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7 (화)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10.1℃
  • 맑음서울 5.5℃
  • 맑음대전 5.6℃
  • 구름많음대구 10.9℃
  • 흐림울산 11.2℃
  • 구름많음광주 8.1℃
  • 흐림부산 12.7℃
  • 구름많음고창 5.5℃
  • 흐림제주 12.0℃
  • 맑음강화 5.4℃
  • 맑음보은 5.8℃
  • 맑음금산 4.7℃
  • 흐림강진군 10.5℃
  • 맑음경주시 10.9℃
  • 흐림거제 13.0℃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감천마을 ‘풍수적 마을공동체’ 원형

URL복사

증산교 뿌리 둔 '태극도 마을' 조성
앞집과 뒷집 가리지 않게 지어
천마산-옥녀봉 ‘음양합덕지궁’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최근 들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뉴스 중 하나는 ‘원도심활성화’ 또는 ‘도시재생’이다. 2013년 12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시재생법)’이 시행된 이래,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각각 지원 조례를 만들어 나름의 대책을 수립해오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쇠락한 지역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자생력을 갖추게 하여 다시 활동적인 지역으로 재생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 다양한 기획들과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여러 정책들이 제시된다. 결과적으로는 ‘수많은 마을활동가들의 활동과 지원금들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고 만다. 그리고 남는 것은 ‘벽화’들과 자연스럽지 않은 ‘스토리’들이다. SNS의 날개를 타고, 곳곳에서 찾아오는 순례객들의 물결은 ‘성공사례’라는 이름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대부분의 원도심 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상들이다. 그리고 또 다른 마을을 찾아서, 새로운 목표를 중심으로 헤쳐 모인다. 이른바 토건업자들의 개발만능주의와 ‘재생마을 사냥꾼’들의 행보들이 겹쳐 보이는 요즘이다.


이런 곳들이 작가들의 작품 소재와 관광의 명소로 부상한 것은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2010년 컨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201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마추픽추 골목길 프로젝트)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과 같은 도심재생사업이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인정해야한다.



최근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부산의 산동네 마을이 ‘감천문화마을’이다. 인근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독특한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를 지니고 있다. ‘한국의 산토리니’ 또는 ‘한국의 마추픽추’라고도 불린다. 이 좁은 마을의 골목길에 한 해 동안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58년에 만들어진 오늘날 감천2동의 근본에 대해 사람들은 잘 모르기도 하지만, 애써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듯하다. 1918년 조철제가 증산사상에 기초해 세운 종교인 태극도의 신앙촌으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몇 명이나 알았을까.


감천문화마을의 모습은 이주 초기에 화려한 옷만 추가된 셈이다. 모두들 지금의 감천이 예쁘고 아름답다고 한다. 올망졸망한 집들이 레고블럭처럼 산비탈 계단에 가지런히 놓여있지만, 특이하게도 어느 집 하나 햇살이 가려지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산동네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이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애환과 흔적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는 곳이기에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태극마을’ 인가


태극도는 정산(鼎山) 조철제(趙哲濟, 1895-1958)에 의해 만들어진 증산계의 종교이다. 1919년 전북 정읍(井邑)에서 창시한 무극대도교(無極大道敎)가 모체다. 항일 투쟁을 하다가 만주로 망명한 부친과 함께 15세 때부터 그 곳에서 살다가 1917년 강증산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입산수도한뒤 개안(開眼)했다고 한다. 조철제는 23세에 귀국, 증산의 유족들과 함께 1921년 ‘무극대도’를 만들어 기세를 올리고 기반을 닦았다. 일제의 민족종교 탄압정책에 의해 약화된 교세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던 중에 부산에서 무극대도를 태극도로 개칭하며 자리 잡았다. 부산의 교단은 감천동에 남아 있고 태극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감천문화마을에 교단이 있다. 감천문화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는 일명 ‘태극도 마을’로 일컬어졌다. 지금도 태극마을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소통·나눔·정(情)의 공간으로


전국에 흩어져 살던 태극도인들은 안면도와 태안, 함안을 거치며, 1948년 부산 보수동에 정착한다.  전국에서 몰려 온 피란민들과 열악한 주거문제로 판자촌을 외곽으로 이주시키는 부산시 정책에 따라 집단이주지로 선택된 곳이 감천2동이었다. 애초에는 30여 가구의 원주민이 전부였던 감천마을에 1955년 3000세대, 1만여 명의 태극도인들이 이주하며 신도들에 의해 ‘도인촌’이 건설됐다. 당초 사람이 살기에는 몹시 척박한 땅이었다. 천마산과 옥녀봉은 바람을 막아줄 나무들도 없는 민둥산이었다. 돌투성이었던 천마산과 옥녀봉을 계단식으로 정비해 집을 짓기 시작했다. 곡괭이와 손, 그리고 세숫대야와 새끼줄, 가마니가 작업장비의 전부였다.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료들도 보수동에서 이주해 올 당시 살던 집을 뜯어 가져온 나무판자가 전부였다고 한다.



