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최근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동한 미상항적과 관련해 ‘전투기 대응출격’에 나선 군(軍) 당국의 “알고 보니 새떼” 주장에 대한 반박이 나왔다. ‘조류박사’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는 ‘조류(鳥類)연구 40년에 이런 새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시 10분께 북한 지역에서 남하하는 미상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됐다. 군은 전투기 등 군용기들을 출격시켰으며 KT-1 훈련기 조종사는 이 항적이 세떼(기러기)임을 확인했다.
이상이 군 측 주장이지만 윤 교수 분석은 다르다. 그는 5일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러기, 고니는 겨울철새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여름철새는 4~5월이면 다 내려왔다. 7~8월은 새들의 번식기여서 거의 이동이 없는 때”라고 밝혔다.
또 “새 연구를 40년 넘게 했지만 7월에 북쪽에서 남으로 새떼가 내려온다는 얘기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군에 따르면 ‘새떼’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태백산까지 200여km 거리를 ‘시속 90km 안팎 속도’로 ‘3~3.5km 상공’에서 비행했다. 윤 교수는 “산이 높지 않은 한반도를 찾는 철새는 생각보다 높이 날지 않는다. 100~150m 높이로 나는 새가 많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국방태세에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백령도, 2함대 등 여러 부대에서 새 특성, 습성 강연을 했다. 당시 우리 레이더가 낡아 새 구분을 잘 하지 못했다”며 “선진국인 영국에서 레이더를 봤는데 오니, 고니떼가 대형을 이뤄 날아가는 항적이 선명했다”고 말했다.
‘북한 목선(동력선) 셀프입항’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는 군은 이번 미상항적 남하 사태를 둘러싼 갖은 의혹들을 강력부인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노컷뉴스에 “북에서 전투기가 내려온다는 상황전파는 없었다”며 “(일부 군사전문가 등) 개인의 주장을 언론보도로 보기 어려워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공군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