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7 (월)

  • 구름많음동두천 8.5℃
  • 맑음강릉 15.4℃
  • 맑음서울 9.7℃
  • 흐림대전 11.6℃
  • 구름많음대구 9.0℃
  • 맑음울산 11.6℃
  • 구름많음광주 10.8℃
  • 맑음부산 13.8℃
  • 구름많음고창 7.8℃
  • 구름조금제주 15.2℃
  • 구름조금강화 8.4℃
  • 흐림보은 5.9℃
  • 구름많음금산 9.2℃
  • 맑음강진군 7.8℃
  • 구름조금경주시 5.8℃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당연히 달콤한 그 맛

URL복사

소년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 유년 시절로의 여행 <리틀 맨하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11살 소녀 로즈메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10살 소년 게이브의 혼란과 성장이 맨하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진다. <헝거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조쉬 허처슨의 아역 시절을 만날 수 있다.

90년대식 로맨스물의 낭만

최근 오래 전 제작된 영화가 뒤늦게 국내 개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소 규모의 미국영화 배급이 어려워진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수입 시기를 놓치는 작품들이 많아진 것이 그 이유다. 이들 미개봉작들 속에서 괜찮은 보석을 발굴하는 것은 최근 수입사의 새로운 트렌드다. 위험 부담이 거의 없는 가성비 좋은 투자이기 때문이다. 2010년에 제작됐지만 작년에서야 국내 개봉한 <플립>이 의외의 흥행을 거두면서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리틀 맨하탄> 또한 무려 13년 만에 국내 관객을 만나는 작품이다.

<리틀 맨하탄>은 개봉 방식뿐만 아니라, 감성이나 소재 등 여러면에서 <플립>을 연상시킨다. 10대의 풋풋한 첫사랑을 성장담에 녹여낸 점이 가장 그렇다. <플립>이 사랑을 매개로 인생에 대한 깨달음과 교훈에 초점을 맞춘것과 달리, <리틀 맨하탄>은 보다 로맨스적 성격이 강한 것이 차이다. 주인공은 10살 11살 소년 소녀지만, 최근에는 보기 힘든 정통 로맨틱 드라마 같은 구성을 갖추고 있다.

<플립>이 아기자기하고 간결한 90년대식 문법과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매력이라면, 이 영화는 90년대 유행한 로맨스 장르 특유의 낭만이 있다. 두 영화 모두 제작 시기를 기준으로 봐도 고풍스러운 연출과 정서가 특징인데, 이 때문에 뒤늦은 개봉이 오히려 적절하게 느껴진다. 당시에는 구식일 수도 있었던 스타일이 지금은 복고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한 소년 게이브에게 사랑이란 언젠가 끝이 나는 무의미한 감정이다. 더구나 10대가 되면서 소년과 소녀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놓인다. ‘여자를 만지면 전염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나돌만큼 소년에게 소녀들이란 이질적인 집단이다. 하지만, 소녀 로즈메리가 어느 순간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게이브는 사랑의 환희와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

자극적인 전개 없이 일상적인 사랑, 그것도 아이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만큼 전개는 평이하다. 이 ‘별 것 없는’ 스토리를 보게 만드는 힘은 캐릭터들이 겨우 10살이라는데 있다. 비주얼적인 귀여움뿐만 아니라, 사랑의 순수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간단한 장치다. 게이브는 사랑에 빠진 자신의 감정을 친구들과 농구를 하던 자아가 분리돼 로즈메리에게 걸어나가는 장면으로 표현한다. 사랑이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이끌림이자, 평화롭고 안정적이었던 익숙한 세계와의 결별이다. 영화는 이처럼 사랑을 모르는 인물들의 사랑을 통해, 보편적 감정과 가치를 관객과 공유한다. 그것은 익숙하지만 잊혀진 향수 같은 형태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의 또 다른 주역은 맨하탄이다. 센트럴파크와 뉴욕 마천루 등 영화 내내 펼쳐지는 맨하탄의 활기차고 아름다운 시내 풍경과 화창한 날씨는 볼거리 뿐만아니라, 로맨틱하고 싱그러운 첫사랑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어린 조쉬 허처슨의 깜찍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조쉬 허처슨 외에도 ‘섹스 앤 더 시티’의 신시아 닉슨과 윌리 가슨, ‘겟 아웃’의 브래드리 휘트포드 등 익숙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만나는 즐거움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플립>에 비한다면 <리틀 맨하탄>은 훨씬 단순하고 상투적이다. <플립>이 소박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이면서도 진보적인 메시지들을 촘촘히 배치한데 반해, 주제의 확장이 거의 없이 첫사랑의 감성에 천착함으로써 단선적 구조를 취한다. 캐릭터도 보편적이고 갈등도 사건도 비교적 전형적이다. 덕분에 자신의 어린시절, 또는 연애의 경험을 쉽게 대입할 수 있는 보편성은 이 영화의 강점이다. 순수한 시절로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그 행복감은 아이스크림처럼 다들 잘 알고 있는, 당연히 달콤한 그 맛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한국, 48조원 규모 주한미군 지원...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에 36조원 지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이 약 48조원 규모로 주한미군을 지원하고 오는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를 위해 약 36조원을 지출한다. 한국의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은 14일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 공동 설명자료’(이하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이 설명자료에서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핵협의그룹을 포함한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은 가능한 한 조속히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국방비 지출을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한다는 한국의 계획을 공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또한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불(약 36조원)을 지출하기로 했고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주한미군을 위한 330억 불(약 48조원)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며 “양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경제

더보기
한미 양해각서, 2천억불 투자 대상 트럼프가 선정...원전 등 에너지가 1순위 전망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과 미국이 14일 총 3500억불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가운데 2000억불의 투자 대상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정한다. 산업통상부는 14일 2000억불 투자에 대해 “투자 사업은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되,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한다”며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란 투자위원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판단했을 때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투자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미가 이번에 서명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이하 양해각서)는 “한국과 한국 기업이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양자 컴퓨팅 등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양국 모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함을 인식하고, 본 양해각서에 따른 총 투자에는 미국이 승인한 조선 분야 1500억 미국 달러의 투자(이하 ‘승인 투자’)가 포


문화

더보기
우리가 남겨야 할 기록은 무엇인가... ‘조선아트북 新악학궤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창작과 장르 간 융합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온 앙상블시나위가 새로운 작품 창작에 앞서 3년에 걸친 프로젝트 ‘조선아트북 新악학궤범’ 발표회를 개최한다. 연주자들이 남기고 싶은 기록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음악적 철학은 어떤 것일까.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문헌 연구가 아니라 연주자들이 직접 악서를 탐독하고 그 안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며 지금 시대에 맞는 예술의 가치와 전통의 방향을 함께 모색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 성종 때 편찬된 궁중음악 백과사전인 ‘악학궤범’은 악기·의례·법식·가사 등을 그림과 함께 정리한 예술서로, 앙상블시나위는 이 기록이 담고 있는 ‘좋은 음악이란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라는 철학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오늘날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창작곡들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먼저 △‘성음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아쟁 연주자이자 앙상블시나위의 대표인 신현식의 ‘은하수’ △‘고전을 넘어’를 주제로 전자음악 황승연이 들려주는 ‘둥당둥당’ △‘풍류에 남겨진 융합의 과정’을 주제로 양금 연주자 정송희의 ‘비밀의 강’이 소리꾼 조일하의 정가와 함께 연주되고, △‘동서양의 만남’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