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엄연한 대한민국 영토인 서해 ‘함박도(咸朴島)’에 ‘북한군’이 주둔 중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국방부가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북한군 주둔 도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와 달리 국방부는 이 섬을 NLL 이북의 섬, 즉 북한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함박도는 서해 NLL 인근에 있는 작은 섬이다. 해수부 ‘연안포털 무인도서(島嶼)정보’에 의하면 면적 1만9,971㎡의 이 섬은 해도(海圖)번호가 311이며 지번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다. 인천항과는 55.2km, 인근 유인도(有人島)인 볼음도와는 11.1km 떨어져 있다.
함박도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지만 한 때 개발이 검토되기도 했던 한국 영토다. 인천시는 이 섬을 고흥 조선타운 조성사업(2008~2013년) 대상지역에 포함시켰다. 조선소 및 조선기자재 업체 등이 입주하는 배후단지 조성도 계획됐다.
그러나 함박도에는 현재 북한군이 주둔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서해 NLL 일대 도서 중 암석지대로 된 하린도, 웅도, 석도 등을 제외한 20개 섬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20개 섬에는 아리도, 대수압도 등은 물론 함박도도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의 북한군이 언제부터 함박도에 주둔했는지에 대해서는 “대북(對北) 정보사항이라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구글어스 위성지도를 확인하면 2009년 7월까지는 숲 밖에 없는 ‘무인도(無人島)’였다. 최소 2009년 7월 이후 어느 시점에 북한군이 이 섬에 들어온 셈이다.
구글어스 위성지도에서의 함박도에는 작년 7월 기준으로 회색 시멘트 건물 옆에 공터가 닦여 있는가 하면 ‘태양광 시설’로 보이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멀쩡한 대한민국 땅에 북한군이 주둔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로 지킨 나라 땅을 눈 뜨고 내줬다”며 “이제 이 나라가 정녕 망하려는 건가. 국방장관은 당장 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엎드려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북한군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함박도에 주둔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