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7 (월)

  • 구름많음동두천 14.3℃
  • 맑음강릉 17.2℃
  • 구름많음서울 16.1℃
  • 맑음대전 16.1℃
  • 맑음대구 18.5℃
  • 맑음울산 14.9℃
  • 구름많음광주 16.4℃
  • 맑음부산 16.4℃
  • 구름많음고창 11.2℃
  • 맑음제주 14.5℃
  • 구름많음강화 13.3℃
  • 맑음보은 13.7℃
  • 맑음금산 14.6℃
  • 구름많음강진군 14.0℃
  • 맑음경주시 15.2℃
  • 맑음거제 16.9℃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사춘기의 심리적 공포

URL복사

가학과 감금의 고어 외피를 입은 성장드라마 <베스와 베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괴한의 습격으로 극한의 공포를 경험한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호러 스릴러.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을 연출한 파스칼 로지에 감독이 직접 집필하고 연출한 신작이다. 시체스국제영화제 베스트 판타스틱 영화상 부문 공식 초청됐으며, 제라르메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관객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끔찍한 사건과 트라우마

인간은 눈으로 보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들은 것이나 만진 것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 만큼 신뢰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사실은 다른 감각과 마찬가지로 시각 또한 의외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 같은 ‘시각 경험의 배반’을 표현 하거나 이용하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관객은 영화의 시각적 특성 때문에 보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지만, 선택적 보여주기라는 편집, 시간의 배열, 또는 인물의 거짓말이나 기억의 조작 등으로 진실이라 믿었던 것이 거짓인 경험을 하곤 한다.

<베스와 베라> 또한, 환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10대 소녀 베스와 베라는 엄마와 함께 이모에게 상속받은 집으로 이사를 간다. 이사한 그날밤 거구의 괴한이 습격하고 자매를 지키려는 엄마는 혈투를 벌인다. 이 사건 이후로 두 자매는 성장한 이후에도 트라우마에 빠진다. 언니 베스는 그날 밤의 일을 현실처럼 생생한 악몽으로 반복 재현하는 고통을 겪지만, 그 날의 경험을 소설로 써서 스타 작가로의 삶을 산다. 

엄마와 함께 상속받은 집에 그대로 살고 있는 동생 베라는 언니와 달리 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트라우마에 갇혀 현실과 겪리된 정신병자가 되어 있다. 언니의 구조요청 전화를 받고 옛날의 집으로 찾아간 베스는 공포에 떨면서 비명을 지르는 동생을 보며 마음이 무겁다. 엄마는 일상적 일인 듯 다소 태연한 반응이지만, 누군가에게 구타당하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여기저기 던지는가 하면 스스로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교하게 묶여있기까지 한 베라의 모습에 베스는 의문과 공포를 느낀다.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

감극과 가학이라는 소재는 파스칼 로지에 감독 특유의 작품세계지만, 전작에 비해서 고어의 수위가 매우 낮고 대중적 성향이 강해졌다. 잔인한 표현이 직접적으로는 적지만, 극단적 공포 상황과 불편한 상상들을 유도하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은 적지 않다. 이 영화는 괴한의 침입이나 인형, 고택 등 공포영화의 전형적 요소들을 나열하며 시작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는 면에서 전형성의 나열들 자체가 트릭이 되기도 한다.

가학과 감금의 고어에서 심령물을 의심하게 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본질은 성장 드라마다. 전작과는 차별되는 색깔로 마니아들의 기대와는 다를 수 있지만, 파스칼 로지에 감독은 명성답게 세련되고 영리하게 관객에게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가해자 캐릭터도 흥미롭다. 흉측한 거구지만 그의 가학 행위는 어린아이의 놀이 같은 것이다. 사회화되지 않은 어린아이가 생명을 가지고 노는 방식이 얼마나 잔인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범죄가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아이에게서 비롯된다. 부모로 짐작되는, 엄마이자 아빠인 조력자는 장난감을 제공하며 그가 아이의 세계에 머물수 있도록 한다. 그들의 사연이나 신분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도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하는 깔끔한 선택이다. 등장인물들은 가해자이건 피해자이건 모두 자신의 세계 안에서의 정신적 감금 상태가 묘사된다. 영화는 폐쇄와 단절의 공포를 다중적으로 해석해 펼친다.

