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20 (화)

  • 맑음동두천 -5.7℃
  • 구름조금강릉 0.9℃
  • 맑음서울 -5.1℃
  • 맑음대전 -1.8℃
  • 맑음대구 2.5℃
  • 구름조금울산 3.6℃
  • 구름조금광주 0.7℃
  • 구름조금부산 5.1℃
  • 구름조금고창 -1.3℃
  • 구름조금제주 4.1℃
  • 맑음강화 -6.1℃
  • 맑음보은 -2.3℃
  • 맑음금산 -1.5℃
  • 구름조금강진군 1.7℃
  • 구름조금경주시 3.2℃
  • -거제 2.7℃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감천마을 ‘풍수적 마을공동체’ 원형

URL복사

증산교 뿌리 둔 '태극도 마을' 조성
앞집과 뒷집 가리지 않게 지어
천마산-옥녀봉 ‘음양합덕지궁’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최근 들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뉴스 중 하나는 ‘원도심활성화’ 또는 ‘도시재생’이다. 2013년 12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시재생법)’이 시행된 이래,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각각 지원 조례를 만들어 나름의 대책을 수립해오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쇠락한 지역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자생력을 갖추게 하여 다시 활동적인 지역으로 재생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 다양한 기획들과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여러 정책들이 제시된다. 결과적으로는 ‘수많은 마을활동가들의 활동과 지원금들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고 만다. 그리고 남는 것은 ‘벽화’들과 자연스럽지 않은 ‘스토리’들이다. SNS의 날개를 타고, 곳곳에서 찾아오는 순례객들의 물결은 ‘성공사례’라는 이름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대부분의 원도심 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상들이다. 그리고 또 다른 마을을 찾아서, 새로운 목표를 중심으로 헤쳐 모인다. 이른바 토건업자들의 개발만능주의와 ‘재생마을 사냥꾼’들의 행보들이 겹쳐 보이는 요즘이다.


이런 곳들이 작가들의 작품 소재와 관광의 명소로 부상한 것은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2010년 컨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201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마추픽추 골목길 프로젝트)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과 같은 도심재생사업이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인정해야한다.



최근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부산의 산동네 마을이 ‘감천문화마을’이다. 인근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독특한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를 지니고 있다. ‘한국의 산토리니’ 또는 ‘한국의 마추픽추’라고도 불린다. 이 좁은 마을의 골목길에 한 해 동안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58년에 만들어진 오늘날 감천2동의 근본에 대해 사람들은 잘 모르기도 하지만, 애써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듯하다. 1918년 조철제가 증산사상에 기초해 세운 종교인 태극도의 신앙촌으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몇 명이나 알았을까.


감천문화마을의 모습은 이주 초기에 화려한 옷만 추가된 셈이다. 모두들 지금의 감천이 예쁘고 아름답다고 한다. 올망졸망한 집들이 레고블럭처럼 산비탈 계단에 가지런히 놓여있지만, 특이하게도 어느 집 하나 햇살이 가려지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산동네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이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애환과 흔적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는 곳이기에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태극마을’ 인가


태극도는 정산(鼎山) 조철제(趙哲濟, 1895-1958)에 의해 만들어진 증산계의 종교이다. 1919년 전북 정읍(井邑)에서 창시한 무극대도교(無極大道敎)가 모체다. 항일 투쟁을 하다가 만주로 망명한 부친과 함께 15세 때부터 그 곳에서 살다가 1917년 강증산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입산수도한뒤 개안(開眼)했다고 한다. 조철제는 23세에 귀국, 증산의 유족들과 함께 1921년 ‘무극대도’를 만들어 기세를 올리고 기반을 닦았다. 일제의 민족종교 탄압정책에 의해 약화된 교세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던 중에 부산에서 무극대도를 태극도로 개칭하며 자리 잡았다. 부산의 교단은 감천동에 남아 있고 태극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감천문화마을에 교단이 있다. 감천문화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는 일명 ‘태극도 마을’로 일컬어졌다. 지금도 태극마을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소통·나눔·정(情)의 공간으로


전국에 흩어져 살던 태극도인들은 안면도와 태안, 함안을 거치며, 1948년 부산 보수동에 정착한다.  전국에서 몰려 온 피란민들과 열악한 주거문제로 판자촌을 외곽으로 이주시키는 부산시 정책에 따라 집단이주지로 선택된 곳이 감천2동이었다. 애초에는 30여 가구의 원주민이 전부였던 감천마을에 1955년 3000세대, 1만여 명의 태극도인들이 이주하며 신도들에 의해 ‘도인촌’이 건설됐다. 당초 사람이 살기에는 몹시 척박한 땅이었다. 천마산과 옥녀봉은 바람을 막아줄 나무들도 없는 민둥산이었다. 돌투성이었던 천마산과 옥녀봉을 계단식으로 정비해 집을 짓기 시작했다. 곡괭이와 손, 그리고 세숫대야와 새끼줄, 가마니가 작업장비의 전부였다.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료들도 보수동에서 이주해 올 당시 살던 집을 뜯어 가져온 나무판자가 전부였다고 한다.



태극도인들의 삶과 이상에 대한 꿈과 희망 덕분에 이들은 감천을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앞집과 뒷집이 서로 가리지 않게’, ‘모든 집들이 담과 마당을 두지 않고’ 형제의 정을 나누듯 ‘경계가 없이’ 집을 짓는다는 원칙을 만들었다. 감천을 9개의 ‘감’으로 나누고, ‘종과 횡으로 일정한 계단과 길을 내어’ 정비했다. 이주 초기부터 5감을 중심으로 팔괘의 방위를 고려해 9개 권역으로 구획하는 등 도시계획에 따라 마을을 조성했다. 태극도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상호부조로 이룩했다.


