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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낳은 또 다른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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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계의 미묘한 갈등과 내면을 파헤친 스릴러 <누구나 아는 비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동생의 결혼식 파티를 찾은 라우라의 딸이 유괴되자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숨겨온 과거의 비밀이 드러난다. <세일즈맨>,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2회 수상의 거장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신작이다. 실제 부부이기도 한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이 출연했다. 제71회 칸영화제 개막작이다.



범인은 가까운 사람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라우라는 동생의 결혼식을 위해 어린 아들 딸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작은 마을의 고향을 방문한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 모두 반갑게 라우라 가족을 맞이하고 결혼식 피로연에서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 파티 중에 라우라는 자신의 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친구이자 과거 연인인 파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파코는 집을 수색하다 유괴사건 신문기사를 오려놓은 조각더미를 발견하고 직감적으로 라우라의 딸이 유괴됐음을 감지한다. 그때 라우라의 핸드폰으로 딸의 유괴를 경찰에 알리지 말라는 협박문자가 도착한다.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전직 경찰의 도움으로 딸의 행방과 범인을 추리해간다. 이 과정에서 수상하고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드러나고 가족들마저 서로를 의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모두가 알았지만 숨겨왔던 비밀이 드러난다.



이란 출신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새로운 배경으로 선택한 스페인의 시골 마을은 서정적이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라우라가 처음 도착했을 때 뜨겁게 포옹하는 가족들과 옛 친구, 그리고 떠들썩한 결혼식 파티는 고전적 마을 특유의 인간 관계의 행복감과 유대감을 보여준다. 도입부의 이 같은 일면들은 그 이면의 이기심과 편견, 갈등, 폐쇄성 등을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는 범인을 추리하는 미스터리물의 기본 구조를 따르지만, 추리 자체보다는 유괴사건을 매개로 드러나는 심리와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미묘한 긴장감과 수상한 공기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인간 내면의 모순을 드러낸다.


명배우들의 명연기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무심한 듯 건조한 시선으로 숨겨진 내면, 가족관계의 모순과 갈등을 파헤친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심리 표현과 절제된 묘사, 전개 방식이 흥미를 끈다. 하지만, 고조감과 대비감을 위한 서론이 필요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내밀한 무언가를 건드리고 폭로하는 날카로움도 전작에 비하면 평이하다.


부족한 부분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메우고 있다. 모든 등장인물이 사실적이고도 섬세한 내면 연기로 몰입감을 높인다. 특히, 페넬로페 크루즈와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라우라 역을 맡아 특유의 우아한 면모에서부터 극도의 불안과 황폐해진 내면까지 열연하며 스토리보다 극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강렬한 캐릭터가 여전히 각인돼있는 하비에르 바르뎀은 라우라의 친구이자 옛 연인인 파코 역을 맡아 명연기를 펼친다.


페넬로페의 데뷔작이기도 한 1994년 작 <하몽 하몽>에서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 두 배우는 <사랑은 건강을 심하게 해친다>, <라이브 플래쉬>,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카운슬러>, <에스코바르>에 동반 출연하며 부부이자 2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동료배우다. 이 같은 이력답게 두 배우는 일곱 번째 함께 출연한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케미를 선보인다. 심지어 밋밋하고 긴 호흡의 전반부조차 배우들이 불어넣은 생기와 공간의 미술적 효과가 지루함을 상당부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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