 자랑하는 벚나무는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전국 최고의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찾는다면 꼭 찾아볼만한 전시가 있다. 진해의 유서깊은 문화공간인 '흑백'에서 4월 3일까지 열리는 <경남 추상미술의 두 거장展-전통기호와 정신의 융합 ‘유택렬, 전혁림’>이 그것이다. 문화공간 흑백 운영협의회가 주최하고, ㈜가야특수강이 후원했다. 오래된 일본식 2층 목조 건물의 흑백다방 입구에는 ‘since1955 흑백 black & white’라고 쓰인 하얀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간판이 맞아준다. 건물 2층 외벽에는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인 유택렬미술관 2층과 입구의 간판과 같은 모양의 간판이 일체형으로 걸려있다. 유택렬(1924~1999), 전혁림(1915~2010) 두 화가는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추상미술에 족적을 남긴 작가로 각각 진해와 통영에 거주하며 경남 지역의 추상미술 화가로 교류했다. 전혁림 화백은 유택렬 화백이 운영했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통영 바다에서 자라고 예술가의 꿈을 키웠던 심문섭이 고향 경남에서 처음으로 닻을 내렸다. 통영이 고향이나 바다의 품은 넓고 경계가 없다. 통영의 바다는 곧 창원과 마산, 진해의 바다이다. 창원 소재 경남도립미술관(GAM)이 1·2층 전관에서 《심문섭: 시간의 항해》전을 6월 25일까지 펼친다. 우리 시대의 거장 심문섭이 60여 년 전 뱃길을 따라 시작했던 오랜 예술 항해 중 고향 경남에서 처음으로 닻을 내리는 대형 회고전이다. 여전히 청년 같은 열정으로 작업하는 심문섭 작가가 어느날 전화를 해왔다. 고향에 한번 내려오라는 거였다. 창원 경남도립미술관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27년전 1996년 파리 부랑리 광장에서 열린 ‘프랑스 국제현대미술견본시’(FIAC)에서 보았던 그의 작품을 떠올렸다. 당시 ‘한국미술의 해’를 기치로 국내 화랑들과 작가, 언론들이 대거 참여했고, 그곳에서 그의 조각 작품이 멋진 위용을 자랑했다. 당시 ‘한국의 대표 조각가 심문섭’으로 불렸던 그는 ‘한국미술의 세계화’라는 FIAC의 과제를 충분히 넘어서는 멋진 목 조각으로 주목받았다. 지금 그의 예술은 더욱 범위가 광활해졌다. 바다가 다다르지 못하는 곳이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컬렉터의 순수 열정과 애틋한 추모 의지로 화제가 되고 있는 <컬렉터 헌정 오세영 화백 추모전>이 15일 오후 서울 인사아트센터 1,2층 전시장에서 오픈했다. 오세영 화백 추모전을 주최한 박재석 컬렉터(57. 힐링&웰빙 부대표)는 참석 내외빈들에게 오세영 화백의 대표작 ‘심성의 기호’와 ‘축제’ 연작 등 출품작 42점 수집에 얽힌 컬렉션 과정을 솔직하게 밝혀 많은 참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에서 30년 근무했던 박재석 컬렉터는 퇴사 전 10년간 '마음건강사무국'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심리상담사 30명, 의사 8명과 함께 마음 건강에 대해 연구하던 중 미술품의 마음 치유 효과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마음건강사무국'이란 곳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체험이 바탕이 되어 작품 컬렉터로 변신한 박재석 컬렉터는 "이번 전시 이후 오세영 화백 작품을 비롯해 소장 작품들을 전시할 미술품 전시 공간도 마련한다"며 멋진 제2의 인생 설계도 내비쳐 박수를 받았다. "오세영 화백의 '축제' 작품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와 치유를 느껴 작품 수집을 시작했다"는 박재석 컬렉터는 "앞으로 해외에 오세영 화백을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그림을 보고 마음을 치유해 화가의 열성 팬이 됐던 한 컬렉터가 화가의 사고사 소식을 듣고 해를 넘겨 헌정 추모전을 마련했다. 박재석(57) 컬렉터(현 힐링&웰빙 부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박 컬렉터는 15일(수)부터 27일(월)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1,2층 전시장에서 오세영 화백(1938년~2022년)에게 헌정하는 추모전 《컬렉터 헌정 오세영화백 추모전》을 연다. 이 추모전은 지난해 10월 박재석 컬렉터가 이화순 ㈜에이앤씨미디어 대표에게 “오세영 화백의 급작스러운 사고사에도 불구하고 알아주는 이가 제대로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토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세영 화백 재조명을 위한 추모전’으로 방향이 잡혔다. 