태극도인들의 삶과 이상에 대한 꿈과 희망 덕분에 이들은 감천을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앞집과 뒷집이 서로 가리지 않게’, ‘모든 집들이 담과 마당을 두지 않고’ 형제의 정을 나누듯 ‘경계가 없이’ 집을 짓는다는 원칙을 만들었다. 감천을 9개의 ‘감’으로 나누고, ‘종과 횡으로 일정한 계단과 길을 내어’ 정비했다. 이주 초기부터 5감을 중심으로 팔괘의 방위를 고려해 9개 권역으로 구획하는 등 도시계획에 따라 마을을 조성했다. 태극도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상호부조로 이룩했다.


풍수 논리를 '종교적 상징'으로


감천문화마을 서쪽에는 옥녀봉이, 동쪽에는 천마산이 솟아있다. 북쪽에는 반월령(반달고개)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 곳을 물형론(物形論)으로 '옥녀단장형(玉女端粧形)'에 속한다는 평가도 있다. 여인이 용모를 단정히 하고 있는 형세라는 것이다. 그러나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미인이 단장하려면 거울 형상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도 있겠지만 ‘옥녀봉’이 있기에 나오는 언급 정도로 이해해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옥녀형인만큼 음의 기운이 강하다는 논리도 어설프다. 종교적 신성성의 극대화를 위해 풍수적 상징과 논리를 결합하며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눈길을 끈다.



태극도에서는 이미 105년 전 현재의 감천(甘川)이라는 지명이 예언됐다고 주장한다. 1909년 강증산이 남긴 책자에 현재의 감천지명과 ‘감천’ 모습이 정확하게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또 후천팔괘의 배치에 따라 계획된 마을의 모양이 항공사진을 보면 ‘한반도’ 형국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부산이 한반도의 산과 물과 정기가 한곳에 모이는 지세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 있는 감천의 천마산은 양(陽)이고, 옥녀봉은 음(陰)으로 태극을 이루어 ‘음양합덕지궁’이라는 것이다. 천마 4개의 봉우리와 옥녀의 4개봉은 팔괘(八卦)를 이루고 있어, 태극(太極)이 춤추는 아름다운 감천에 태극도가 있다는 것이다. 풍수의 논리를 종교적 신성성을 배가하는 장치로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곳은 한국의 전근대사에서 풍수를 활용한 종교적 마을공동체의 대표적인 모델로 손꼽기에 손색이 없다. 감천문화마을을 답사할 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서울대 등 7개 대학 제외 '확률·통계' 인정...'미적분·기하' 없이 이공계 지원 길 열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7학년도 정시기준 전국 174개대 중 자연계학과에서 수능 미적분, 기하를 지정한 대학 1곳뿐(0.6%)이고 서울대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 39개 의대 중 이과 수학 지정대학은 17개대(43.6%)로 나타났다. 올해 정시에서 의대·서울대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이공계 학과 지원자에게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수능에서 문과 수학으로 분류되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도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수험생들의 확률과 통계로 쏠리는 '확통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174개 대학 중 이공계 학과 정시모집 지원자에게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를 지정한 대학은 단 7곳에 불과하다. 서울대는 식품영양·의류학과·간호학과 3개 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 전 학과에 미적분과 기하 응시를 요건으로 두고 있다. 나머지 6개 대학은 일부 학과에만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는 수준이다. 가천대(클라우드공학과)·경북대(모바일공학전공)와 전북대·제주대 수학교육과는 미적분·기하를 지정하고 있으며, 전남대는 기계공학과·수학과 등 46개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5월 9일 토지거래 허가 신청까지 유예 검토”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5월 9일 토지거래 허가 신청까지 유예하는 것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특혜에 대해 시한이 5월 9일로 다가오고 있다. 아마 지금까지는 ‘5월 9일까지 허가를 완료하고 계약을 해야 된다’라고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4월 중순이 되면 더 이상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5월 9일이라고 하는 시한은 우리가 지키되 5월 9일까지 (토지거래) 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는 허용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 필요하다면 해석을 명확하게 하든지, 아니면 규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해 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의 주택에 세입자들이 있는 경우는 그 세입자의 임대기간 만료까지는 무주택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도록 돼 있다”며 “'1주택자도 세주고 있는 집 팔겠다는데 왜 못 팔게 하냐?'라는 항변도 상당히 일리가 있기 때문에 이 점도 고려해서 시행령 개정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하려면 오는 2026년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소크라테스 질의응답식으로 풀어내는 조직혁신의 본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AI 도입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기술이 아닌 질문에 있다는 통찰을 담은 경영서가 출간됐다. 북랩은 AI 시대 조직 혁신의 본질을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으로 풀어낸 ‘소크라테스와 AX’를 펴냈다. 이 책은 AI를 도입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현실에서 출발한다. 많은 조직이 기술과 솔루션 확보에 집중하지만, 실제 실패의 원인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과 사람, 리더십에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는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질문을 제시하며, 소크라테스의 대화 방식을 빌려 CEO와 리더가 반드시 던져야 할 100개의 질문을 체계적으로 풀어낸다. 책은 단순한 이론서에 머물지 않는다. 조직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인간과 AI의 역할을 재설계하며, 작은 실행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각 장마다 실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질문과 실행 방안을 담아 독자가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실천형 경영서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이 책은 AI를 도입하는 것과 조직을 바꾸는 것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