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31 (수)

  • 맑음동두천 -8.2℃
  • 맑음강릉 -3.8℃
  • 맑음서울 -6.3℃
  • 맑음대전 -3.9℃
  • 구름조금대구 -0.9℃
  • 구름많음울산 -1.2℃
  • 흐림광주 0.2℃
  • 구름많음부산 0.4℃
  • 흐림고창 -0.9℃
  • 구름많음제주 6.4℃
  • 맑음강화 -7.6℃
  • 맑음보은 -4.1℃
  • 맑음금산 -3.3℃
  • 구름많음강진군 1.1℃
  • 구름많음경주시 -0.9℃
  • 구름많음거제 2.6℃
기상청 제공

사회

품위있는 죽음 위해 '완화의료' 고민할 때

URL복사

사고사·돌연사는 사망자 4명 당 1명 불과
임종 6개월 전부터 통증관리하며 삶 정리를



“이별은 이렇게 해야 하나 봐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남편을 떠나보낸 부인 고미순씨(가명)는 아들, 딸과 함께 아직도 그 시간을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으로 추억한다. 삶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던 남편. 그리고 다시 건강을 회복할 것이라 믿으며 다가오는 남편의 죽음을 믿지 않던 그녀와 아이들은 임종 몇 시간 전에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국 호스피스 의료진의 상담과 권유로 남편과 아내, 아들과 딸은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자 아빠였던 그는 세상을 떠났다. 딸은 의료진에게 “이별을 준비하라고 할 때는 의사선생님이 너무 야속했어요. 그런데 장례를 치르는 동안 생각을 해보니 아빠와 마지막 인사를 하게 돼서 후회가 없어요. 우리 가족 모두 의사선생님의 의견을 따르길 잘했다고 생각해요”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호상(好喪)이라고 여겼으며, 마지막 순간을 친지, 가족들과 함께 익숙한 장소에서 보내는 것을 하나의 복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부터는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병원에서 맞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한해 사망자 수 약 28만명 중 75%는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다. 말기 암환자의 경우엔 86.6%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들 중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6% 밖에 안 된다. 

2014년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0명 중 9명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연명의료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으며, 집에서 본인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가족과 함께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연명치료 진행과 중단을 고민하는 많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임종을 준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전까지의 사회적 분위기와 가족의 요구에 따라 연명의료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환자는 마지막을 준비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타인이나 어른의 ‘죽음’을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죽음에 대한 준비도 미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단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연명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인 죽음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충분히 고민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좋은 죽음이란 환자와 가족, 보호자가 피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소망을 존중받으며, 임상적·문화적·윤리적 기준에 부합하는 죽음으로 정의 내렸다. 이에 최근에는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임종체험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우리 사회에서도 ‘좋은 죽음’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임종 전 6개월은 삶 정리에 써야

사고를 당하거나 뇌졸중·심근경색 등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전체 사망자의 약 2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앓고 있던 병의 악화 속도로 추정해 자신의 기대 여명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대다수의 사망 원인인 암은 특히 더 그렇다. 나머지는 앓고 있던 병의 악화 속도로 측정해 자신의 기대 여명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진행성 암 같은 경우는 사망 시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는 “이때부터는 치료에만 집착하기보다 여생을 얼마나 의미 있게 보낼 것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마지막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라며 “최소 6개월 정도는 통증을 관리하면서 그 밖의 일상을 영위하고 삶과의 안녕을 고하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말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기에 완화의료를 시작한 환자가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계속한 환자보다 생존 기간이 2개월가량 더 길었다는 미국 MD앤더슨 병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완화의료란 환자의 신체·정신적 고통 완화에 대한 치료를 아우르는 포괄적 형태의 의료행위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웰 다잉’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한 전문가는 “마음의 복잡한 응어리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 왔을 때”라며 “내가 하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을 보게 되면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듯 내가 행복하면 다른 사람도 행복한 것이다”라며 웰 다잉을 위해 ‘내려놓기’를 조언했다.

죽음도 미리 준비해야

‘웰다잉(well-dying)’은 글자 그대로 ‘잘 죽는 것’이다. 후회 없이,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하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시간이 훨씬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럼 죽음을 제대로 맞이하려면, 그래서 궁극적으로 웰다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유언’을 남겨야 한다.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두면 갑작스런 죽음에도 가족과 소중한 지인들에게 평소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언장 작성 시 자녀에게 전할 삶의 지혜를 담아 두면 좀 더 의미 있는 유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장례 또한 웰다잉을 위해 미리 준비해둘 항목이다. 장례비는 목돈이 한 번에 들어가는 일이라 유족에게 큰 부담이 된다. 죽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담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하거나, 언제든지 남김없이 떠나기 위해 준비해 두는 엔딩노트도 한 권 챙길만하다. 돌연사 등 본인의 갑작스런 사망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해 자산 내역, 존엄사, 연명치료 여부, 장례 방법, 상속, 온라인 계정, 유품과 반려동물 처리 등을 미리 적어두는 것도 좋다.

죽음과 관련한 교육도 필요하다. 강동구 생사의례문화연구원장은 “죽음 교육은 특히 어린아이에게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아이의 엄마가 아이가 앞에 있는데 남편한테 ‘옆집 아저씨가 발을 헛디뎌서 죽었다’라는 식으로 말하면 아이들은 그 말에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초등학교 때 즈음부터 ‘죽음’을 인지하게 되고, 관심이 높아지는데 이런 인지 발달 과정에 있을 때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잘못된 교육, 앞서 말한 부모의 툭 뱉는 말투와 ‘죽음’은 아이들에게 선입견을 갖게 하고, 트라우마를 남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생산적 금융·AX 가속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임종룡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가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을 추천한 배경으로 "재임 중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타 그룹 대비 열위였던 보통주자본비율 격차를 좁혀 재무안정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신뢰도를 개선한 점 등 재임 3년간의 성과가 임추위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고 부연했다. 임추위는 현재 우리금융의 당면과제를 ▲비은행 자회사 집중 육성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 ▲인공지능(AI)·스테이블 코인 시대에 맞춘 체계적 대비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으로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며 "경영승계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그룹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임추위는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약 3주간 상

사회

더보기
친족 간 재산범죄 친고죄로 하고 친족상도례 폐지하는 형법 개정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친족상도례를 폐지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개최해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고, 제2항은 “제1항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62조(장물의 취득, 알선 등)제1항은 “장물을 취득, 양도, 운반 또는 보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제2항은 “전항의 행위를 알선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제363조(상습범)제1항은 “상습으로 전조의 죄를 범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제2항은 “제1항의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제36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