이에 따라 전시 주최는 박재석 컬렉터(힐링엔웰빙 부대표)가, 기획 및 주관은 ㈜에이앤씨미디어 대표가 맡게 되었다. 전시 출품작품은 박 컬렉터가 2019년부터 수집해온 오세영 화백의 대표작 <심성의 기호 Sign of Mind>를 비롯해, 오 화백과의 인연을 만들어준 작품 <축제 Festival> 등 42점이다. 사이즈로만 봐도 150호를 비롯해 100호 23점, 70호 1점, 50호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60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을 살았음에도 다양한 작품 남긴 구상 조각가 유영교의 전시 <구도자>전이 26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유영교(1946~2006)는 구상조각에서 출발해 내적인 울림을 줄 수 있는 조각, 정신적인 소통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런 내적인 추구는 인간의 내면의 갈등과 그 갈등을 넘어서려는 투쟁과 명상의 양면을 담은 작품으로 표출되었다.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테마에서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번 <구도자>전은 이러한 유영교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다. 아울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여는 첫 번째 작고작가 회고전이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구도자’ 시리즈와 ‘성경’ 시리즈 그리고 ‘샘’시리즈에 이르는 환조와 부조 그리고 설치 등 35점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작품은 특정 종교의 색채만 띠진 않는다. 작품 속에는 그리스도교, 불교, 도교 등의 모티브가 혼재되어 있다. 메인 작품인 ‘구도자’를 보자. 까까머리 동자승 등 불교의 지혜와 깨달음의 세계를 갈구하는 인물상들이다. 늘 봐오던 옆집 아저씨 같은 얼굴도 있다. 관람자에게 같이 옆에 앉아 함께 명상을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세계한인여성협회(UWKW·총재 이효정)는 1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조명희 의원(국민의힘)과 함께 '재외동포청 설립 환영대회 및 세계한인여성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효정 총재, 조명희 의원을 비롯해 40여명의 회원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치러진 이 행사는 6월 설립 예정인 재외동포들의 숙원 사업 '재외동포청 설립'에 대한 재외동포들의 축하 메시지와 재외동포청에 바라는 동포들의 요구사항 등을 전달하고자 마련되었다. 이효정 총재는 이날 기조발표를 통해 "모국 발전에 기여한 세계한인여성들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세계한인여성 정책 전담부서 설치, 공청회 개최 등 재외동포들의 5가지 요구사항을 강조했다. 아울러 재외동포들의 요구사항을 앞으로 외교부에 전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재외동포청 설립에 대한 세계 각국 동포들의 환영 메시지 전달과 함께 세계한인여성을 위한 정책 간담회로 이어졌다. 해외 동포들은 한결같이 “750만 동포들의 숙원사업인 재외동포청 설립을 환영하고 축하한다”고 입을 모았으며, 다양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재일민단도쿄본부 이수원 단장은 “해외 동포들이 안정된 삶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갤러리 BHAK은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아 <윤형근>전을 마련했다. 왜 윤형근을 다시 소환했을까. 바로 30년 전 갤러리 BHAK(대표 박종혁)의 모태인 ‘박영덕화랑’의 첫 개관 전시때 메인 작품이 ‘윤형근’ 작가 그림이었다. 1993년 3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했을 때 ‘윤형근’ 작가의 대작 ‘Bunt Umber’(1994)이 메인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윤형근으로 초심으로 만난 격이다. “참 30년이 빨리 간다”는 박영덕 대표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한 초기에는 찾는 관람객도 없었지만 차 한잔을 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했던 때였다”고 회고한다. 아들(박종혁 대표)에게 소위 가업 승계한 것은 2020년 12월. 갤러리명도 BHAK로 바꾸었다. “아들에게 맡긴 이상 괜한 간섭하기 싫어서 화랑에 잘 가지 않는다”는 박영덕 대표. 아버지의 믿음을 아는 BHAK 박종혁 대표는 ‘초심을 되새기듯 갤러리의 본질을 찾고 미래의 새 도약을 위해’ 윤형근을 선택했다. 