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30 (월)

  • 흐림동두천 17.1℃
  • 흐림강릉 13.7℃
  • 흐림서울 18.4℃
  • 대전 12.3℃
  • 대구 12.6℃
  • 울산 11.4℃
  • 광주 11.8℃
  • 부산 14.0℃
  • 흐림고창 11.8℃
  • 흐림제주 17.0℃
  • 흐림강화 14.7℃
  • 흐림보은 11.3℃
  • 흐림금산 11.7℃
  • 흐림강진군 12.8℃
  • 흐림경주시 11.9℃
  • 흐림거제 12.3℃
기상청 제공

문화

[신간]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직접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URL복사

저자 최자영 교수, 한국식 직접 민주주의 나아갈 길 밝혀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촛불혁명 이후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논증하고 한국 사회에 적응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책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자영 전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의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 이 책을 가리켜 “현대 아나키즘과 직접 민주정과 자치 분권의 교본이면서, 한나 아렌트와 마이클 샌달 그리고 유시민 작가의 이론을 뛰어넘는 21세기 100년 이후의 새로운 사상 이념이 될 만한 저서”라고 권진성 '부산의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 공동대표 겸 '아나키스트 김약산과 의열단' 단장은 평가했다.

민중이 정치권을 견제하는 주체로 우뚝  설 때   비로소 직접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있다고 이 책은 역설한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 이념대립의 극복을 위한 ‘절차’ 민주정치

19세기 마르크스의 <자본론> 출현 이후 지금까지 세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 이념 대립의 성토장이 되어왔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에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 이념과 체제의 대립이 없었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빈자와 부자 간 갈등이 그리스에도 있었는데도 그랬다. 이미 기원전 6세기 초 아테네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솔론의 개혁도 빈자와 부자 간 극한 대립을 극복하려는 것이었다. 이렇듯 빈자와 부자 간 갈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는 체제나 이념의 대립이 왜 없었을까?

고대 그리스에는 자본이나 공산이라는 구체적 내용의 대립보다 ‘절차’의 개념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민중이 모여서 다수로 결정을 하는 방법을 말한다. 민중이 스스로 논의하여 도출하는 결론은 당연히 극단의 대립이 아니라 그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타협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체제를 민주정치(다수 혹은 빈자), 과두정치(소수 혹은 부자), 군주정치로 구분할 때, 그 핵심은 구체적 사회체제의 내용이 아니라 누가 결정권을 갖는가 하는 절차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빈자의 민주정치는 공산주의와 같은 말이 아니고, 과두정치는 어떤 특정계층의 경제적 특권과 무관하게, 결정하는 주체가 소수 혹은 부자라는 말이 된다. ‘빈자의 정치’ 혹은 ‘부자의 정치’는 결정권의 주체를 말하는 것이지, 구체적 체제의 내용으로서 공산, 자본 혹은 토지소유의 특권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절차를 무시하는 사상은 이미 기원전 4세기 초 플라톤에게서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국가>에서 일면 공산주의에 유사한 사상을 제시했다.플라톤의 정치사상은 당시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현실화되지 않은 예외적인 것이다. 마르크스도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어떤 정당한 체제나 이념이 누구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하는가 하는 절차의 개념을 결여하고 있다. 그 대신 그 시비(是非)를 떠나서 강요된 체제의 사회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공산주의 뿐 아니라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로 강요된 사회체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 싸움은 결정의 번복이 불가능한 강요의 경직되고 집권적인 권력구조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그러나 절차 민주정치가 정초되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이념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민중의 결정은 극단으로 흐르지 않고 타협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민중은 과거의 결정을 번복하여 갱신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제도의 갱신이 가능하다면 서로 반목하면서 빨갱이(공산주의)나 파랭이(자본주의) 사냥을 할 것 없이 다수결로 다시 결정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빨갱이가 아닌 사람조차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빨갱이 사냥은 권력이 비민주적으로 집중된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권력이 분산(아나키)되어 있다면 결정의 주체가 외연으로 확산되어 다원화 되므로 특정인을 빨갱이로 모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이 책에서는 민주정치를 논함에 있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 대신에 절차와 내용 간 대립개념을 제시한다. 그 중 내용은 상황, 시대, 시민의 기호에 따라서 가변적이다. 그러나 민중의 뜻을 모으는 방법으로서의 절차 민주주의는 결여할 수 없는 민주정치의 기초가 된다. 그런 점에서 내용보다 절차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정하는 주체가 달라지면 결정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절차’ 민주정치는 ‘내용’으로서의 민주정치와 대응 관계에 있다. 내용으로서 정책 입안에 관한 문제는 절차로서 결정의 주체에 관한 문제와는 다른 문제이다. 절차란 어떤 과정으로 누가 결정권을 행사하느냐 하는 주도권의 귀속에 관한 것이고, 내용이라 함은 기본소득제, 토지공개념, 최저임금 등과 같이 구체적인 정책 내용에 관한 것이다. 결정의 주체에 따라서 그 결정의 내용은 달라지기 마련이므로, 절차의 문제는 내용보다 더 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절차 민주정치에서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 이념의 대립이 사라지고 민중의 대립개념으로서 대의 권력을 가지고 민중의 뜻을 배반하는 국회의원이나 위정자들이 들어서게 된다. 대의제 대신 민중이 결정권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정하는 사람이 달라지면 그 내용도 달라진다.

