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06 (화)

  • 흐림동두천 1.1℃
  • 맑음강릉 4.0℃
  • 구름많음서울 2.9℃
  • 구름조금대전 2.0℃
  • 구름많음대구 4.9℃
  • 맑음울산 5.6℃
  • 흐림광주 3.9℃
  • 구름많음부산 6.3℃
  • 흐림고창 1.4℃
  • 구름많음제주 7.1℃
  • 구름조금강화 -0.3℃
  • 구름많음보은 -0.4℃
  • 구름많음금산 1.5℃
  • 흐림강진군 3.8℃
  • 맑음경주시 1.7℃
  • 구름많음거제 5.0℃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한애규, 흙으로 빚은 따스한 ‘푸른 길’

URL복사

7월19일까지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 전시
북방 길 이어져 자유롭게 왕래하길 염원


 

[이화순의 아트&컬처] 테라코타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한애규(65) 작가가 19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푸른 길’ 전시를 연다. 1980년대부터 꾸준히 흙을 재료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여성, 여성의 삶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표현해왔다. 40점을 내놓은 이번 전시에서는 평화를 염원하는 긴 행렬을 만나게 된다.


지하 1층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슴 뭉클한 생명체를 보게 된다. 분명 생명이 없는 작품들인데 마치 살아있는 듯 바라보는 것 같다. 흙으로 빚은 인물상, 동물상, 반인반수(半人半獸), 그들에게 눈을 맞추며 한발 한발 조심스레 그 행렬에 발을 맞춰본다. 


맨앞은 가슴과 배, 엉덩이까지 온몸이 둥글둥글한 여성, 그 뒤에 상체만 여성인 반인반수가 따르고, 말과 소, 그리고 다시 여인이 따른다. 하지만 작가는 꼭 필요한 한명의 남성을 잊지 않았다. 여자들이 흙색을 띤 채 둥글둥글하다면, 행렬의 맨 뒤를 지키는 청일점은 푸른 색을 띤 건장하면서도 직선적인 서역인 조형물로 배치했다.


이 행렬은 고대 인류 문명의 교류가 진행되었던 길, 그 길 위에 존재했던 시간과 역사의 흔적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테라코타 조각에는 푸른색 유약 표현이 눈에 띈다. 다양한 종류의 흙과 소성 온도의 조절로 고도의 농축된 조형성을 표현한다.



“여인상인 ‘조상’ 시리즈는 나의 조상이었던 여인을 상징한다. 북방민족을 표현하는 말은 ‘실크로드’, ‘소’는 인류에게 친숙한 동물을 나타낸다. 또 상체는 인간이고 가슴 아래부터 뒷부분은 말과 유사한 반인반수 조각은 ‘신화’ 시리즈다.” 


1층 전시장에는 기둥 조각과 파편들을 표현한 작품 ‘흔적들’이 있다. 이는 지나간 문명의 흔적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현재는 폐허로 남았지만 찬란했던 한 시절의 이야기를 흔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의자 삼아 작품 위에 앉을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이는 ‘푸른색’ 유약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류 문명의 교류가 진행된 길, 그 길 위해 존재하는 ‘물의 흔적’을 상징한다.



작품은 ‘자아찾기’ 여정...‘페미니즘’에서 ‘반가사유상’ 거쳐 ‘조상’으로


전시 속 여인상들은 작가의 자아찾기 여정을 보여준다. 특히 풍만하고 당당한 이미지의 여인상이 작품의 중심이다.


“처음엔 페미니즘에 관심이 컸다. 80년대엔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여성의 생물학적 우수성을 도발적으로 표현했다면, 2000년대엔 사유하는 존재,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에 집중했다. 그리고 5~6년 전에는 ‘반가사유상’을 여성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사유와 철학이 남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뜻를 담았다. 뚱뚱한 여자가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띠고 있는 거다.”


작품 속 여성을 보니 작가의 DNA가 녹아있다. 무심한 듯 편안한 한국 여인네 얼굴이  보인다. 몸매는고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와 닮았다. 여인들 외에 반인반수와 동물까지 통통해 부드럽고 유려한 곡선미가 아름다운데다 따스한 흙의 색감과 질감에  마음까지 푸근하다. 이런 원시적 생명력을 띤 이들 행렬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남북 이어져, 길도 마음도 넓어지고 자유로워졌으면”


작가는 “한반도 분단으로 끊어진 북방으로의 길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또 아주 자유롭게 먼 곳까지 왕래했던 과거 어느 시점을 그리워하면서 행렬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2년전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 때는 남북의 화해 무드는 생각도 할 수 없었으나 전시가 임박해서 4·27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회담이 조성되면서 이제는 자신의 바람처럼 끊어진 기찻길이 이어지고, 막힌 길이 뚫릴 것 같다고 미소짓는다.