갤러리 BHAK은 이번 전시에서 3.6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의 윤형근 대작 ‘Burnt Umber 94-66’을 선보인다. 번짐이 절제된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리스트] 갤러리 BHAK은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아 윤형근 개인전 <흙갈피 Umbermark>전을 마련했다. 왜 윤형근을 다시 소환했을까. 바로 30년 전 갤러리 BHAK(대표 박종혁)의 모태인 ‘박영덕화랑’의 첫 개관 전시때 메인 작품이 ‘윤형근’ 작가 그림이었다. 바로 30년 전인 1993년 3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했을 때 ‘윤형근’ 작가의 대작 ‘Bunt Umber’(1994)이 메인이었다. “참 30년이 빨리 간다”는 박영덕 대표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한 초기에는 찾는 관람객도 없었지만 차 한잔을 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했던 때였다”고 회고한다. 아들 박종혁 BHAK에게 소위 가업 승계한 것은 2020년 12월. 갤러리명도 BHAK로 바꾸었다. “아들에게 맡긴 이상 괜한 간섭하기 싫어서 화랑에 잘 가지 않는다”는 박영덕 대표. 아버지의 믿음을 아는 BHAK 박종혁 대표는 ‘초심을 되새기듯 갤러리의 본질을 찾고 미래의 새 도약을 위해’ 윤형근을 선택했다. 갤러리 BHAK은 이번 전시에서 3.6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의 윤형근 대작 ‘Burnt Umber 94-66’을 선보인다. 번짐이 절제된 90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나비작가 김홍년씨가 25일까지 서울 장충단로 한국자유총연맹 4층 대강당에서 개인전 '자유'를 열고 있다. 1000호 대작 '화접(花蝶)' 등 다채로운 꽃 나비 회화와 판화 등 작품 30여점을 내놓았다. 아직 쌀쌀한 날씨에도 화려한 색감의 꽃 나비 덕분인지 전시장에는 벌써 봄이 온듯하다. 2016년 ㈜에이앤씨미디어가 함께 한 '2016김홍년 설치작품전-날다 날다 날다'전에서 1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꽃 나비로 대중에게 강한 눈도장을 찍었던 김 작가는 올해 한층 더 화려하고 대형화된 꽃 나비 작품을 선보였다. 김홍년 작가는 "제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힐링하고 치유의 기쁨을 누리기 바란다"면서 “자유는 우리에게 여유와 행복을 느끼게 하고, 서로 사랑하며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해갈 수 있게 하기에 이런 기대를 담아 날개를 활짝 편 자유로운 나비를 아름다운 꽃들로 작품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시장 한켠에는 주얼리 브랜드 ‘티르리르(Tirr Lirr)’가 김홍년 작가와 협업한 신제품 주얼리 ‘로맨틱 러브플라이'가 놓여있다. 한편 김 작가는 인터넷 평화운동을 지향하는 선플재단의 민병철 이사장으로부터 지난 8일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인간이 만든 윤리와 규정은 인간의 삶을 올바르게 견인하고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시가 마련되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올해 하반기 특별기획전으로 <인공윤리(人工倫理)-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을 마련한다. 전시 제목인 ‘인공윤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라는 뜻과 ‘인간을 지배하는 윤리’라는 뜻이 얽혀 있는 조합어. ‘인공윤리’를 화두로 성찰하고, 이를 대중과 함께 탐색하며 공론화하기 위한 전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며 인권이 유린되었던 곳이다. 어둠의 공간이었던 이곳이 오늘날 생명을 얻어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을 생각하면, 장소성과 역사성에 맞춤한 전시로 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영호 교수(중앙대)는 “상대적이고 불확정한 오늘 우리의 현실을 나타내는 용어로 채택했다”면서 “부제로 정한 ‘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는 혼돈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걸어야 할 본연의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또 원종현 관장은 “기술개발과 그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조차도 인간은 변함없이 자신