풍수 논리를 '종교적 상징'으로


감천문화마을 서쪽에는 옥녀봉이, 동쪽에는 천마산이 솟아있다. 북쪽에는 반월령(반달고개)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 곳을 물형론(物形論)으로 '옥녀단장형(玉女端粧形)'에 속한다는 평가도 있다. 여인이 용모를 단정히 하고 있는 형세라는 것이다. 그러나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미인이 단장하려면 거울 형상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도 있겠지만 ‘옥녀봉’이 있기에 나오는 언급 정도로 이해해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옥녀형인만큼 음의 기운이 강하다는 논리도 어설프다. 종교적 신성성의 극대화를 위해 풍수적 상징과 논리를 결합하며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눈길을 끈다.



태극도에서는 이미 105년 전 현재의 감천(甘川)이라는 지명이 예언됐다고 주장한다. 1909년 강증산이 남긴 책자에 현재의 감천지명과 ‘감천’ 모습이 정확하게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또 후천팔괘의 배치에 따라 계획된 마을의 모양이 항공사진을 보면 ‘한반도’ 형국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부산이 한반도의 산과 물과 정기가 한곳에 모이는 지세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 있는 감천의 천마산은 양(陽)이고, 옥녀봉은 음(陰)으로 태극을 이루어 ‘음양합덕지궁’이라는 것이다. 천마 4개의 봉우리와 옥녀의 4개봉은 팔괘(八卦)를 이루고 있어, 태극(太極)이 춤추는 아름다운 감천에 태극도가 있다는 것이다. 풍수의 논리를 종교적 신성성을 배가하는 장치로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곳은 한국의 전근대사에서 풍수를 활용한 종교적 마을공동체의 대표적인 모델로 손꼽기에 손색이 없다. 감천문화마을을 답사할 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함영주 회장 “판 바꾸는 혁신·하나금융 대전환” 선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연임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출범한 2기 체제는 ‘안정’과 ‘성장’을 목표로 비은행 부문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주주가치 제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새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을 바꾸는 혁신’과 ‘하나금융 대전환’을 선언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 ‘2기 체제’ 밸류업·비은행 부문 강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81.2%의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의 정당성은 실적과 안정적인 리더십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장 큰 배경은 실적이다. 지난 2022년 함영주 회장 선임 당시에는 외국인 과반의 반대표가 나왔으나, 3년 후 연임 표결에서는 찬성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외국인 주주들이 과거와 달리 수익성과 경영 성과에 더 주목하고, 주주 환원 정책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고,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그룹 당기순이

정치

더보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에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철저...부작용은 최소화 총력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철저히 지키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개최된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공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뤄지면 정부에서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이에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집단지성의 힘을 모으자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검찰개혁에 대한 우리 당의 원칙은 분명하다.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대원칙은 한 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는 검찰개혁의 대원칙이다. 검찰 부패의 뿌리는 수사와 기소권 독점에 있다”며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아래 국민 눈높이에 맞게 검찰개혁안을 국민과 함께, 역사와 함께, 시대정신과 함께 이뤄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대원칙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일인 만큼 유비무환의 자세로 정교하

경제

더보기
민병덕 의원, 탈쿠팡법 대표발의...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소비자 즉시 탈퇴 가능 규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쿠팡 주식회사 탈퇴를 더욱 자유롭게 하기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갑, 정무위원회, 윤석열정부의비상계엄선포를통한내란혐의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 재선, 사진)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7. ‘플랫폼사업자’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하여 거래를 제공하는 통신판매업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를 말한다”고, 제21조의4(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즉시탈퇴 요구권)제1항은 “소비자는 전자상거래를 위해 가입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고 발생 또는 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플랫폼사업자에게 즉시 탈퇴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제2항은 “플랫폼사업자는 제1항의 탈퇴 요청을 받은 경우 불필요한 절차나 부가 요구 없이 즉시 탈퇴를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항은 “플랫폼사업자는 제1항의 탈퇴 요청을 받은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탈퇴 방해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탈퇴 메뉴를 은폐하거나 찾기 어렵게 구성하는 행위. 2. 탈퇴 의사를 반복

사회

더보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2월 8일, 정형외과 개원의 연수강좌 개최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노원을지대학교병원(병원장 김재훈)이 오는 2월 8일 일요일 오전 8시 50분 제12회 정형외과 개원의 연수강좌를 개최한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연구동 지하 1층 범석홀에서 열리는 이번 연수강좌는 정형외과 분야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치료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정형외과 분야의 최신 기술 발전을 주제로 강연이 이어진다. ▲로봇 척추 수술(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손희중 교수) ▲정형외과 연구에서 대규모 언어모델의 기초 및 활용(노원을지대학교병원 최성주 교수) ▲정형외과 임상에서의 AI의 적용 사례(서울대병원 이요한 교수)가 소개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은 하지 관절경 술기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한다. ▲고관절 비구순 파열의 관절경적 진단 및 치료(노원을지대학교병원 김진우 교수) ▲슬개골 불안정성의 관절경적 치료(인천보훈병원 윤정로 원장) ▲만성 발목 불안정성에 대한 관절경적 외측 인대 재건술(차의과학대병원 이성현 교수) 등 실제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주제를 다룬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상지 관절경 술기에 대한 최신 지견을 소개한다. ▲관절경적 회전근개 봉합술의 생물학적 치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