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8 (화)

  • 맑음동두천 -0.3℃
  • 맑음강릉 2.9℃
  • 구름많음서울 2.1℃
  • 흐림대전 3.3℃
  • 맑음대구 4.8℃
  • 맑음울산 3.1℃
  • 흐림광주 5.5℃
  • 맑음부산 5.2℃
  • 구름많음고창 3.5℃
  • 제주 10.2℃
  • 구름많음강화 0.9℃
  • 흐림보은 1.0℃
  • 흐림금산 2.0℃
  • 흐림강진군 6.0℃
  • 맑음경주시 -0.1℃
  • 맑음거제 6.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아름답고도 혹독한 인생길

URL복사

16세 히말라야 소녀의 ‘패드 야트라’ 순례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히말라야 4300m 고산지대에 사는 16세 소녀 왕모의 출가 과정을 통해 가족과의 이별, 성장 등의 드라마를 담았다. KBS 대기획 UHD 다큐멘터리 <순례> 1편의 극장판으로, TV 방영 당시 삭제된 장면들이 추가됐다. 2017 코리아 UHD어워드와 2018 휴스턴국제영화제 등을 수상했다.

압도적인 아름다움

영화는 ‘발의 여정’을 뜻하는 인도 라다크 드루파의 순례길 ‘패드 야트라’의 생생한 현장을 중심으로 소녀 왕모의 출가 전의 삶과 가정사 등의 드라마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패드 야트라’는 인도 최북단 라다크 지역과 히말라야산맥을 17일 동안 200km 걸으며 관통하는 혹독한 종교적 의식이다. 제작진은 이 순례길을 동행해 공들여 현장을 포착했다. 눈보라 속 얼음판 위를 오체투지로 지나는 그 험난한 길에 소녀 왕모도 있다. 고산지대에서 여기 저기 스님들이 기절을 하고 빙판에서는 계속 넘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차마고도> 제작팀의 참여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짐작하겠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희귀한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는 점, 장엄한 자연 경관과 빼어난 촬영기술로 담아낸 영상미 등만으로도 스크린으로 만날만한 가치가 있다. 매 장면이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뛰어난 색채감과 구도가 미술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의 더욱 대중적 요소는 여기에 소녀 왕모의 감성적 드라마가 더해졌다는 점이다. 김한석 감독은 ‘패드 야트라’에서 당연히 갖게 되는 ‘왜 그들은 고행을 자처하는가?’라는 질문을 한 소녀의 이야기에서 풀어나간다. 패션 잡지를 오리고 친구의 귀걸이를 해보고 즐거워하는, 그저 평범한 소녀인 왕모는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 출가를 결심한다.

도시로 나가 가정부로 일하며 학교를 다니다보니 출석 횟수도 적어서 또래 친구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때도 여전히 중학생일만큼 왕모의 경제적 상황은 궁핍하다. ‘굶지 않고 학교도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승려가 되는 전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중요한 이유인 것만은 확실하다.

극영화적 상징과 연출

영화는 이별이 거듭 등장한다. 단짝 친구가 출가하고 할머니가 죽는다. 순례길에 오르는 왕모는 자신의 소녀시절을 떠나보낸다. 치열하고 차가운, ‘버텨야 하는’ 형태의 삶으로 묘사되는 순례길과 대비적으로 소녀 시절의 왕모의 삶은 가난하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순간들로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낯선 풍경 속에서 익숙한 감정들을 발견하게 된다.

친근한 것들과의 이별, 사회로 첫발을 내딛을 때의 성장통 같은 자신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투영되는 것이다. 집 밖의 생존 현장으로 투입되면서 누구나 어린시절의 자신과는 결별하는 상실감을 경험한다.

특히 왕모가 처한 현실은 어린 나이에 도시로 와서 식모로 살아야 했던 70년대 한국의 수많은 누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근대화 과정에서 계층 분화가 이루어지며 하층노동자로 살았던 우리의 누이들이 그랬듯이, 그 순수한 히말라야의 자연속에 서 있는 왕모도 사실상 자본의 억압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숨막히게 아름답기에 이 같은 부조리들마저 자꾸만 뒤덮는다. 마치 종교가 그렇듯이, 안타깝지만 인생이란 원래가 그런것이며, 그마저도 눈부신 것이며, 그 부조리한 세상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어떤 직접적 메시지를 던지지 않기에 해석은 열려있지만, 세상을 보는 그 황홀하게 미학적 시선만으로도 관객은 분노나 절망보다는 다소 감상적인, 애틋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픽션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다. 왕모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독백들은 작품 전체의 간결성을 높이지만 전혀 16세의 미숙한 언어나 철학이 아니다.

전달 방식이나 표현에서도 극영화적 기법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감독은 관객과 감성적 소통에 중점을 둔 듯하다.

