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2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갓끈별곡

URL복사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리스트] 고전에서의 갓끈은 고귀함이다. 초나라 굴원(屈原)은 〈어부사(漁父詞)〉에서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을 것이요(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것이다(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라 했다.

이처럼 맑은 물에 씻어 몸보다 정갈하게 간수해야 하는 갓끈은 고귀함의 상징이었다.



고 신영복 선생은 저서 《강의》에서 〈어부사〉의 갓끈을 ‘이상’으로 비유한다. 그리고 발을 ‘현실’로 비유해 굴원의 명문구를 ‘현실과 이상의 지혜로운 조화’로 해석한다.

그는 경직되어 있는 우리 세상 속에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조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현실의 세계에서 갓끈은 더 이상, 이상의 상징이 아니다. 고귀함은 더더욱 아니다.

특히, 정치의 세계에선 맞닥뜨리면 아픈 돌팔매가 되기도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가 갓끈의 돌팔매를 맞았다.


그는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의 제외를 의결한 당일 낮에 일식집에서 일본 술(사케)를 곁들이며 회식을 했다고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우리 술(백화수복)을 마셨다고 해명은 됐지만, 주변에서도 "경제전쟁 중이지만 한국에 있는 일식집엔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지만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다시 고쳐 매지 말라(李下不正冠: 이하부정관)’의 비판을 잠재우진 못했다.


최근 일본에서의 한일의원연맹 조선통신사 위원회 행사에 참석키로 했던 여야 의원들이 결국은 불참했다.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참여를 고민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잘못 행사에 참석했다가는 친일 의원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에 포기했다. 갓끈의 돌팔매를 피해간 것이다.

이제 갓끈은 오해받을 상황을 만들지도 말고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로 우리 사회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북한에서의 갓끈은 전쟁용어이자 칭송되는 가르침이 되었다. 김일성 주석은 1972년 김일성 정치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갓끈을 이야기했다.


그는 “사람의 머리에 쓰는 갓은 두 개의 끈 중에서 하나만 잘라도 바람에 날아간다. 남조선 정권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남조선 정권은 미국이라는 끈과 일본이라는 끈 중에서 어느 하나만 잘라버리면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갓끈전술’을 강조한다.


북한에서 비유된 갓끈을 듣자니 우리는 섬뜩해진다. 어쩌면 지금의 한일관계는 갓끈이 풀리거나 잘리는 길로 가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김주석의 예견과 지략대로라면 정말 갓끈은 끊어지고 바람에 의해 대한민국이라는 갓이 날아가 버리는 상황이 올까 두렵기까지 하다.


남북경협, 평화경제로 일본을 이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언론에 가득한 다음날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쏜 한반도 현실이다.


이렇게 갓끈은 우리의 고귀함이기도 이상이기도 하고, 매사에 조심하라는 경계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북대립상황의 섬뜩한 현실이기도 하다.

나라가 내외적으로 온통 혼란스럽다.

당신의 갓끈은 무엇인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제주의 가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제주콘텐츠진흥원,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10월 24일(금) 오후 6시 30분 제주 탑동해변공연장에서 ‘2025 음악실연자 페스티벌(Fall in JEJU, Music ON)’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음악실연자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음악 향유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제주콘텐츠진흥원, 하이톤이 협력해 추진된다. ‘음악실연자 페스티벌’은 음반에 가창 또는 연주자로 참여했으나 정보 미기재 등의 사유로 분배받지 못한 음악실연자들의 미분배 보상금을 재원으로 활용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공익목적으로 개최하는 음악 축제다. 행사를 통해 음악실연자의 권익 보호와 음악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대중에게는 티켓 구매 부담 없이 무료로 수준 높은 라이브 음악 무대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제주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월 1일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양 기관은 지역 음악실연자의 창작 지원과 문화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첫걸음으로 이번 행사를 공동 기획하게 됐다. 한국음악실연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