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6.2℃
  • 흐림강릉 22.8℃
  • 흐림서울 17.2℃
  • 흐림대전 18.3℃
  • 흐림대구 21.7℃
  • 흐림울산 19.6℃
  • 흐림광주 17.9℃
  • 흐림부산 17.2℃
  • 흐림고창 16.2℃
  • 제주 16.7℃
  • 흐림강화 14.6℃
  • 흐림보은 17.7℃
  • 흐림금산 17.7℃
  • 흐림강진군 16.4℃
  • 흐림경주시 20.5℃
  • 흐림거제 17.9℃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본성이 이념을 배반할 때

URL복사

현대인의 위선과 편견을 꼬집은 블랙코미디 <더 스퀘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더 스퀘어’라는 새로운 전시를 앞둔 스웨덴 스톡홀름의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티안의 일상과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이면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제7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화제작이다.

예술에 대한 조소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3년 전 북유럽을 열광 시킨 예술 프로젝트 ‘더 스퀘어’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를 만들었다. ‘더 스퀘어’ 프로젝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신뢰 배려 평등의 가치관이 약속된 사각의 공간을 도심에 설치하는 작업이다. 

지식인이자 중산층인 크리스티안은 이 같은 작품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설명하고, 자신 또한 선한 이념을 당연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념이 시험대에 올려지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본성은 자신의 이념을 매번 배반한다.

영화는 스웨덴의 엘리트 계층인 크리스티안을 비롯해 예술가 언론 대중 이민자 노숙자 등 다양한 계층을 통해 상류층과 예술, 또는 문명의 허구와 위선을 비웃는다. 더불어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사회의 첨예한 문제인 이민자와 난민, 빈부격차 등의 계층 문제에 대한 유럽인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는다. 예술과 일상, 전시와 비전시, 영화와 현대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인의 편견을 날카로운 유머로 풀어놓는 솜씨가 대단하다.

<더 스퀘어>는 현대미술에 대한 가득한 조소로 시작한다. 전통적 조각상을 철거한 자리에 제작된 ‘더 스퀘어’ 작업은 인부들에 의해 진행된다. 전시장에 가득한 모호한 설치 예술들에 대해 영화 속 관람객들도 시큰둥한 눈치다. 심지어 청소부가 훼손시킨 작품을 몰래 사진을 보고 대충 원래 상태대로 복원하자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래도 될 것 같은 비주얼의 작품이기는 하다. 예술가는 언론과 전시홍보팀과 함께 논란거리나 트렌드와의 접목으로 작품을 알릴 방법에만 몰두한다. 자극적 홍보 영상에 대한 조회수가 많아지자 유튜브에서 광고 계약을 요청하는 전화가 오는데 그들도 영상물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난민과 이민자 문제의 본질

현대예술에 대한 이 같은 조롱은 점차 그럴듯하고 멋져보이는 이념만 나열하고 실제는 편견과 이기심에 가득한 중산층, 선진국에 대한 비판과 반성으로 확장된다. 크리스티안은 원하지 않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행인을 돕게 된다.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움으로 우쭐함도 잠시, 지갑과 핸드폰을 소매치기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핸드폰 위치 추적으로 한 빈민가에 범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크리스티안은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로 도난품을 돌려달라며 폭력적 언어가 담긴 협박장을 아파트 주민 전체의 우편함에 넣는다. 아파트 주민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방법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 결정은 예기치 않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든다.

자신이 만든 문제를 회피하며 거칠게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오히려 화를 내는 크리스티안의 모습은 난민 문제에 대한 유럽인의 속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궁지에 몰린 크리스티안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이념과 현실의 차이에서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이 또한 유럽의 현실을 비유한다.

불평등과 신뢰의 무너짐 등 점차 냉담해져가는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고고한 이상을 추구하지만 예술가 자신 조차 실천 불가능한 정치적 철학과 미학은 단지 사기에 불과한 것일까? 

선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알리기 위한 자극적 홍보 수단은 얼마나 잘못된 것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은근한 엘리트주의와 은근한 허영은 여전히 대중에 게 영향력이 있는게 사실인데 말이다. 영화를 지배하는 이 같은 고민들은 현대예술의 딜레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예술가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겉모습은 우아하지만 돌발상황에서 비굴한 본성을 숨기지 못하는 크리스티안은 인간 그 자체다.