그것이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극영화적 상징과 연출로 인한 재미와 감동의 극대화 또한 확실히 얻었다. 하지만, 왕모나 그 가족들은 물론 히말라야 풍광마저도 대상화 시키는 작위성이, 비록 조심스럽지만 빈번히 노출되는 한계는 존재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국가건축정책위, '건축산업 진흥을 위한 세미나'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건축산업 진흥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건축산업 대전환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슬로건으로 건축의 제도적 한계와 문제점을 분석해 혁신 방안을 찾는 이번 토론회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한준호, 염태영 의원이 공동 개최했다. 대한건축학회,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등 국내 건축 5단체와 건축공간연구원을 포함한 학계, 산업계 관련 전문가드리 대거 참석했다. 세미나에선 염철호 건축공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건축산업 대전환,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문제의 원인과 해답은 "양극화된 건축시장에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했다. 염 선임연구위원은 민간 건축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 신기술 적용 및 유관 산업 융합 정책 등 다양한 제도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대형 업체 쏠림 현상 및 지방 중소업체의 경영난 심화에 따른 양극화, 중간 생태계가 몰락하고 있는 건축 산업 위기 의식이 크다는 문제인식을 토대로 방안을 내놓았다. 발표의 핵심을 보면 ▲모두 아우르는 핵심 산업시장이 대규모 중심으로 편중 ▲민

정치

더보기
북한, 미국의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에“核도미노·통제 불능 초래...군비경쟁 가열”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의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이 14일 발표한 ‘한미 양국의 관세·안보 분야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 설명자료’(Joint Fact Sheet)에서 미국이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음을 밝힌 것 등에 대해 북한이 강력 반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는 18일 논평을 해 미국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조선반도 지역을 초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안전 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전 지구적 범위에서 핵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하는 엄중한 사태 발전이다”라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자체 핵무장'으로 나아갈 포석이다. 지역에서의 '핵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고 보다 치열한 군비경쟁을 유발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한동맹의 지역화, 현대화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미국 주도의 나토(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 조약 기구)식 안보 구도를 형성해 경쟁적수들을 포위 억제하려는 미국의 패권적 기도가 보다 실천적인 단계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은 더욱 불안정해질 지역 및 국제안보형세에 대한 각성된 시각과 이에 대처한 책임적인 노력의 배가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희망친구 기아대책, 미스터트롯3 TOP7 총출동… 수익금 20% ‘아티스트 이름’으로 기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스터트롯3 TOP7이 뭉친 ‘트롯프렌즈’가 올 연말 팬들과 함께 음악을 통한 선한 영향력 확산에 나선다.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은 미스터트롯3 TOP7이 참여하는 연말 콘서트 ‘트롯프렌즈’가 수익금의 20%를 아티스트 이름으로 기부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공연을 찾은 팬들과 함께 ‘음악을 통한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기부금은 오는 11월 29일(토)부터 30일(일)까지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리는 프리미엄 다이닝 콘서트 ‘트롯프렌즈’의 수익금 일부로 마련되며, 국내외 위기가정의 ▲생계 ▲의료 ▲주거 등 긴급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는 김용빈, 손빈아, 천록담, 춘길, 최재명, 남승민, 추혁진 등 미스터트롯3 TOP7 전원이 참여해 대표곡뿐 아니라 협업 무대 등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아티스트와 제작진은 관객과 의미 있는 연말을 나누기 위해 새로운 구성과 현장 이벤트를 준비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특히 공연 당일에는 프리미엄 코스 요리를 비롯해 포토부스, 사연 소개, ‘하이바이’ 등 관객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공연 안팎

문화

더보기
‘1인 기업’의 시대... 지속가능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위한 전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은북은 11월 18일 미래 시대의 대표 1인 기업으로 성장할 크리에이터 비즈니를 다룬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바이블’을 출간했다.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 하나로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팬을 모으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수없이 많은 콘텐츠가 업로드 되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시대의 주인공은 단연 ‘크리에이터’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 수많은 사람들 중 이 일을 ‘직업’으로 지속할 수 있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들은 단순한 ‘1인 창작자’가 아니라 기획자이자 마케터, 브랜드 운영자 등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는 1인 기업가’여야 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바이블’은 바로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콘텐츠 산업과 미디어 전략 분야에서 오랫동안 현장을 분석해 온 전략가로 꼽히는 저자가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의 구조, 수익 모델, 플랫폼 운영, 법과 계약, 위기 대응까지 ‘1인 기업으로서의 크리에이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실질적인 노하우를 총망라했다. 저자 권병민은 CJ ENM과 다날엔터테인먼트에서 디지털 전략과 신사업 기획을 담당하며 플랫폼 전환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