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대전 대덕구청(구청장 박정현)이 방송인 김제동 강연을 추진하면서 ‘천만원대’ 강연료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특정 정치이념 주입 음모’로 규정했다.
대덕구청은 오는 15일 한남대 성지관에서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 하는 청소년아카데미’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덕구의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에 따르면 김제동에게 90분 강연 대가로 지급될 강연료는 ‘1550만원’에 달한다.
한국당 의원들은 3일 입장문에서 “대덕구는 재정자립도 16%대의 열악한 재정상태로 자체수입으로는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는 실정”이라며 “2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1550만원을 주고 강사를 모셔와 문재인 정권에 코드를 맞출지는 모르지만 구민 정서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강사 섭외는 구청장이 학생, 구민에게 특정 정치이념을 주입하려는 음모”라며 “구청장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대전시의회 의원 등을 거쳐 작년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대덕구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대덕구민 아카데미에 참여한 구민들을 대상으로 초청 강사 설문조사를 했을 때 김제동 씨가 1순위였다”고 주장했다. 거액 강연료 논란에 대해서는 “작년 8월 정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혁신교육지구사업 예산 일부를 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제동은 앞서 KBS에서 받는 거액의 출연료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작년 10월 KBS공영노조는 성명에서 “KBS 1TV ‘오늘밤 김제동’ 출연료가 회당 35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월~목요일까지 한 주에 1400만원, 한 달을 4주로 잡더라도 월 5600만원을 받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이언주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의 김제동 출연료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이 의원은 “단순계산 연봉으로 따지면 7억원 정도가 된다”며 “대체 무슨 기여를 하고 있다고 사장이나 임원 연봉의 서너 배가 넘는 돈을 김제동 씨가 받아간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제동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 입장을 표명해왔다.
‘오늘밤 김제동’은 친북(親北) 논란도 일으켰다. 작년 12월 이 방송에 출연한 ‘위인맞이환영단’ 관계자는 “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팬” “(김정은은)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지금 (북한) 경제발전이나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팬이 되고 싶었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은 다른 패널들이 해당 발언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며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