‘2022서울트레일런’(Seoul Trailrun) 대회가 세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고 지난 8월 13일 성료했다. 2012년 시작되었다가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서울울트라랠리’ 운영진(운영위원장 강우종)은 올해 대회명칭을 변경하고 코스도 재정비했다고 최근 밝혔다. 80명의 참가 러너들은 서울시청앞 광장에 모여 강우종 운영위원장의 신호에 따라 오전 6시30분 출발해 산악트레일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이날 대회는 시청앞 광장에서 출발해 북한산 일대 19개 성봉 12개 문 42km를 달린 후 시청앞 광장에서 종료되었다. 러너들은 인왕산을 넘고 팔각정을 지나 북한산 형제봉, 대성문을 지나 청수동 앞문, 의상능선, 북한산 유원지, 원효봉을 넘었다. 이어 북한산 위문에서 능선을 따라 용암문, 동장대, 대동문 , 대성문을 돌았고, 대남문 청수동 앞문에서 비봉, 향로봉, 상명대학교, 인왕산, 팔각정, 와룡공원, 헌법재판소, 시청앞으로 돌아왔다. 이날 서울시청으로 되돌아올 무렵에는 많은 비가 내렸으나 선수들은 오랫만에 열린 대회에 기쁨을 표하듯 종주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날 1위는 6시간39분29초를 기록한 장동국(46), 2위는 7시간4분59초를 기록한 최덕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리스트] 몰입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빛의 벙커'가 서울 워커힐 호텔 내 워커힐시어터에 연내 둥지를 틀 예정이다. '빛의 벙커’ 주최-주관사 ㈜티모넷은 23일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와 ‘빛의 벙커’ 두번째 전시관인 서울 전시관 개관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 광진구 소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진행된 체결식에는 ㈜티모넷 박진우 대표와 김현정 이사, 워커힐 현몽주 총괄, 황은미 총지배인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빛의 벙커'는 수십대의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에 둘러싸여 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을 아름다운 음악 속에 몰입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된 전시관이다. 첫 프로젝트였던 제주 빛의 벙커는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제주 성산 지역의 오래된 벙커를 빛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2018년 제주 '빛의 벙커 : 클림트',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을 연이어 개최,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제2의 빛의 벙커는 기존 극장이라는 워커힐시어터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활용, 관람객들이 더욱 몰입도 높은 미디어아트 전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질 예정이다.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리스트] 한국화가 박래현(1920~1976)은 그간 청각장애 천재화가 김기창(1913~2001)의 아내로 더 유명했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박래현의 예술세계에 대한 재조명이 코로나팬데믹 속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박래현, 삼중통역자>전시를 통해 누구보다 뜨거웠던 박래현의 삶과 예술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새해 1월 3일까지 덕수궁 전관에서 이어지는 이 전시는 1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순회 전시를 계속한다. 전시명 ‘삼중통역자’란 박래현이 자신을 일컬어 했던 말로 알려져 있다. 언젠가 미국 여행에서 박래현은 여행가이드의 영어를 해석하여 다시 구화와 몸짓으로 김기창에게 설명해 주었는데, 여행에 동행한 수필가 모윤숙이 그 모습에 관심을 보이자 박래현은 자신이 ‘삼중통역자와 같다’고 표현했다. 박래현이 말한 ‘삼중통역자’는 영어, 한국어, 구화(구어)를 넘나드는 언어 통역을 의미하지만, 이번 전시에서의 ‘삼중통역’은 회화, 태피스트리, 판화라는 세 가지 매체를 넘나들며 연결지었던 그의 예술 세계로 의미를 확장하였다. 박래현은 식민지 시기에 일찍 유학을 떠날 정도로 장래가 촉망받던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