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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 유년 시절로의 여행 <리틀 맨하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11살 소녀 로즈메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10살 소년 게이브의 혼란과 성장이 맨하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진다. <헝거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조쉬 허처슨의 아역 시절을 만날 수 있다.

90년대식 로맨스물의 낭만

최근 오래 전 제작된 영화가 뒤늦게 국내 개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소 규모의 미국영화 배급이 어려워진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수입 시기를 놓치는 작품들이 많아진 것이 그 이유다. 이들 미개봉작들 속에서 괜찮은 보석을 발굴하는 것은 최근 수입사의 새로운 트렌드다. 위험 부담이 거의 없는 가성비 좋은 투자이기 때문이다. 2010년에 제작됐지만 작년에서야 국내 개봉한 <플립>이 의외의 흥행을 거두면서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리틀 맨하탄> 또한 무려 13년 만에 국내 관객을 만나는 작품이다.

<리틀 맨하탄>은 개봉 방식뿐만 아니라, 감성이나 소재 등 여러면에서 <플립>을 연상시킨다. 10대의 풋풋한 첫사랑을 성장담에 녹여낸 점이 가장 그렇다. <플립>이 사랑을 매개로 인생에 대한 깨달음과 교훈에 초점을 맞춘것과 달리, <리틀 맨하탄>은 보다 로맨스적 성격이 강한 것이 차이다. 주인공은 10살 11살 소년 소녀지만, 최근에는 보기 힘든 정통 로맨틱 드라마 같은 구성을 갖추고 있다.

<플립>이 아기자기하고 간결한 90년대식 문법과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매력이라면, 이 영화는 90년대 유행한 로맨스 장르 특유의 낭만이 있다. 두 영화 모두 제작 시기를 기준으로 봐도 고풍스러운 연출과 정서가 특징인데, 이 때문에 뒤늦은 개봉이 오히려 적절하게 느껴진다. 당시에는 구식일 수도 있었던 스타일이 지금은 복고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한 소년 게이브에게 사랑이란 언젠가 끝이 나는 무의미한 감정이다. 더구나 10대가 되면서 소년과 소녀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놓인다. ‘여자를 만지면 전염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나돌만큼 소년에게 소녀들이란 이질적인 집단이다. 하지만, 소녀 로즈메리가 어느 순간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게이브는 사랑의 환희와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

자극적인 전개 없이 일상적인 사랑, 그것도 아이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만큼 전개는 평이하다. 이 ‘별 것 없는’ 스토리를 보게 만드는 힘은 캐릭터들이 겨우 10살이라는데 있다. 비주얼적인 귀여움뿐만 아니라, 사랑의 순수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간단한 장치다. 게이브는 사랑에 빠진 자신의 감정을 친구들과 농구를 하던 자아가 분리돼 로즈메리에게 걸어나가는 장면으로 표현한다. 사랑이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이끌림이자, 평화롭고 안정적이었던 익숙한 세계와의 결별이다. 영화는 이처럼 사랑을 모르는 인물들의 사랑을 통해, 보편적 감정과 가치를 관객과 공유한다. 그것은 익숙하지만 잊혀진 향수 같은 형태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의 또 다른 주역은 맨하탄이다. 센트럴파크와 뉴욕 마천루 등 영화 내내 펼쳐지는 맨하탄의 활기차고 아름다운 시내 풍경과 화창한 날씨는 볼거리 뿐만아니라, 로맨틱하고 싱그러운 첫사랑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어린 조쉬 허처슨의 깜찍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조쉬 허처슨 외에도 ‘섹스 앤 더 시티’의 신시아 닉슨과 윌리 가슨, ‘겟 아웃’의 브래드리 휘트포드 등 익숙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만나는 즐거움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플립>에 비한다면 <리틀 맨하탄>은 훨씬 단순하고 상투적이다. <플립>이 소박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이면서도 진보적인 메시지들을 촘촘히 배치한데 반해, 주제의 확장이 거의 없이 첫사랑의 감성에 천착함으로써 단선적 구조를 취한다. 캐릭터도 보편적이고 갈등도 사건도 비교적 전형적이다. 덕분에 자신의 어린시절, 또는 연애의 경험을 쉽게 대입할 수 있는 보편성은 이 영화의 강점이다. 순수한 시절로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그 행복감은 아이스크림처럼 다들 잘 알고 있는, 당연히 달콤한 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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