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4.2℃
  • 흐림강릉 4.6℃
  • 맑음서울 13.1℃
  • 맑음대전 12.8℃
  • 대구 9.3℃
  • 구름많음울산 10.0℃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2.2℃
  • 맑음고창 10.6℃
  • 맑음제주 12.4℃
  • 맑음강화 12.1℃
  • 구름많음보은 12.1℃
  • 구름많음금산 11.4℃
  • 맑음강진군 13.0℃
  • 구름많음경주시 10.5℃
  • 구름많음거제 12.1℃
기상청 제공

사회

품위있는 죽음 위해 '완화의료' 고민할 때

URL복사

사고사·돌연사는 사망자 4명 당 1명 불과
임종 6개월 전부터 통증관리하며 삶 정리를



“이별은 이렇게 해야 하나 봐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남편을 떠나보낸 부인 고미순씨(가명)는 아들, 딸과 함께 아직도 그 시간을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으로 추억한다. 삶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던 남편. 그리고 다시 건강을 회복할 것이라 믿으며 다가오는 남편의 죽음을 믿지 않던 그녀와 아이들은 임종 몇 시간 전에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국 호스피스 의료진의 상담과 권유로 남편과 아내, 아들과 딸은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자 아빠였던 그는 세상을 떠났다. 딸은 의료진에게 “이별을 준비하라고 할 때는 의사선생님이 너무 야속했어요. 그런데 장례를 치르는 동안 생각을 해보니 아빠와 마지막 인사를 하게 돼서 후회가 없어요. 우리 가족 모두 의사선생님의 의견을 따르길 잘했다고 생각해요”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호상(好喪)이라고 여겼으며, 마지막 순간을 친지, 가족들과 함께 익숙한 장소에서 보내는 것을 하나의 복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부터는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병원에서 맞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한해 사망자 수 약 28만명 중 75%는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다. 말기 암환자의 경우엔 86.6%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들 중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6% 밖에 안 된다. 

2014년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0명 중 9명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연명의료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으며, 집에서 본인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가족과 함께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연명치료 진행과 중단을 고민하는 많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임종을 준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전까지의 사회적 분위기와 가족의 요구에 따라 연명의료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환자는 마지막을 준비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타인이나 어른의 ‘죽음’을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죽음에 대한 준비도 미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단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연명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인 죽음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충분히 고민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좋은 죽음이란 환자와 가족, 보호자가 피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소망을 존중받으며, 임상적·문화적·윤리적 기준에 부합하는 죽음으로 정의 내렸다. 이에 최근에는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임종체험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우리 사회에서도 ‘좋은 죽음’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임종 전 6개월은 삶 정리에 써야

사고를 당하거나 뇌졸중·심근경색 등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전체 사망자의 약 2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앓고 있던 병의 악화 속도로 추정해 자신의 기대 여명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대다수의 사망 원인인 암은 특히 더 그렇다. 나머지는 앓고 있던 병의 악화 속도로 측정해 자신의 기대 여명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진행성 암 같은 경우는 사망 시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는 “이때부터는 치료에만 집착하기보다 여생을 얼마나 의미 있게 보낼 것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마지막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라며 “최소 6개월 정도는 통증을 관리하면서 그 밖의 일상을 영위하고 삶과의 안녕을 고하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말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기에 완화의료를 시작한 환자가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계속한 환자보다 생존 기간이 2개월가량 더 길었다는 미국 MD앤더슨 병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완화의료란 환자의 신체·정신적 고통 완화에 대한 치료를 아우르는 포괄적 형태의 의료행위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웰 다잉’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한 전문가는 “마음의 복잡한 응어리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 왔을 때”라며 “내가 하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을 보게 되면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듯 내가 행복하면 다른 사람도 행복한 것이다”라며 웰 다잉을 위해 ‘내려놓기’를 조언했다.

