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8 (금)

  • 맑음동두천 2.7℃
  • 맑음강릉 8.3℃
  • 맑음서울 4.3℃
  • 맑음대전 5.7℃
  • 맑음대구 7.0℃
  • 맑음울산 7.4℃
  • 구름조금광주 7.7℃
  • 맑음부산 7.9℃
  • 맑음고창 7.4℃
  • 구름많음제주 11.3℃
  • 맑음강화 3.0℃
  • 맑음보은 3.9℃
  • 맑음금산 5.9℃
  • 구름조금강진군 9.2℃
  • 맑음경주시 7.3℃
  • 맑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문화

위로·화합의 공간 ‘서소문성지’서 만나는 ‘한국현대조각 100년’

URL복사

프란치스코교황 무릎꿇고 눈물로 기도한 곳
서소문역사공원·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개관
44위 성인, 복자 27위 탄생한 세계적 성지
김영호 교수 기획 ‘한국현대조각의 단면’전, 7월 25일까지



[이화순의 아트&컬처] 2014년 세월호 사건 발생 후 방한해 수많은 한국인들을 위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억한다. 당시 교황이 무릎꿇고 기도를 올려 감동을 더했던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그곳이 서로 위로하고 화합하는 역사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지상은 서소문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으로 조성돼, 특별전시 ‘한국현대조각의 단면’전과 상설전시로 손님을 맞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심신의 힐링은 물론, 우리 역사속의 신앙의 선조들을 만나고, 한국조각의 근현대사 100년 궤적을 만나볼 수 있다.




서소문은 조선시대 중국으로 향하던 중요 관문이었으며 형장이 있었다.  서소문 밖 형장에서는 1801년의 신유박해 이래 1871년 무렵까지 수많은 신자들이 처형됐고, 그중 44명의 순교자는 103위 성인으로, 27명의 순교자가 복자 124위에 포함됐다.


세계적 순교성지임에도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과 청소차 주차장 등으로 방치되었던 서소문 밖은 가톨릭 서울대교구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서울 중구청에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 자원화 사업’을 제안해 8년 만에 상전벽해의 성과를 이루게 됐다.




서소문역사공원은 수목 45종 700여 주와 초화류 33종 9만 500여 본으로 녹지로 조성했고, 그 속에 순교자현양탑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기념 제대, 노숙자 예수상이 설치돼 있다. 특히 박해시대 사형집행자들이 순교자들을 처형한 후 칼을 씻은 뚜께우물을 원래 장소에 복원해 놓았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전시와 문화 행사를 통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을 위로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공간으로 140여 종의 교회사와 조선 후기 사상사 사료가 상설 전시되어 있다. 또 레퀴엠이 상설 공연될 예정이다. 1만여 권이 소장된 도서관과 기획 전시 공간이 시민들의 쉼터로 개방되었다. 특히 정하상 기념 소성당으로 교황청 승인 아시아 최초의 국제 순례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하늘에 매달린 형태 없는 공간 ‘하늘 광장’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 입장하면  ‘기념 전당’이라는 일종의 메모리얼 홀과 메모리얼 플라자가 있고, 그곳 한복판에서 ‘하늘 광장’이라는 신성시되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가로 25m 세로 25m의 홀인데 땅에 결속하지 않고 하늘에 매달려 있다. 4면의 벽이 하늘에 매달려서 열려 있다. 형태가 없는 공간이다. 차원이 다른 이 곳은 기존의 건축물에 익숙한 사람들로 하여금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조용히 내면으로 침잠하게 만드는 상당히 새로운 공간이다.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설계는 2014년 국제현상설계에 당선된 윤승현 중앙대학교 교수(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 소장)가 맡아 완성했다.


특별기획전 ‘한국현대조각의 단면’전


7월 25일까지 열리는 '한국 현대조각의 단면'전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개관 기념 특별기획전으로 마련됐다. 
김영호 미술사가겸 중앙대학교 교수(미술학부)가 한국근현대조각 100년의 계보를 정리하는 대규모 전시로 기획했다. 내년이면 한국에 서구적 근대조각의 유입된지 100년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조각가로 근대 조각계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했던 김복진(1901-1940)의 도쿄미술학교 조각과 입학을 시발점으로 한다.


김영호 전시감독은 “이번 기획전은 ‘박물관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전시회’로 기존의 영역화된 전시 문화의 관례를 넘어서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 근현대조각 100년의 계보를 정리하고 한국 근현대조각의 미의식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의의를 전했다.


격변의 근대기에 형성되어 온 우리나라 근현대 조각사의 계보를 정립하는 일은 녹록지 않은 일이다.
청년 김복진을 비롯한 대부분이 일본 유학생이던 1세대 조각가들은 인체 탐구에 기반을 둔 당대의 고전적 조형방식을 받아들이며 선구자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시간이 흐르고 광복과 분단 그리고 전쟁의 상황을 겪으며 등장한 한국 조각 2세대 작가들은 서구로부터 유입된 구상조각의 형식을 서둘러 극복하기 시작했다. 1950년대 후반에 이르면 비구상(추상) 조각을 받아들여 객관적 재현을 넘어 새로운 조형성에 격정의 시대와 실존적 자의식을 담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 실험과 모색을 위한 다양한 조형방식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급기야 한국조각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확장됐다.




