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6.5℃
  • 맑음강릉 6.9℃
  • 흐림서울 7.6℃
  • 맑음대전 3.8℃
  • 맑음대구 3.4℃
  • 구름많음울산 9.4℃
  • 맑음광주 9.3℃
  • 구름많음부산 12.4℃
  • 흐림고창 10.8℃
  • 맑음제주 13.0℃
  • 흐림강화 8.7℃
  • 맑음보은 -0.5℃
  • 맑음금산 1.7℃
  • 맑음강진군 4.9℃
  • 구름많음경주시 3.7℃
  • 구름많음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또 다른 ‘나’에 대한 공포

URL복사

10대의 억압된 자아, 혼란과 분열...호러 스릴러 <룩 어웨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마리아는 거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지만, 자신과는 다른 성격의 애럼을 만나면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70년대를 대표하는 미녀 배우 중 하나인 올리비아 핫세의 딸 인디아 아이슬리가 출연했다. 아사프 베른슈타인 감독의 스릴러다.





거울 속에서 말을 건네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식의 정체성 분열을 사춘기의 혼란과 공포라는 <캐리>식으로 표현한 영화다. 고전적이고 전형화된 소재를 현대적이고 일상적인 스타일로 만들어냈다. 주인공 마리아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10대다. 청소년기를 소재로한 공포영화는 상당히 많은데, 그만큼 불완전하고 사회화에 따른 억압과 고통이 정점인 시기기 때문이다. 집단에서 사랑을 받고자 하는 집착과 버림을 받는다는 불안이 극심하지만, 그 이유와 정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기 어려운 미숙한 혼돈의 시기이기 때문에 미지의 원초적 공포를 담아내는 데 탁월한 호러라는 장르가 잘 어울리는 언어다.





<룩 어웨이> 역시 10대의 성장통을 호러로 묘사해낸다. 마리아는 아름다운 외모를 갖췄고, 성형외과 원장인 아버지를 둔 상류층 집안의 외동딸임에도 소심한 성격 탓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마리아가 유일하게 친구로 생각하는 릴리는 남학생들이 심하게 놀리고 괴롭힐 때도 마리아를 돕지 않는다. 친절한 남학생 션에게 호감을 갖지만, 릴리의 남자친구인만큼 관계를 발전시킬 수는 없다.





마리아의 사회부적응적 일면은 가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완벽한 외모와 태도를 중시하는 권위적인 아버지와 다정하지만 아버지에게 절대적으로 의존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마리아는 억압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비밀스러운 자신의 욕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거울 속 애럼을 발견한 마리아는 화들짝 놀란다. 거울 속 자신이지만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솔직하고 거침없는 애럼은 마리아의 내면을 유일하게 이해하는 친구다.
분노, 질투, 폭력, 의심 등 마리아가 억눌러왔던 부정적 감정을 정확히 집어내고 발설하는 애럼을 통해 마리아는 위안을 받고 해방감을 느낀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현실적 고통을 대신 해결해주겠다며 거울 속에서 꺼내달라는 제안을 하는 애럼. 마리아는 애럼과 자리를 바꾸는 위험한 선택을 한다.





인디아 아이슬리의 매력
영화는 어머니 마리아 등 의존적인 성향의 인간과 거울 속 애럼, 권위를 상징하는 아버지, 주류 학생 집단 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과장되게 묘사한다. 폭력성이 거세된 ‘순한 양’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권위에 순종한다. 반대의 인간은 욕망에 충실하고 폭력적이다.





인간은 이 양면적 성향을 모두 가진다. 하지만, 사회화와 함께 본격적인 억압이 시작되는 반사회적, 부정적 감정은 미성숙한 시기에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난감한 문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선과 악의 통합이 성숙이라고 이야기했다면, <룩 어웨이>는 이 둘의 분리를 공포라고 말한다. 영화는 추한 자아를 부정하는 것이 얼마나 억압적인지 비유적으로 말한다.





선하지만 나약한 자아를 가진 마리아가 자유분방하고 욕망에 충실한 애럼으로 변해가는 전개가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복수와 해방감은 이 같은 소재들이 당연히 갖고 있는 대중적인 대리만족 장치다. 하지만, 심리묘사의 깊이 부족으로 화끈한 대리만족을 선사하지는 못한다. 주인공을 억압해온 고통이나 폭력의 요소들이 섬세하게 표현되지 못한 만큼 공격적으로 변한 주인공의 복수도 정곡을 찌르기는 어렵다.





물론, 이 영화는 <캐리>와 같은 매혹적인 은유들, 강렬한 비주얼과 캐릭터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은 아니고, 익숙하고 평범하지만 무난한 전개와 연출로 이루어진 범작이다. 보통의 B급 호러들과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인디아 아이슬 리의 매력적 외모와 1인 2역의 연기를 보는 재미에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