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8 (금)

  • 맑음동두천 1.5℃
  • 구름조금강릉 6.2℃
  • 구름조금서울 2.9℃
  • 구름많음대전 5.0℃
  • 구름많음대구 7.5℃
  • 구름많음울산 8.0℃
  • 구름많음광주 6.9℃
  • 맑음부산 8.2℃
  • 맑음고창 6.4℃
  • 흐림제주 10.9℃
  • 맑음강화 2.5℃
  • 구름조금보은 4.7℃
  • 구름많음금산 5.2℃
  • 구름많음강진군 7.9℃
  • 구름조금경주시 7.5℃
  • 맑음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복고 감성과 유머로 빚은 SF 신세계

URL복사

생명공학·AI시대 불안감, 디스토피아 풍경 표현 <업그레이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래 도시, 불한당의 습격으로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가 된 그레이는 인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첨단 칩 ‘스템’을 두뇌에 이식하고 아내를 살해한 범 인을 찾아나선다. <겟 아웃> <23 아이덴티티> <해피 데스데이> 등을 통해 공포물의 명가로 떠오른 블룸하우스에서 첫 번째로 선보이는 액션이다. <쏘우> <인시디어스> 등의 각본 주연으로 알려진 리 워넬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화제작이다. 

독창적 인공지능 격투씬

<업그레이드>는 일견 역사적 SF물의 종합전시장 같다. 신체가 훼손된 인간이 ‘반 로봇’으로 압도적 존재가 된다는 소재 는 <로보캅>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한 소재 다. 이 외에도 가상세계에 사는 인류와 인체 한계의 초월을 보여준 <매트릭스>, 다른 자아가 몸을 지배하는 <기생수> 등 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감독 스스로 밝혔듯이 분위기와 구성 등의 면에서도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같은 80 년대 SF 액션들을 연상시킨다. 심지어 심령물의 단골 소재인 ‘악령 신체 강탈’ ‘귀신 들림’ 등과 상통하는 장면도 꽤 된 다. 

이처럼 기존 작품들과 많은 부분을 공 유하는데도 이 영화는 진부하기보다 신 선하고 독창적이다. 리 워넬 감독 특유의 B급 정서와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등 장하지 않는 점 등의 새로운 시도들이 인 상적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인공지능 의 미래에 대한 경고와 인간 정체성에 대 한 통찰을 분명히 담고 있고, 현재 엄연 히 존재하는 사회적 모순에 대한 이야기 도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담론 조 차도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것을 감독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 이 영화는 심오한 표정을 애써 짓지 않는다. 

<업그레이드>의 핵심 매력은 오히려 저예산에서 찾을 수 있다. 화려한 비주얼 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액션씬도 스케일보다는 아기자기한 설정과 감각적 연출에 초점을 맞췄다. 디스토피아적 배 경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에 깔린 유머 감각은 단연 돋보인다. 고전적이고도 전 형적인 장르물의 미덕을 모두 갖춘 것이 다. 극중 주인공이 아날로그 마니아인것 처럼, 이 영화는 미래에 대한 흥미로운 묘사와 함께 복고적인 정서가 물씬 풍긴다.
 
액션 장면은 초현실이라는 면에서 <매 트릭스>와 비슷한데, 전혀 다른 인상적 비주얼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의지와 관 계없이 움직이며, 감정을 배제하고 수치 적으로 정확하게 상대를 공략하는 인공 지능 격투씬은 새로운 재미를 준다. 유혈 이 낭자한 살해 장면들은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인간과 대립되는 로봇의 냉혈 함을 강조한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가장 로봇에 가깝고, 냉정한 인간마저도 감상 적인 약점을 지닌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흥미롭게 고 찰한다. 

‘가상 현실’의 지배 경고 

캐릭터 또한 신선하다. 아내가 눈앞에 서 살해당했다는 강력한 복수의 동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레이는 폭력에 익 숙하지 않고 오히려 질겁하는 현실적인 보통 시민이다. 신에 맞먹는 전지전능한 인공지능이 몸에 들어오면서 그레이와 갈등하는 장면이나 자신의 신체가 행하 는 장면에 놀라는 그레이의 반응은 묘한 아이러니와 유머를 빚어낸다. 나약한 소 시민이나 왕따가 화가 나거나 자극을 받 으면 슈퍼 히어로가 된다는 80년대 흔한 B급 코믹 액션물과 흡사하게, 장애인인 주인공은 인공지능 ‘스템’의 힘으로 ‘슈퍼 맨’으로 변신한다. 탐정 콤비물처럼 ‘스 템’과 그레이는 함께 힘을 합쳐 범인을 탐색하고 싸우면서 관객에게 통쾌한 카 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업그레이드>는 첨단 문명을 극도로 거부하던 그레이가 오히려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만들면서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불안감을 잘 표현했다. 로봇 이 지배하는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인 간이 외면할 수 없는 세계가 될 것이다. 영화에서 표현됐듯이 그 세계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경이적인 것이다. 하지 만,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없고, 불의의 사고에서 완전한 해방을 주지도 않는다. 실시간 범행 현장을 감시하는 드론이 날 아다니지만 범행을 막을 수 없으며, 범인 을 단번에 잡아내지도 못한다. 최첨단 시 대에도 천막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여 전히 존재한다. 

‘스템’은 타협적인 모습으로, 처음에는 절대 복종적인 형태로 다가와 점차 ‘숙주’ 를 지배한다. 지배 방식은 <매트리스>처 럼, 가상현실에 인간을 가둬두는 것이 다. 모든 SF는 사실 미래가 아닌 현실 고 발이다. 안락하고 행복한 우리의 현실과 일상은 사실 수많은 불공평과 부조리, 지 배계층의 부도덕에 눈감은 거짓 행복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가상현실’이 기도 하다고 영화는 말한다. 이미 현대인 들은 휴대폰 등 첨단 문명의 노예가 돼가 고 있는 중이지만, 단지 지배적 파워를 지닌 것은 기계 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몸과 정신을 조종하는 것이 미래의 ‘칩’일 수도 있지만, 현실에도 수많은 억압들이 우리 자신을 강탈하고 있다. 이것이 <업 그레이드>의 메시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추경호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표결 불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 반대 4명, 기권 2명, 무효 2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표결에 불참했다. 현행 헌법 제44조제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호 의원은 신상발언을 해 “저는 계엄 당일 우리 당 국회의원 그 누구에게도 계엄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하거나 유도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 그 누구도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추경호 의원은 “저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이희준 특별전 개최... 출연작과 함께 연출작도 상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 성북구 소재 성북문화재단 아리랑시네센터에서는 독립영화 배급사 필름다빈과 협업해 오는 11월 30일(일) 배우 이희준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배우로 널리 알려진 이희준의 작품 세계는 물론, 그가 직접 연출한 단·중편 영화까지 함께 조명하는 자리로, 배우와 감독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희준 특별전은 두 가지 섹션으로 진행된다. 1부 ‘배우 이희준’ 섹션에서는 이희준이 출연한 강진아 감독의 장편 ‘환상 속의 그대’를 비롯해, 2부 ‘감독 이희준’ 섹션에서는 이희준이 직접 연출한 단편 ‘병훈의 하루’와 중편 ‘직사각형, 삼각형’을 상영한다. 특별전에는 이희준과 영화 전문가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돼 있으며, 배우와 감독으로서의 경험, 창작 과정, 독립영화 현장에서의 의미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아리랑시네센터는 이번 특별전은 ‘배우 이희준’과 ‘감독 이희준’의 두 세계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시도라며, 지역 주민 및 영화 팬들이 이희준 배우와 감독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 장소는 아리랑시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