이번 특별기획전의 구성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우선 근대 구상 조각의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근대 구상조각의 도입(1930년대-1950년대)’은 김복진을 비롯한 1세대 조각가들 김만술, 윤승욱, 김경승, 윤효중, 권진규, 백문기, 김세중, 전뢰진 등 9명의 작가를 대부분 동영상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아쉽게도 이 시기의 작품들은 대부분 소실되어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서구 고전주의 조각의 경향을 나름의 시각으로 받아들인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본 전시는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현대조각의 시원-비구상(추상)’에서는 대상의 해석과 변형에 기반한 비구상 조각을 비롯해, 철재와 용접 기법을 통해 물성을 강조하는 추상 작업들 중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에 제작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종영, 김정숙, 윤영자, 강태성, 김영중, 송영수, 최종태, 오종욱, 최의순, 최만린, 문신, 박종배, 정관모, 엄태정, 박석원 등 15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2부 ‘오브제·설치’에서는 1970년대 이후 실험과 모색의 과정에서 태어난 오브제들과 설치적 경향의 작업이 소개되어 다변화되어가는 한국 현대조각의 위상을 볼 수 있다.
백남준, 이승택, 조성묵, 윤석남, 김광우, 심문섭, 전국광, 최인수, 변종곤, 안규철, 문인수, 원인종, 정현, 심영철, 윤영석, 서도호, 김종구, 이수경, 이재효, 권석만, 박선기, 성동훈, 김기철, 최우람, 한진수, 뮌, 금민정 등 27명의 작가 작품이 선보인다.


마지막 3부 ‘신형상’에서는 이번 특별기획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향의 형상조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김영원, 홍순모, 이종빈, 박헌열, 배형경, 류인, 이용덕, 임영선, 이불, 구본주, 신미경, 조정화, 안재홍, 천성명, 권대훈, 이환권, 권오상, 최수앙, 이동욱, 박영철 등 20명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2일 오후 3시 박물관내 세미나실에서 한국 근현대조각사의 계보와 시대별 작품에 담긴 한국인의 미의식을 학술적으로 모색하고 담론을 확장하기 위한 '한국 근현대조각 100년의 계보' 주제의 학술대회도 마련된다.


이 전시를 위해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영순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최열 미술평론가, 조각가 정현(홍대 미술대학원 교수), 정준모 미술평론가, 조은정 미술평론가, 조각가 이용덕(서울대 미대 교수)가 초대작가 선정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1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오픈에 함께 한 염수정 추기경은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계획하셨고 순교자들이 그것을 마련해 주셨다”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아울러 “이제 시작이다. 이곳을 찾는 세계의 시민들이 더 큰 영적인 기쁨과 위로를 느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달라”면서 “이곳이 순교성지이며 순례지인 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깊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찾는 장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소망했다.


김영호 감독은 “이번 특별기획전이 아름답게 조성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상설전시 유물들과 어우러지면서 한국 근현대사를 수놓은 선인들의 장대한 삶의 궤적을 조망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추경호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표결 불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 반대 4명, 기권 2명, 무효 2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표결에 불참했다. 현행 헌법 제44조제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호 의원은 신상발언을 해 “저는 계엄 당일 우리 당 국회의원 그 누구에게도 계엄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하거나 유도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 그 누구도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추경호 의원은 “저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문화

더보기
이희준 특별전 개최... 출연작과 함께 연출작도 상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 성북구 소재 성북문화재단 아리랑시네센터에서는 독립영화 배급사 필름다빈과 협업해 오는 11월 30일(일) 배우 이희준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배우로 널리 알려진 이희준의 작품 세계는 물론, 그가 직접 연출한 단·중편 영화까지 함께 조명하는 자리로, 배우와 감독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희준 특별전은 두 가지 섹션으로 진행된다. 1부 ‘배우 이희준’ 섹션에서는 이희준이 출연한 강진아 감독의 장편 ‘환상 속의 그대’를 비롯해, 2부 ‘감독 이희준’ 섹션에서는 이희준이 직접 연출한 단편 ‘병훈의 하루’와 중편 ‘직사각형, 삼각형’을 상영한다. 특별전에는 이희준과 영화 전문가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돼 있으며, 배우와 감독으로서의 경험, 창작 과정, 독립영화 현장에서의 의미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아리랑시네센터는 이번 특별전은 ‘배우 이희준’과 ‘감독 이희준’의 두 세계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시도라며, 지역 주민 및 영화 팬들이 이희준 배우와 감독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 장소는 아리랑시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