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07 (토)

  • 맑음동두천 -3.0℃
  • 구름많음강릉 1.9℃
  • 맑음서울 -2.1℃
  • 맑음대전 -2.0℃
  • 맑음대구 0.6℃
  • 맑음울산 0.0℃
  • 구름많음광주 0.8℃
  • 맑음부산 0.7℃
  • 구름많음고창 0.1℃
  • 흐림제주 4.3℃
  • 맑음강화 -1.8℃
  • 맑음보은 -1.1℃
  • 맑음금산 -1.0℃
  • 구름많음강진군 1.4℃
  • 맑음경주시 0.7℃
  • 맑음거제 1.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섬짓’ ‘웃픈’ 사이코의 내면

URL복사

고어적 소재와 동화적 비주얼 교차한 블랙코미디 <더 보이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말이 들리는 정신이상자 제리는 새로운 직장에 적응해가며 좋아하는 여자까 지 생긴다. 하지만 심리상담사가 먹으라는 약을 거부하면서 내적 갈등이 점점 심화된다. <페르세폴 리스>의 원작자이자 감독인 마르얀 사트라피가 연출을, <데드풀> <킬러의 보디가드>의 라이언 레이 놀즈가 주연을 맡았다. 

현실과 환상의 비극적 간극

히치콕의 <사이코>를 블랙코미디로 해석한 느낌의 영화다. 조현병 살인마의 내면을 섬세한 감성과 B급 정서로 표현 했다. 영화의 대부분은 주인공 제리의 시 선으로 처리되는데 이 때문에 현실은 왜 곡되고 판타지로 미화된다. 전반을 지배 하는 소녀 감성의 화려한 색감과 발랄한 분위기는 제리의 내면 세계다. 이는 불행 한 유년과 끊임없는 범죄 행각이라는 섬뜩하고 처참한 현실과 대비되면서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포와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복잡한 제리의 내적 갈등을 말하는 개와 고 양이를 통해 사랑스럽게 묘 사하거나, 피가 튀는 고어적 표현과 순수한 로맨스, 마르얀 사트라피 특유의 동화적 비주얼을 교차시킴으로 써 현실과 환상의 비극적 간극을 보다 절 감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재미는 비정상적인 제리의 내면 풍경이 시각화되는데 있다. 시체의 칼자국마저도 아름답게 묘사될만큼 매 장면 잔혹한 현실을 황홀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보고 듣 는 것이 가짜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 다. 심리상담사에게 증세 를 거 짓 으 로 말하 고 약을 먹지 않는 행동들도 이를 잘 말 해준다. 범죄에 대한 죄책감도 결코 적 지 않다. 그가 키우는 개와 고양이는 항 상 범죄의 정당성을 놓고 싸운다. 그의 살인은 그래서 모두 의도되지 않은 실수 며, 강요에 의한 것이다. 그가 환청과 환 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것은 그 것이 현실보다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슬프게도 그의 현 실은 직시하고는 살 수 없을 만큼 시궁창 이며, 아픈 것이다. 

라이언 레이놀즈, 연기 스펙트럼 확장 

심각한 일을 가볍게, 끔찍한 것을 예쁘게, 죄책감을 합리화 시키는 제리의 세계는 관객에 게도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전형적 스릴러의 소재와 스토리 등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뛰어난 미술적 효과와 귀여운 소품이나 애완동물은 끊임없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B급 정서가 폭발하는 결말은 많은 관객들에게 황당한 코미디로 장르를 규정짓게 만드는 요소가 될 듯 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더 보이스>는 비극이다. 정당하지 않는 것을 욕망할 때, 합리화시키고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 우리의 심리 구조는 어쩌면 살인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이다. 더욱 근본적 문제는 이미 많은 죄를 저지른 나 자신을 똑바로 보고 인정하는 것은 고문과 같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진실을 보는 약’을 거부할 것이다. 행복이란, 사랑의 달콤함이 그렇듯이 거짓에서 오는 것이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막연히 짐작되는 초라하고 이기적인 자아를 애써 외면하며 그럭저럭 괜찮은 인간으로 자신을 규정짓고 유머로 죄책감을 극복하는 삶은 단지 제리만이 아니다. 현실이란 초라하고, 소외는 인간에게 치명적 고통이라는 연민과 역설이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과장되게 밝고 우스꽝스러운 결말은 무겁고 슬픈 상반된 감정을 가져다 준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어리숙하고 순박하면서도 고립되고 수상한 캐릭터를 매우 잘 표현해냈다. 자신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전혀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라이언 레이놀즈 필모그래피에서 규모가 작은 영화에 속하지만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면에서 의미있는 작품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송노섭 당진시장 예비후보】 에너지 넘치는 활력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
[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당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송노섭 예비후보를 만나 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버티는 당진」을 끝내고, 전 세계가 우러러보는 ‘압도적 성장의 당진’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로 출마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당진은 대한민국의 산업 심장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적당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기름값 바가지 같은 반사회적인 악행 엄정하고 단호한 대응 해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를 이용해 기름값을 부당하게 많이 올려 폭리를 취하는 것에 대한 엄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지역의 위기 고조로 세계 경제가 격변의 소용돌이에 직면하고 있다. 중동 상황이 금융, 에너지, 실물 경제 등 핵심적인 민생 영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부당한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인 악행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며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일수록 우리는 기민하고 세밀한 대응을 통해서 국민 삶에 가해질지도 모를 위협 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에서 몰려오는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려면 우리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요소들을 정상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제도를 공정하고 투명하며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규칙을 어기면 이익을 얻고, 규칙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기업, ‘K-방산’ 혁신의 주역으로 우뚝 선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한민국 기술혁신을 주도해 온 이노비즈기업들이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실질적인 주역으로 나선다. 이노비즈협회((사)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 정광천)는 3월 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판교 이노밸리 E동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K-방산 진입장벽 완화를 위한 업무협약식」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K-방산의 지속 가능한 동력을 확보하고, 제조 기반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이노비즈기업을 방위 산업의 핵심 주체로 육성하고자 마련되었다. 행사에는 중소벤처기업부 한성숙 장관과 방위사업청 이용철 청장을 비롯하여, 이노비즈협회 정광천 회장, 한국방산혁신기업협회 류하열 회장 및 방산 분야 주요 기업인 등 20여명이 참석하여 이노비즈기업의 방산 진입 가속화를 위한 실무형 협력체계 구축에 뜻을 모았다. 양 협회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의 방위산업 진출을 촉진하고, 국방 분야 첨단기술 경쟁력 제고를 통해 방위산업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업무협약 주요 내용으로는 △방산혁신기업 대상 이노비즈 확인 지원 △이노비즈기업 방산 분야 교육·컨설팅 지원 및 국방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