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11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생존을 위한 침묵 기술

URL복사

크리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바이벌 어드벤처 장르 뒤섞은 <사일런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동굴탐사 도중 우연히 발견된 고대 괴생명체가 지하에서의 봉인이 풀려나 지구를 공격한다. 팀 레본의 소설이 원작이며, <애나벨>의 존 R. 레오네티 감독의 신작으로 <콰이어 플레이스> <버드박스>를 연상시키는 장르물이다. 키에넌 시프카, 스탠리 투치 주연, 미란다 오토가 출연한다. 

‘소리나는 대상’을 공격

크리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바이벌 어드벤처 장르를 뒤섞은 영화다. 지하 깊숙한 곳에서 생존을 해왔던 특성탓에 시력이 퇴화된 크리처는 거대 박쥐 같은 모습으로 떼지어 날아다니면서 ‘소리나는 대상’을 무차별 공격한다. 몇 년 전 사고로 청각을 잃은 대학생 앨리와 그녀에게 각별한 걱정과 관심을 가진 아버지를 비롯해 엄마와 외할머니, 남동생, 글렌 아저씨는 조용한 곳을 찾아 피난을 떠난다.

영화의 본질은 당연히 이 같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인간은 어떻게 공격당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상상의 즐거움 그 자체다. <사일런스>는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들을 연속적으로 배치해서 장르적 재미를 준다. 

이를테면 필연적으로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버려진다던가, 또는 크리처의 속성을 잘 이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에피소드들이 나열된다. 이 과정에서 최근 유행하는 청각적 긴장감으로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 끈끈한 가족애와 로맨스,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성장, 생존을 위한 인간의 이기심과 냉혹함, 집단의 이상 심리 등도 더했다. 이 크리처들이 소음 공해와 함께 진화해온 문명에 대한 응징의 존재라는 은근한 인상도 풍긴다. 소리나는 것을 공격한다면 도시는 가장 위험한 곳이 아니겠냐는 여주인공의 생각대로 괴생물체들이 도시를 처참히 파괴하는 모습이나, 자동차 같은 소리나는 문명의 기기를 버리고 최대한 원시적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 생존법이 되는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특히, 핸드폰 등 IT 기기들이 테러의 무기로 사용되는 부분은 노골적인 반문명적 메시지를 던진다. 소리가 아닌 수화라는 동작으로 소통을 하는 앨리와 그의 가족은 오히려 소리없는 시대를 살아가기에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춘것처럼 보인다. 

한편으로 도시 소음의 스트레스를 크리처들이 역설적으로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웃기기도 한다. 



저예산 장르물 특유의 재미

물론 대부분의 장면들은 어디서 본 듯한 것들, 그것도 여러차례 본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법칙 안에서 전개되는 살짝 변형된 뻔한 전개나 설정도 여전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사일런스>는 장르물을 대중적으로 만든 영화라기보다는, 마니아들을 겨냥한 영화로 보이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그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구성이다. 전반부에 캐릭터 설명 등의 드라마 전개가 있었던 것에 반해 후반부는 불균형하고 무성의하게 결론이 나서 마치 시리즈물의 한편같은 형식이다. 개연성도 과하게 무시된다. 어느 정도의 개연성 위배는 눈감는 스타일의 영화임을 감안해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수준이라 아쉽다.

어떤면으로도 임팩트가 강하거나 깊이있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 영화 저 영화의 인상적 설정이나 캐릭터를 겉핥기식으로 조금씩 모아 놓은 메들리 같다고 할까. 이 같은 요소들이 장르적 진부함을 부각시킨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전개는 미덕이다. B급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했고, 변형과 디테일의 부족 등 한계가 많은 작품이지만 저예산 영화가 추구하는 특유의 재미를 제법 획득했다. 잔혹한 표현의 수위가 낮고 긴장감의 수위마저 압박적이지는 않아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져가는 동대구농협의 셀프 입·출금 의혹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 2월 대구지역 한 단위 농협이 조작된 초대장을 근거로 개인 계좌에 임의로 후원금을 입금한 뒤 이에 대한 항의를 일방적으로 출금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금융기관이 공금인 조합 자금을 집행함에 있어 당사자 확인 조차 없었다는 점과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여·수신 절차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합자금 집행하며, 당사자 확인조차 안해 동대구농업협동조합(이하 동대구농협)은 지난 2월 28일 농협 법인 계좌에서 A씨 계좌로 A씨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현금 100만 원을 입금했다. 동대구농협측에 따르면 A씨의 지인 B씨가 ‘수성구 자율방범대’ 척사대회 행사 초대장을 전하며, 후원을 요청했고, 동대구농협 측은 B씨와 A씨 간 사전 협의된 것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다. 동대구농협측은 공익기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다같이 동행기금’에서 후원하기로 결정하고, ‘수성구 자율방범대 대장 A씨’ 명의 계좌로 100만 원을 입금했다. 문제는 동대구농협이 이러한 후원 요청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대장에는 행사목적과 행사 일시, 장소 및 행사주체가 표기되어 있었으

정치

더보기
與 지도부 ‘총선 참패’ 책임지고 줄줄이 사퇴...차기 지도체제 논의 본격화 전망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22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줄줄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차기 당 지도체제를 놓고 당내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민께 드린 정치개혁의 약속이 중단 없이 실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 패배에 대통령실과 공동 책임도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 책임"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고, 그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를 놓고는 "특별한 계획은 없고 어디서 뭘 하든 나라 걱정하며 살겠다"고 답했다. 다만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커져가는 동대구농협의 셀프 입·출금 의혹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 2월 대구지역 한 단위 농협이 조작된 초대장을 근거로 개인 계좌에 임의로 후원금을 입금한 뒤 이에 대한 항의를 일방적으로 출금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금융기관이 공금인 조합 자금을 집행함에 있어 당사자 확인 조차 없었다는 점과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여·수신 절차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합자금 집행하며, 당사자 확인조차 안해 동대구농업협동조합(이하 동대구농협)은 지난 2월 28일 농협 법인 계좌에서 A씨 계좌로 A씨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현금 100만 원을 입금했다. 동대구농협측에 따르면 A씨의 지인 B씨가 ‘수성구 자율방범대’ 척사대회 행사 초대장을 전하며, 후원을 요청했고, 동대구농협 측은 B씨와 A씨 간 사전 협의된 것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다. 동대구농협측은 공익기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다같이 동행기금’에서 후원하기로 결정하고, ‘수성구 자율방범대 대장 A씨’ 명의 계좌로 100만 원을 입금했다. 문제는 동대구농협이 이러한 후원 요청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대장에는 행사목적과 행사 일시, 장소 및 행사주체가 표기되어 있었으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