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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보다 중요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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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저항한 노르웨이 민간인들의 숭고한 정신 <12번째 솔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2차 세계대전 나치에 점령된 노르웨이의 저항군 12명이 나치를 함락시킬 ‘마틴 레드 작전’에 투입된다. 하지만 작전 도중 발각돼 11명은 체포되고 얀 볼스루드만 혼자 총상을 입은 채 탈출에 성공한다. 나치 친위대 커트 스테이지는 명예를 걸고 마지막 군인을 추격하고 얀은 극한의 상황에 서 기적적인 생존을 이어간다. 전쟁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노르웨이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전체 1위를 달성했다.

생존 자체가 희망

<12번째 솔저>는 전쟁 영웅 실화지만 장르적으로는 생존물에 가깝다. 추격해오는 나치의 압박과 극한의 추위, 눈사태, 굶주림, 총에 맞아 괴사되는 발 등 각종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는 한 남자의 눈물겨운 생존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처절한 사투 과정에서 긴박한 상황들과 액션 등 볼거리도 등장한다. 설원에서 스키를 타고 도주하는 주인공에게 전투기가 추격하는 장면, 독일군의 총격 속에서 순록에게 매달려 달리는 장면 등은 특히 화려하고 인상적이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설경과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오로라, 순록떼, 스키 등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코드들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여타 전쟁 영웅 실화와 달리 한 사람이 아닌, 공동체를 영웅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문과 총살 속에서 죽어간 11인의 군인들, 목숨을 걸고 얀을 돕는 주민들의 희생은 ‘실패한 작전의 마지막 생존자’ 얀이 살아야한 이유다. 어떤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던가 기밀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생존 자체가 곧 희망이고 저항이다. 그것은 불가능을 극복한 기적이며, 나치의 명예에 대한 도전이자, 노르웨이의 마지막 희망이고 상징이며, 생명에 대한 존엄이다.

일제치하에 독립투사들이 그랬듯 영화 속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저항한다. 평범한 주민들의 조력 또한 군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는 싸움이다. 이들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11인의 군인들 또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죽을때까지 동료를 배신하지 않는다. 한 군인은 고문 속에서 죽어가면서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전부라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얀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이유도 바로 그 가치 때문이다.

참혹하지만 따뜻한

영화는 애국적 코드가 진하면서도 압제에서의 저항과 생명의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기에 공감대가 넓다. 하지만, ‘가치’에 대한 전달의 구체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얀의 생존을 위한 사투의 생생한 묘사에 비해, 그가 어떻게 국민적 희망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추상적이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와 연기, 매끄러운 진행에도 불구하고 장대한 울림을 줘야 할 부분에서 밋밋한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영화는 반복적으로 이에 대해 설명한다. 왜 우리가 이토록 열심히 그를 돕는지, 왜 그는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왜 나치는 그를 잡으려 하는지. 하지만 그 이유들은 대사를 통해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될 뿐, 통찰력있는 시각으로 한 걸음 나아가지 못한다. 때문에 이 영화의 메시지와 캐릭터는 다소 상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조력자들의 희생과 저항은 감동을 주는데 그것은 사실적 연출과 더불어 이 영화가 실화라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참혹한 순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인간미가 넘치는 따뜻한 이야기라는데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 있다. 실화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신과 함정이라는 예상가능한 반전이 없는 것이 긴장감은 감소시킬지 몰라도 훨씬 영화적으로 신선하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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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말부터 지방선거 모드 돌입?...대장동보다는 민생·범죄 예방에 더 당력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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