현대사회의 가장 민감한 주제를 선명하면서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촘촘한 은유와 유머 넘치는 에피소드들로 빚어낸 점이 돋보인다. 평등과 연대를 절대 가치로 여기는 유럽이라는 ‘스퀘어’에서 난민을 대하는 속내가 그와 반대되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인지를 이 영화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도움을 필요로하는 타인을 외면하는 심리는 결국 공포와 나약함이라는 본성이다. 영화는 이 본성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도움을 주는 자와 받는자의 입장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인생의 가변성에서 찾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자 양향자 확정 추미애와 격돌!...“정치선거→경제선거로 바꾸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자로 국민의힘 양향자(사진 왼쪽) 최고위원이 선출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사진) 경기도지사 후보자와 격돌하게 됐다. 국민의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는 2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금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기도지사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개표를 완료했다”며 “4월 30일∼5월 1일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개 기관, 각 1000명) 결과를 각 50% 비율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수치를 선거인단 유효투표수 기준으로 환산한 값을 합산한 뒤 이를 100% 기준 비율로 변환하고 후보별 가·감산점을 적용해 최종 심사했다”며 “그 결과 양향자 후보가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선거인단 투표는 선거관리위원회 위탁경선 투표 및 ARS(Audio Automated Response System, 음성 자동 응답 시스템) 투표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자는 ‘삼성전자주식회사 최초의 고등학교 졸업자 출신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을

경제

더보기
5월 1일부터 주유소에서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5월 1일부터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주유소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진다. 행정안전부는 30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행정안전부는 4월 30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범정부 TF’(Task Force) 제3차 회의를 개최하고 연 매출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유소를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에 추가하기로 했다”며 “이번 조치는 중동전쟁으로 인해 가중된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는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 및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제한돼 있었다. 이번 조치로 주유소는 연 매출액과 무관하게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신용·체크카드 및 선불카드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받은 경우 5월 1일부터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 내에 소재한 주유소에서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받은 경우 기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인 주유소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을 위해 한시적으로 추가 등록된 주유소에서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열여덟 어머니의 선택 연극 ‘춘섬이의 거짓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은 누구나 알지만, 그의 어머니 ‘춘섬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연극 ‘춘섬이의 거짓말’은 조선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이 영웅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빈칸으로 남겨뒀던 어머니의 자리에서 시작한다. 꽃다운 나이 열여덟, 사랑하는 이와 혼례를 꿈꾸었으나 양반의 욕망에 휘말려 벼랑 끝에 선 춘섬. 그가 선택한 ‘거짓말’은 한 아이, 나아가 세상을 뒤흔드는 운명을 지어낸다. ‘조선여자전’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지난해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춘섬이의 거짓말’이 제47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5월 22일(금)부터 31일(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건 너하고 나하고 짓는 팔자여!’ 시대의 억압 앞에서 주체적인 결단을 내리는 춘섬의 곁에는 마님의 몸종 쫑쫑이, 찬모 딸 끝네, 어머니가 있다. 그들이 함께 짓는 거짓말은 단지 생존이 아니라 운명을 새로 쓰는 여성들의 은유적 저항이자 찬란한 연대다. 전통 서사의 감성과 현대적 재해석이 맞닿은 무대 위에서 폭압적인 현실 속에서 삶을 지어냈던 조선 여인들의 웃음과 눈물, 슬기와 생명력이 되살아난다. 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삼성전자 총파업만은 안된다. 노사 손잡고 세계1위 기업 만들어 내길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 오는 5월 21일부터 예고된 총파업은 단순히 노사 간의 임금 협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평택캠퍼스에 집결한 4만여 명의 조합원이 외친 성과급 제도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는 단순한 금전적 요구를 넘어선, 조직 내 뿌리 깊은 ‘불신’의 발로라는 점에서 사태의 엄중함이 크다. “사측에 무리하게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성과급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투명하게 알기를 원한다”는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공정한 보상 시스템에 대한 정당한 권리 주장이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상한을 폐지하며 산정 기준을 단순화한 사례는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뼈아픈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결국 노조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파업이라는 수단이 가져올 결과는 노사 모두에게 가혹하다. 업계와 학계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