죽음도 미리 준비해야

‘웰다잉(well-dying)’은 글자 그대로 ‘잘 죽는 것’이다. 후회 없이,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하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시간이 훨씬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럼 죽음을 제대로 맞이하려면, 그래서 궁극적으로 웰다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유언’을 남겨야 한다.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두면 갑작스런 죽음에도 가족과 소중한 지인들에게 평소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언장 작성 시 자녀에게 전할 삶의 지혜를 담아 두면 좀 더 의미 있는 유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장례 또한 웰다잉을 위해 미리 준비해둘 항목이다. 장례비는 목돈이 한 번에 들어가는 일이라 유족에게 큰 부담이 된다. 죽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담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하거나, 언제든지 남김없이 떠나기 위해 준비해 두는 엔딩노트도 한 권 챙길만하다. 돌연사 등 본인의 갑작스런 사망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해 자산 내역, 존엄사, 연명치료 여부, 장례 방법, 상속, 온라인 계정, 유품과 반려동물 처리 등을 미리 적어두는 것도 좋다.

죽음과 관련한 교육도 필요하다. 강동구 생사의례문화연구원장은 “죽음 교육은 특히 어린아이에게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아이의 엄마가 아이가 앞에 있는데 남편한테 ‘옆집 아저씨가 발을 헛디뎌서 죽었다’라는 식으로 말하면 아이들은 그 말에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초등학교 때 즈음부터 ‘죽음’을 인지하게 되고, 관심이 높아지는데 이런 인지 발달 과정에 있을 때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잘못된 교육, 앞서 말한 부모의 툭 뱉는 말투와 ‘죽음’은 아이들에게 선입견을 갖게 하고, 트라우마를 남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추미애,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강한 성장, 공정, AI 행정 혁신, 생애 맞춤형 돌봄’ 공약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추미애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추미애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이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지역이 됐다. 경기도를 도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당당한 경기도로 만들겠다”며 “당당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저는 오늘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은 “저는 당당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네 가지 약속을 드리겠다. 첫째, ‘강한 성장’이다. 경기도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반도체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해 경기도를 대한민국 혁신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공정 경기’다. 특혜와 반칙 없는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으로 규제 지역에 대한 합당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지역화폐와 맞춤형 지원 정책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청년과 노동자가 정당한 몫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생후 20개월 된 딸 숨지게 한 20대 친모 방임 혐의 추가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생후 20개월 된 둘째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친모에게 첫째 딸 양육도 소홀히 한 혐의가 들어나 추가 적용됐다. 12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한 친모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숨진 둘째 딸 B양 뿐만 아니라 첫째 딸인 C양도 방임한 혐의를 포착해 아동복지법상 아동방임 혐의를 추가했다. 집 안 위생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A씨가 두 딸을 양육하기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남편 없이 두 딸을 양육하던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경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친척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B양의 시신을 부검 의뢰했고, "영양결핍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 받았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면서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취약계층에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푸드뱅크에서도 매달 식재료, 음료수, 도넛, 캔디, 모자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

문화

더보기
근현대문화유산 제도 종합 안내서 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관리·활용 관련 제도와 행정절차에 대한 국민과 현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근현대문화유산 길라잡이」(이하 ‘길라잡이’)를 발간하였다. 길라잡이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신고 및 허가사항 등의 행정 절차,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시 혜택, 명칭 부여 기준, 활용사례, 자주 묻는 질문(FAQ) 등 정책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내용을 총 6장(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개요, 등록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지구, 예비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 활용사례, 참고자료)으로 구성하였다. 이번에 발간한 길라잡이는 지난 2011년 6월 등록문화유산 제도의 인식 확대를 위해 「등록문화재 길라잡이」를 발간한 이후 새로운 제도와 법령을 보완하여 15년 만에 개정 발간한 것이다. 특히, 2023년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여 일반 국민들과 관련 업무 담당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는 국가등록문화유산(동산 제외) 중 특별히 그 가치를 보존하여야 하는 ‘필수보존요소’와 등록문화유산을 둘러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