호러물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사회적 공포나 일상적 공포의 강렬한 상징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상반된 성격의 10대 소녀 베스와 베라가 극한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보여준다. 사회화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는 사춘기에게 세상은 그 자체가 가학이고 공포기도 하다. 특히 꿈꾸던 미래가 좌절되고 파멸될 때의 순간은 더욱 절망적이지만, 비켜나가기 힘든 인생의 끔찍한 순간들이다. 사춘기는 환상과 현실의 괴리가 심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가장 힘겨울 때기도 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알지 못해 스스로를 의심하고 혼란에 빠지기도 하는 시기다. 무엇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부모 품안의 안락한 의존이 종결되고 생존을 위한 사투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통스럽다. 독립의 성장통인 것이다.

<베스와 베라>는 이 같은 사춘기의 심리적 공포를 비유적으로 풀어냈다. 가해자가 사회화에 실패하고 상처받은 채로 어린아이 상태에 머문 괴물인데 비해, 소녀는 부모에게 더 이상 의탁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길 결심한다. 심지어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항상 자녀의 성장에 이중적 존재이므로. 소녀는 문 밖으로 나간다. 그 세상이 잔인하고 위험하고 추할지라도.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은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서울건축박람회' 세텍서 개최...'실수요자 중의 맞춤형 정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주택 건축 및 리모델링, 인테리어 관련 다양한 정보를 한 곳에서 얻을 수 있는 '2026 서울건축박람회'가 22일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개최됐다. 지난해부터 기존의 '서울경향하우징페어'에서 명칭을 변경해 진행하고 있는 서울건축박람회는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메쎄이상은 주택 건축 및 리모델링, 인테리어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전원주택·인테리어 전문 박람회로 옥외에 실제로 전원주택 집을 직접 지어 체험하며 오감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내에서는 내외장재, 구조재, 단열재, 냉난방·환기설비재, 가구·홈인테리어 등 건축자재 전 품목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신 주거 트렌드를 반영한 분야별 특별관이 운영된다. △전원주택 설계/시공 특별관 △홈스타일링·데코 특별관 △정원·조경·가드닝 특별관 △농촌체류형쉼터 특별관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 기업과 최신 제품 및 기술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참관객을 위한 실질적인 맞춤형 상담관도 마련된다. △건축주 상담관에서는 예비 건축주를 위한 1:1 컨설팅이, △인테리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후보자 추경호 확정...“보수 무너지는 것 막는 마지막 균형추 될 것”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후보자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확정됐다. 국민의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 겸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당내 경선 결과 추경호 후보가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후보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은 4월 24∼25일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개 기관, 각 1000명) 결과를 각 50% 비율로 반영했다. 선거인단 투표는 선거관리위원회 위탁경선 투표 및 ARS(Automatic Response System, 전화 자동응답시스템) 투표로 진행됐다. 최종 결과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수치를 선거인단 유효투표수 기준으로 환산한 값을 합산한 뒤 이를 100% 기준 비율로 변환하고 후보별 가·감산점을 적용해 확정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경기도 평택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 국민의힘 후보자로는 유의동 전 의원을 단수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추경호 의원은 26일 국민의힘 대구광역시당에서 수락연설을 해 “대구시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서는 대구(광역시) 경제 살리기와 함께 제게 또 하나의 중요한 임무를 주셨다”며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1주택자 실거주 양도소득세 감면은 필요...비거주 감면은 축소해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사진) 대통령이 부동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와 관련해 실거주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비거주의 경우엔 양도소득세 감면을 축소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열심히 일해 번 돈에도 근로소득세 내는데 주택양도소득에 양도세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 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사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더구나 고가주택에) 양도세를 깎아 주는 것은 주거 보호 정책이 아니라 '주택 투기 권장 정책'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살지도 않을 집에 오래 투기했다고 세금 깎아주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게 세금폭탄이냐?”라며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더 늘리는 게 맞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부 야당이 낸 장특공제제한 법안은 정부와 무관한데도 마치 대통령이 낸 법안인 것처럼 조작해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진보당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 국토교통위원회, 국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