흙이 주는 촉감, 흙 냄새가 좋아서 테라코타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흙을 주무르다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일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작업실 창유리의 색조가 바뀌어 있는데, 그런 시간 속에서 작가의 생각은 꿈처럼 뭉게뭉게 피어난다.



“처용을 떠올리면 신라때도 아랍과의 교류를 알수 있듯이, 우리 조상들은 고대에 중국 만주 너머 드넓은 세상과 교류하며 살았다. 분단되면서 통큰 대륙적 기질을 우리가 잃어버린 게 아닐까. 이제 길도 트고 우리의 본래 성정도 되찾아야 할 때란 생각이 든다.”


염원이 시류를 만들기도 하는가 보다.  독서와 사색으로 한반도가 드넓은 대륙으로 이어졌던 그 옛날을 그리워 하던 2년 전 어느날, 우연히 말 한 마리를 만들었단다.  그런데 한순간 말과 마차 사람의 행렬까지 이번 전시 전체가 확 떠올랐다고 한다.  "하하하" 웃는 그는, 덕분에 요즘 의도치 않게 시류 타는 작가가 됐다고 손사레친다. 


그의 바람대로 남북의 끊어진 길이 하루 빨리 이어져 만주 벌판을 말 타고 달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희망한다.  그래서 작가는 처용 같은 서역인도 만들고, 날개도 만들었나 보다. 정 안되면 날아서라도 갈 수 있도록.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세계 최초 'AI 기본법' 시행...“현장과 함께 설계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AI 법·규제·정책 플랫폼 기업 코딧(CODIT) 부설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과 함께 6일 국회의원회관 6간담회의실에서 「AI 기본법 투명성·책임성 라운드테이블 – AI 강국 도약을 위한 규제 합리화와 개선 방안」을 개최했다. 'AI 강국 도약을 위한 규제 합리화와 개선 방안'을 핵심 의제로,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직면한 투명성 및 책임성 의무에 대한 부담과 법적 불확실성 해소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법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작 현장에서 적용해야 할 기준과 해석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의 약 97~98%가 아직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한 현실이 지적되었으며, 시행령 등 세부 기준이 미비한 상태에서 법이 시행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코딧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 주관하는 라운드테이블은 AI 기본법이 오는 22일 전세계 최초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산업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AI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도 운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주석, 남북대화 재개 중요성 확인...한반도 평화 방안 지속 모색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대화 재개가 중요함을 확인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안들을 양국이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해 이같이 합의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베이징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중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해 “한중 간의 정치적 신뢰와 우호 정서 기반을 공고히 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한중 양국의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가 있었고 이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 수행 의지를 확인했다.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창의적인 방안들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중 관계 전면 복원에 걸맞게 양국 정상이 매년 만남을 이어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양국 외교·안보 당국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대화 채널을 복원해 양국 간

경제

더보기
세계 최초 'AI 기본법' 시행...“현장과 함께 설계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AI 법·규제·정책 플랫폼 기업 코딧(CODIT) 부설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과 함께 6일 국회의원회관 6간담회의실에서 「AI 기본법 투명성·책임성 라운드테이블 – AI 강국 도약을 위한 규제 합리화와 개선 방안」을 개최했다. 'AI 강국 도약을 위한 규제 합리화와 개선 방안'을 핵심 의제로,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직면한 투명성 및 책임성 의무에 대한 부담과 법적 불확실성 해소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법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작 현장에서 적용해야 할 기준과 해석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의 약 97~98%가 아직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한 현실이 지적되었으며, 시행령 등 세부 기준이 미비한 상태에서 법이 시행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코딧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 주관하는 라운드테이블은 AI 기본법이 오는 22일 전세계 최초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산업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AI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도 운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


문화

더보기
나를 이해하기 위한 설명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나답게 살라’는 말은 넘쳐나지만, 정작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설명서는 드물다. 자기계발서와 심리 콘텐츠가 쏟아지는 가운데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자고 말하는 책 ‘나 사용 설명서’(렛츠북)가 출간됐다. ‘나 사용 설명서’는 휴먼디자인(Human Design)을 기반으로 개인이 타고난 성향과 에너지 구조, 의사결정 방식을 풀어낸 자기이해 가이드다. 저자 서민정은 10년 넘게 휴먼디자인을 연구하며 교육과 상담을 진행해온 아이매뉴얼 아카데미 이사장으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한 질문들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은 ‘왜 나는 늘 같은 선택에서 흔들리는가’, ‘왜 관계에서 자꾸 지치는가’, ‘남들과 같은 방식이 왜 나에게는 맞지 않는가’와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러한 고민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멘탈 관리 실패로 보지 않는다. 사람마다 타고난 에너지 흐름과 작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바꾸려 애쓰고 있다”며 “이 책은 나를 고치기 위한 설명서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기 위한 설명서”라고 말한다. ‘나 사용 설명서’는 복잡한 이론에 머무르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