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09 (월)

  • 맑음동두천 6.5℃
  • 맑음강릉 5.3℃
  • 맑음서울 7.1℃
  • 맑음대전 6.8℃
  • 맑음대구 6.8℃
  • 맑음울산 7.5℃
  • 맑음광주 6.4℃
  • 구름많음부산 9.7℃
  • 맑음고창 4.3℃
  • 구름많음제주 8.1℃
  • 맑음강화 6.4℃
  • 맑음보은 6.1℃
  • 구름많음금산 7.4℃
  • 맑음강진군 6.8℃
  • 맑음경주시 7.8℃
  • 맑음거제 9.4℃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중년의 ‘살해 욕구’

URL복사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분노를 과장한 블랙코미디 <맘&대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부모들이 자녀들을 죽이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전염병처럼 번진 정신착란으로 마을은 초토화되고, 10대 큰 딸과 막내는 엄마와 아빠를 피해 집 지하실로 숨는다. <아드레날린24>의 브라이언 테일러가 연출을 맡고, 니콜라스 케이지와 셀마 블레어가 출연했다.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의 가벼운 오락물이다.

모든 것이 ‘농담’이라는 어법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점철된 스릴러의 전형적 구성을 취하지만, 본질은 코미디이다. 무자비한 살인의 난무 속에서도 잔인한 시각적 표현이 거의 없고 스릴러적 긴장감도 느슨하다. 전개방식도 캐릭터도 단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소소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대리 폭력’을 통한 일상적 분노의 해방구라는 영화적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결정적으로, 그 분노의 대상, ‘죽이고 싶은’ 존재가 다름아닌, 자신의 아들과 딸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사회적 질서와 논리를 가볍게 무너뜨리는 B급 호러 특유의 전복적 쾌감을 추구하면서도 폭력의 수위가 최대한 절제된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이 ‘농담’이라는 접근법은 바로 가해의 대상이 ‘자녀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수긍이 된다. 컬트적 소재지만 표현은 대중적 수준을 선택한 것이다.

1980년 영화 <샤이닝>이나 1987년작 <더 스텝파더>의 아버지처럼, <맘&대드>의 부모도 부양 가족의 살육에 혈안이다. 하지만, 가부장적 욕망이나 억압이 광기의 배경이던 과거 작품들과는 달리, 자식들이 주는 스트레스와 모멸감으로 미쳐버린 그들은 오싹하기 보다 측은하고 우스꽝스럽다. 배가 나오고 주름진 중년 살인마들의 모습은 권위의 상징이기는 커녕 자연 퇴화되는 존재의 발악이자 허무한 저항처럼 보인다.

젊은 시절의 꿈과 매력적 육체를 상실하고 오로지 자녀들만 바라보고 헌신했지만, 사춘기에 이른 자녀는 더 이상 친구이길 거부한다. 부모의 헌신을 고마워 하기는 커녕 오히려 부모의 존재를 장애로 생각하고 이용하며 비하까지 일삼는다. 아빠 라이언과 엄마 켄달도 여느 중년부부처럼 성적 개인적 정체성을 상실한 채 짖궂고 한심한 아이의 장난과 일탈을 인내하며 고단한 삶을 산다.

모성 신화나 부성애 찬양에 도전

영화는 현상에 대한 개연적 설명이나 기승전결의 플롯을 삭제하고, 중년 부모들의 심리를 반영한 에피소드를 ‘살해 질주’ 중간 중간에 끼워넣는 단순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들은 자식을 죽이는 일에 집착한다. 자녀 살해는 그들에게 처리해야 할 숙제 같기도 하고, 간절한 욕망으로도 보인다. 분명 정신이 온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좀비처럼 영혼이 없거나 외형적 변화가 있거나 전체적 이성이 마비된 것도 아니다.

단지, 부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그래야하는 것처럼 자녀를 살해하려든다. 오히려 무기력하던 표정이 활기를 띄고 공동의 목표로 인해 소원했던 부부 사이도 돈독해지기까지 한다. 바로 이 지점, 금기에 대한 태연한 태도에서 웃음이 유발되고 영화적 해방감도 느끼게 된다.

산부인과 신생아실 창에 붙어 애타는 표정으로 아기를 바라보는 아버지들이나, 하교하는 자녀를 만나기 위해 학교 앞에 즐비하게 서 있는 부모들의 모습 등 일상의 순간이 전혀 다른 의미로 전환된다.

죽이고 싶어서 간절하게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에 대한 이 같은 묘사는 부모의 역할을 본능인양 단정하고 강요해온 사회적 통념을 비틀며, 모성 신화나 부성애찬양에 도전한다.

스토리상의 여러 가지 배경 설명으로 관객을 설득하기보다는, 평범한 관객의 일상에서 감정적 접점을 찾는다. 못된 말로 상처를 주는 사춘기 딸이나, 말썽을 일으키는 장난꾸러기 어린 아들을 흠씬 패주고 싶은 충동은 자녀가 있는 중년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영화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분노를 영화적 과장으로 표현한 것이 전부다. 마치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처녀귀신들처럼 한을 품은 살인마인 그들은 비록 가해자지만 슬픈 존재들이기도 하다. 사회적 희생자가 공포영화에서 가해자로 등장하는 호러의 통상적 규칙에서 벗어나진 않지만, 그 가해자를 비주류 소수자가 아닌 보편적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맘&대드>의 흥미로운 면이다.

