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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영환 칼럼] 믿음직한 克日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리스트] 최근 연 2주에 걸쳐 일본 오사카와 시즈오카에서 4회 개최된 방탄소년단(BTS) 공연에 21만의 일본 관객이 모여들었다. 티켓 정가가 1만1,340엔(약 12만 원)이니 그들은 일본에서 공연수익만도 최소 25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14일 시즈오카 공연은 일본 전역 277개 영화관에서 ‘라이브 뷰잉’으로 생중계돼 일본 팬들을 열광케 했다. 한류가 경색된 한일관계의 빗장을 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6일간 일본에 머물며 일본 정부가 한국에 수출규제 대상으로 묶은 3개 소재의 ‘긴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귀국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장기전을 대비한 비상대책을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포브스(Forbes)> 평가 세계 기업 순위 14위로 일본 기업 중 삼성전자보다 우위인 기업은 12위인 토요타자동차뿐이었다. 그런 삼성전자의 이 부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으로 달려가 소정의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감성’으로, 

이재용은 ‘이성’으로 빗장 푸는데…
 
그런데 한일관계 경색을 앞장서 풀어야 할 외교부장관은 일본이 아닌 아프리카로 날아갔다. 청와대 역시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달려가 ‘뒷북’ 대응만 했다. 정치와 행정에서 일본으로 날아간 사람은 공식보도로는 과장급 2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홀대받았다는 내용이 전부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한술 더 뜬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라도를 찾아 “전남 주민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라고 말하자 페이스북에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죽창가>를 공유했다.
 
조 수석은 12일 한 언론사 칼럼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념과 정파를 떠나 구호가 아닌 실질적 극일(克日)을 도모하자”고 했다. 21세기판 임진왜란과 의병운동이 선동되어지는 이 상황에서 말이다.
 
정치는 선동적 극일을 얘기하고 행정은 눈치를 보며 일본을 멀리하는 사이, BTS는 일본인의 감성을 실력으로 사로잡았다. 이 부회장은 냉철한 이성으로 일본에 대응하는 듯하다. 이런 모습이 참 극일이다.
 
“실질적 克日 도모하자”

정부 구호가 오히려 공허
 
일본의 부당한 으름장에 맞서 우리를 지켜야 한다는 ‘뜨거운 가슴’은 좋다. 그러나 나라의 경제가 걸린 문제고,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문제다. 냉철하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극일이어야 한다.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될 것이며,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과기정통부장관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소재부품 국산화는 2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부품ㆍ소재산업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소재·부품이 강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선언과 함께 2001년부터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폈다. 2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지금도 20년이 걸린다고 정부는 말한다. 장관의 진단과 대통령의 처방이 이렇게 다르다. 부품ㆍ소재산업의 도약은 당장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



 



부품ㆍ소재대란, 

장관 진단과 대통령 처방 ‘엇박자’
 
우리나라 사람 중 일본에 대한 앙금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축구 한일전에 우리는 모두가 한마음이다. 극일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생각하면서 냉철하게 나가야 한다. 정치와 행정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 BTS와 이재용 부회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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