지금같이 대의제 국회에서 결정권을 갖는다면 민중을 위한 복지정책은 실로 가결되기 어렵다. 국회의원들 다수가 가진 자들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민중의 결정권을 확보한 다음 나머지는 민주적 방법으로 결정하면 된다. 민중의 결정권만 확보된다면 공산주의나 자본주의체제를 가지고 충돌할 필요도 없어진다. 그 중간 어디쯤인가에서 다수가 원하는 것으로 절충하면 되기 때문이다.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어떻게 양립하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평등과 자유를 어떻게 적절하게 복합할 것인가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결정하는 궁극적 주체에 대한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은 권력의 구조를 바꾸어서 위정자들의 권력을 민중에게로 넘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경제적 사회복지정책은 내용에 해당한다. 그 내용에 대한 것은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자체를 두고 논쟁을 하면 끝이 나지 않는다. 거기다 온 정열을 쏟고 싸우다 보면 정작 갖추어야 할 것을 놓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주권자 민중의 궁극적 결정권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민중은 국민발안권부터 돌려받아야 한다. 이것은 유신독재에 의해 빼앗겼으나 아직도 국회에서는 돌려주려고 염을 내지 않고 민중의 뜻을 배반하고 있다.

1987년 헌법이 남긴 사법독재의 잔재 헌법재판소

1987년 독일의 제도를 본 따서 만든 헌법재판소는 하위법률인 헌법재판소법(68조 1항)을 통해서 재판소원을 애초에 금지했다. 이것이야 말로 독일의 헌법재판소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것으로서, 애초부터 법률을 진정으로 수호할 의사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들 사이의 견해의 차이를 통해 독주를 방지하는 자체 견제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을 금지함으로써 법관들 사이의 갈등구조 자체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독립기관으로서의 헌법재판소는 구조적으로 3권 분립의 구도를 벗어나서 절대적 권위로 군림하는 것이다. 권력 간 상호견제의 민주적 원리를 벗어나 있는 헌법재판소는 독재정권의 잔재이다. 헌법재판소의 재판소원 배제는 자신 뿐 아니라 파생적으로 일반법원의 독주까지 초래함으로써 한국 사법부 전체를 비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계기가 되었다.

1987년 헌법은 이렇듯 사법부를 초헌법적 존재로 만듦으로서 30년의 사법부 적폐를 양산해오는 데 기여했다. 사법부뿐 아니라 정부 구석구석 양심을 외면한 좀도둑이 없는 곳이 드물다. 1987년 헌법이 독재를 종식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제 이루어야 하는 개헌은 공직자를 감시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한편 저자인 최자영 교수는은 경북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졸업(1976), 석사(1979), 박사과정을 수료(1986)하고, 그리스 국가장학생(1987.4-1991.4), 그리스 이와니나 대학교 인문대학 역사고고학 박사(1991.6), 동 대학교 의학대학 보건학부에서 의학박사학위(2016.7)를 취득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2010-2017),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의 학회장(2016-2017)을 역임, 현재 ATINER (Athenian Institute for Education and Research: 아테네 소재 연구소)의 역사부 부장,  '부산의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  공동대표, 10.16부마항쟁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저서로 <고대 아테네 정치제도사>(신서원, 1995)[문화체육관광부 역사부문 우수도서]; <고대 그리스 법제사>(아카넷, 2007 [대우학술총서 588 : 2008년 문화체육부 역사부문 우수도서]), 역서로 이사이오스의 <변론>(안티쿠스, 2011), 크세노폰의 <헬레니카>(아카넷, 2012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509]) 등이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박관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준비된 '직통(直通) 시장’
[시사뉴스 성남=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관열 예비후보를 만나 광주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선거의 핵심 슬로건으로 '직통(直通) 광주'를 내걸으셨다. 소통을 넘어 '즉시 연결'되는 행정을 강조하셨는데, 박관열식 '직통 행정'을 설명해 달라. 단순히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식의 수동적인 소통은 이제 유

정치

더보기
여야,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4월 10일까지 처리 합의...2일 시정연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이 오는 4월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은 30일 국회에서 회동해 이같이 합의했다. 추가경정예산안은 4월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하고 4월 임시회는 4월 3일부터 연다. 4월 2일 추경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7∼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및 부별 심사를, 4월 3·6·13일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즉시 심사에 착수하겠다”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 처리를 하겠다. 이를 통해 중동 전쟁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선거용 현금 살포가 아닌 산업과 민생을 지키는 ‘생존 추경’이 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은 이번 추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 한푼



문화

더보기
K-컬처 예술의 치유적 역할 탐색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K-컬처가 ‘마음건강’을 돌보는 문화치유 영역으로 확장된다. 오는 4월 2일(목)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화강국 대한민국, K-컬처 예술의 치유적 역할’을 주제로 한 연합학술대회 및 국회 토론회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조경태, 김종민, 박주민, 어기구, 박주하, 임오경, 이해식, 김태선 의원 등 8개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온프렌즈,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후원한다. 미술·음악·표현예술 등 8개 단체의 협의체인 심리상담예술영역단체협의회(심상예단협)*가 주관하며, 예술 기반 치유의 공공 정책화를 위한 본격적인 정책 행보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토론회는 고령화와 사회적 고립 등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에 대응해 예술치유와 문화치유의 공공적 역할과 사회적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주요 강연으로는 WHO 히로마사 오카야수 국장이 ‘초고령 및 고립사회 대응을 위한 글로벌 예술 기반 치유 전략’을 발표하며,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예술 기반 치유의 인지적 가치와 역할을 조명할 예정이다. 예술치유는 임상적 치료 개념을 넘어 문화적·사회적 차원의 마음건강 증진을 지향한다. 지구덕(한서중앙병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