영화는 그 ‘원통한 존재’인 부모들도 누군가에게는 ‘얄미운 자식’이라는 지극히 순리적 논리로 귀결한다. 조부모까지 등장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또 서로를 말리는 난장판의 집안 풍경은 황당한 유머지만, 가족에 대한 피곤한 관계성의 은유기도 하다.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부모를 공격하는 것이 생존법인 자녀들, 부모보다 남자친구가 더 믿음직한 구원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등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숙명을 비유하고 자연과 인생의
법칙을 직설적으로 시각화했다. 킬림타임용 저예산 코미디의 장르적 매력이 살아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美-이란 전쟁, 韓경제 ‘퍼펙트 스톰’ 우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을 전격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순식간에 고조되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 경제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란의 군사적 대응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이는 곧 한국의 내수와 수출 모두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지역 불안정성이 한국 경제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수출입 동향을 꼼꼼히 살펴 필요시 지원대책도 즉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주목”…국제 유가 ‘초긴장’ 이란 공습사태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전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유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더욱 치솟고 있다. 기름값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운송비와 생산비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커져 결국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은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동 불안정은 금융시장에도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요즘 원·달러 환율 역시 출렁이고 있는데, 한국처럼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에서는 환율 변동이 심

정치

더보기
조국 “지방선거에서 3강(强), 3신(信)으로 진보적 3당으로 도약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당대표가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진보적 3당으로 도약할 것임을 밝혔다. 조국 당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조국혁신당은 지방선거에서 3강(强), 3신(信)으로 지방정치의 진보적 3당으로 도약하겠다”며 “조국혁신당은 3강(强) 공천에 나서겠다. 첫째, 진보와 개혁을 위한 비전과 정책에 강한 인물을 세우겠다. 둘째, 지역을 잘 알고 지역 혁신에 강한 인물을 세우겠다. 셋째, 부정부패 근절에 강한 인물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3강(强)을 바탕으로 국민께 3신(信), 즉 세 가지 믿음을 드리겠다. 첫째, 국민의힘 제로와 내란 종식의 믿음이다. 둘째, 지방정치가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믿음이다. 셋째, 국민주권정부가 성공한다는 믿음이다”라며 “조국혁신당이 중앙정치뿐만 아니라 지방정치의 확고한 3당이 돼 민생 개혁을 책임지고 실천하겠다. 전국 곳곳에서 사회권 선진국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국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오늘부터 정치개혁을 위한 ‘비상 행동’에 돌입한다”며 “개혁 진보 야당들과 국회 본청 앞에서 ‘정치개혁 광장’을 열겠다”며 ▲기초의원 3~5인 중대선거

경제

더보기
삼성그룹, 10일부터 올해 상반기 공개 채용... 4대그룹 유일 70년째 공채 지속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삼성그룹은 오는 10일부터 2026년 상반기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삼성은 이번 대규모 공채를 통해 청년들에게 양질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공채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8개사다. 삼성은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한다. 이후 ▲3월 직무 적합성 평가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 (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한 이래 올해로 70년째 제도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중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 투자와 청년 채용 확대에 노력 중이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성별과 국적을 불문한 인재 영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교육 명문’ 하남의 무서운 질주
[시사뉴스 하남=박진규 기자] 하남시 고등학생들이 2026학년도 대입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며 교육 명문 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번 대입에서 서울 주요 대학 및 의약학계열 합격생은 총 3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전년도 합격자 287명 보다 100명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4년 전 128명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급증한 경이로운 결과다. 여기에 카이스트를 포함한 특성화 대학 등 합격자 38명을 더하면 전체 주요 대학 합격자 수는 총 425명에 달한다. 이러한 놀라운 결실의 배경에는 민·관·학이 함께 만든 교육 혁신의 토대가 자리하고 있다. 하남교육지원청 신설 추진과 민·관·학 협치가 만든 새로운 미래 이번 대입 성과의 이면에는 오성애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장과 현장에서 헌신한 선생님들, 자녀 교육에 열정을 쏟은 학부모와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학생들의 노력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남시와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이러한 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하남교육지원청 단독 신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하남 교육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는다. 시는 종합복지타운 6층에 합동 업무공간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문화

더보기
【레저】 낭만의 요트 투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바다 한 가운데에서 바라보는 세계는 육지에 서서 보는 풍경과는 전혀 다르다. 요트를 타고 제주를 일주하거나, 속초 앞바다의 ‘망망대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요트 체험, 지중해를 돌아보는 럭셔리 요트 투어들은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섬과 섬 사이의 바다 풍경 요트를 타고 제주 해안을 한바퀴 도는 해상 둘레길이 만들어진다. 제주도는 제주 해안을 연결하는 해상 코스 ‘제주바다 요트둘레길’을 구축해 해양관광의 새로운 상품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요트둘레길은 주요 항·포구와 마리나를 거점으로 요트를 타고 제주를 일주할 수 있도록 하는 체류형 해양관광 콘텐츠다. 육지에서 보기 어려운 해안 절경과 오름, 주상절리, 섬과 섬 사이의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요트 체험과 함께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기항지 관광, 숙박·미식·문화 프로그램, 선셋 테마형 코스 등 다양한 해양관광 모델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주요 거점 항포구에서는 마을회, 어촌계, 지역 관광업계가 참여한 해녀문화체험과 어촌마을 식도락 체험 등 지역자원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세부계획을 수립한 뒤 항·포구 마리나시설 확충공사 등을 거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