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5 (목)

  • 흐림동두천 -0.5℃
  • 구름많음강릉 5.8℃
  • 맑음서울 0.3℃
  • 구름많음대전 1.0℃
  • 흐림대구 4.9℃
  • 흐림울산 6.5℃
  • 흐림광주 3.4℃
  • 흐림부산 7.6℃
  • 흐림고창 2.5℃
  • 구름많음제주 8.0℃
  • 맑음강화 -0.8℃
  • 흐림보은 -0.4℃
  • 흐림금산 0.7℃
  • 구름많음강진군 4.2℃
  • 흐림경주시 5.7℃
  • 흐림거제 7.5℃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열정과 혁신의 예술가

URL복사

칠리 곤잘레스의 삶과 음악 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닥치고 피아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그래미상을 수상한 작곡가이자, 래퍼이자 피아니스트, 천재 예술가이자 괴짜 뮤직 엔터테이너인 칠리 곤잘레스의 삶과 음악 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필립 예디케 감독의 데뷔작으로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다

광기와 괴짜의 아웃사이더

칠리 곤잘레스라는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음악은 낯익을 것이다.
2010년 애플 아이패드 광고 음악에 사용된 ‘Never Stop’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작곡가다. 90년대 후반 몬트리올에서 베를린, 파리를 거치며 클래식과 재즈로 기른 피아노 기술과 래퍼 스타일로 언더 그라운드 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그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알리게 된 것은 그래미상 올해 의 앨범을 수상한 다프트 펑크의 4집 ‘랜덤 액세스 메모리즈(Random Access Memories)’ 중 ‘위드인(Within)’으로 노래를 함께 작업하면서다. 다프트 펑크 뿐 만 아니라 파이스트, 자비스 코커, 피치스, 드레이크 등 세계 유명 아티스들에게 영감을 주고 계속해서 협업하며 천재 엔터테이너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예술적인 부분 외에도 도발적인 언행과 강렬한 캐릭터로도 눈길을 끈다. 어느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인물임을 뒷받침하듯 천재, 아웃사이더, 아티스트, 매니악, 엔터테이너 등 많은 수식어들을 가졌다. 솔로 콘서트에서 27시간 이상의 피아노 연주로 기네스 기록까지 소유한 특이한 이력은 그의 열정과 기행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광기에 가까운 언동과 상반되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반전의 매력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가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해서 독특한 행동을 해왔다면 그의 예술적 깊이는 현재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곤잘레스는 자신과 자신이 보는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음악과 자기 자신을 모두 동원했다.

유머와 인간미, 통찰과 깊이

영화는 무대 위 페르소나를 따라 그의 세계를 탐구한다. 독창성과 유머,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삶과 내면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곤잘레스는 진지한 인터뷰 발언을 쏟아내는데, 인생과 예술에 대한 깊은 통찰과 고민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부분 때문에 이 영화가 단순한 괴짜 예술가의 기록이나 콘서트 장면이 이어지는 음악 다큐를 넘는 감동을 준다. 실험적인 성격과 근본적인 토대가 어우러지는 그의 음악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즉흥적으로 보이는 그의 발언과 행동들은 사실 상당한 깊이와 통찰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이미 그의 무대가 원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면이지만 영화는 곤잘레스 예술이 담고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의 철학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

곤잘레스는 어려서 아웃사이더였냐는 질문에 “아웃사이더도 하나의 배역이에요. 그 역을 맡기로 하고 아웃사이더로 사는 겁니다. 인사이더가 되는 만큼 순응주의적인 행동이죠”라는 답변을 한다. 예술이나 인생의 속성을 꿰뚫는 솔직한 발언인데, 자신조차도 하나의 배역이라고 생각하는 이 같은 세계관을 무대에 세울 대역을 뽑는 오디션을 여는 방식으로 그는 표현한바 있다.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으로 콘서트를 보는 듯한 음악 다큐의 매력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곤잘레스의 세계를 인터뷰 영상과 언더그라운드 씬 공연, 필하모닉 공연 장면 등 다양한 영상들을 감각적 영상언어와 적절한 편집으로 표현했다.

<닥치고 피아노!>는 그의 음악과 삶이 상호작용하는 양 측면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주는 것과 동시에 시대를 대변하는 독창적 예술가에 대한 헌사와 고찰이다. 또한, 현대에 희귀한 ‘열정’과 그토록 자주 부르짓지만 실체가 모호한 ‘혁신’이라는 단어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자극과 영감을 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불법·허위조작정보 인정된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 법률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불법·허위조작정보로 인한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개최해 여권 주도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 제44조의7(불법정보 및 허위조작정보의 유통금지 등)제1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법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2의2. 공공연하게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해당 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에 대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가.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나.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라고, 제2항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서 다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