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추가 부담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동맹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에는 3만2,000명의 (미국) 군인이 주둔하고 있고 80년 이상 한국을 도왔는데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매우 불공평하게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서는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라며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자국 방어를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한 차례 한국 측 부담금을 인상한 바 있다. 올 2월 한미는 한국 측 부담금을 연간 약 8%가량 올리는 한편 매년 재협상하기로 합의했다.
공화당, 민주당 등 미 여야는 한미동맹으로 미국이 얻은 게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입 모아 반박하고 있다. 주한미군을 통해 한국은 중국·러시아·북한 등 범공산권 침략을 사전에 차단하고, 미국은 중국·러시아와의 신(新)냉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호혜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여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동맹 훼손 행보를 우려한 듯 올 4월 한미동맹 결의안을 상·하원에서 초당적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상원에서는 코리 가드너(공화)·에드 마키(민주) 의원 등이, 하원에서는 톰 수오지(민주)·피터 킹(공화) 의원 등이 각각 공동발의했다.
상하원 결의안 모두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 증진에서 차지하는 필수적 역할을 인식하고 한미 간 외교·경제·안보 관계 강화 및 확대를 촉구한다”, “한미동맹은 역내 미국의 이익과 관여를 증진하는 데 중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 등 내용이 담겼다.
사업가 출신으로 정치를 비즈니스처럼 다룬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 상무부는 한국산 송유관 철강제품에 대해 최대 39%(넥스틸)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작년 넥스틸 관세는 18.77%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 등을 사실상 겨냥해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그는 한미동맹 핵심내용인 인계철선을 부인하는 듯한 태도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사격 중이지만 ‘단거리라서 미국까지 닿지 않기에 괜찮다’는 식의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한국 자유진영 퇴출’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인계철선은 한국이 공격당하면 미국이 자동적으로 파병하고 가해국에 보복토록 강제하는 개념이다. 한미와 달리 북·중·러는 연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