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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불평등 피라미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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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엔 집단지성의 힘 중요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상위 1%의 부는 이미 전 세계 부의 50%를 넘어 섰다. 옥스팜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도에 전 세계에서 새로 창출된 부의 82%가 상위 1%의 부자에게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최근 전 세계인은 1%를 위해 경제를 창조해 온 셈이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부의 불평등 문제는 극심해지고 있다.

양대 세력 간 끊임없는 대결

이 책은 인류 문명사 내내 유지돼온 다양한 불평등 피라미드의 실체가 무엇이고, 그것을 지탱하는 원리는 무엇이며, 과연 언제까지 지속 가능한지를 밝힌다.

불평등 피라미드를 구축하고 유지하려는 ‘피라미드’ 세력과, 그 굴레로부터 벗어난 세상에서 살기 위해 피라미드를 허물고 대안적 질서를 세우려는 ‘반(反)피라미드’ 세력 간의 대결 양상이라는 관점에서 과거의 주요 역사적 사건들을 재조명한다. 그 과정에 양 세력이 어떤 종류의 유·무형 도구들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때에 따라 어떤 식으로 상대편의 도구를 빼앗아 교묘하게 변형 또는 변질시켜 다시 상대편에게 휘둘렀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각 지배 계층이 물리적이거나 추상적인 도구들을 활용할 때마다 예외 없이 ‘선악’과 ‘정의’라는 개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추상적 도구의 사례로 함무라비 법전, 기독교적 신, 선악개념, 봉건제, 평등사상,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마르크스주의, 신자유주의 등이 거론된다. ‘함무라비 법전’은 피라미드 구조의 서막을 알렸으며, 최하위층의 소망을 상징했던 기독교적 신은 로마의 황제에 의해 탈취돼 지배 도구로 쓰였다. 계몽주의에 심취했던 로베스피에르는 다수 대중의 지지를 획득해 일시적으로나마 불평등 피라미드를 허무는 데 성공하고, 그 자리에 보다 수평적인 대안적 질서를 세우려는 실험을 시도했다. 사회적 생산 수단 사유화라는 자본주의 제도의 대안으로 공산주의 비전을 제시한 마르크스주의는 스탈린과 같은 지도자에 의해 또 다른 피라미드식 공산주의 체제 구축을 위한 이데올로기 도구로 변질됐다.

피라미드 구조, 세계대전 낳은 주범

이 책은 이어 자본주의가 어떤 배경 속에서 출현해 어떻게 전개돼왔는지도 짚어 본다. 피라미드 구조는 자본주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존재했을 뿐 아니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낳은 주범이 됐다. 종전 이후 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점차 확산돼 정치적 자유와 평등이 확대되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믿게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경제 사회적 불평등은 사라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화됐다.

그 과정에서 한때 피지배층의 소망이자 핵심 도구였던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게 자본주의 강국에 의해서 전 세계적 메가 피라미드의 지배 도구로 변모했는지를 논하고 있다. 아울러,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 후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하며 어떤 식으로 자본주의에 암적인 변이가 발생했는지도 짚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의가 여전히 하나의 공존원리로서 자연선택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열쇠로서 불평등 문제에 대한 대중의 자각과 인식, 그리고 정보 공유의 중요성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집단지성의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이 피라미드 대 반(反)피라미드라는 두 갈래의 역사 흐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하게 될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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