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장혁 기자] 이랜드리테일이 광복 74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SNS에 태극기를 게양한 이미지와 정해진 해시태그를 붙인 후 이랜드리테일 인스타그램 이벤트 게시글에 '참여 완료'라고 댓글을 달면 된다.
이랜드리테일은 한 건당 815원을 독립유공자유족회에 기부한다. 1만 명이 참여하면 기부금은 815만 원이다. 좋은 기획이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이런 캠페인과 이벤트는 매년, 매달 진행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 이랜드는 독립유공자 후손들 보다 직원들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시기적절한 애국마케팅으로 매출을 높이고 기업 이미지를 포장하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는 공정한 채용, 투명한 경영을 성실히 해나가는 게 진정한 애국이 아닐까.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의 궁극적인 책임은 정부와 검찰에 있다'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정치성향 질문으로 입사지원자들의 소신을 막거나 계열사의 노동착취 문제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이랜드다.
노동착취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까지 개봉될 정도였다.
이랜드리테일이 입점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자사 제품 강매까지 시킨 의혹도 있었다.
일명 '직원 장보기'라 불렸는데 의류 및 식품 쇼핑을 시켜 영수증을 제출하게 하는 방식이다.
영수증을 안 내는 직원들은 질책을 당하고 영수증 제출 실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겼다는 증언도 나왔었다.
이랜드가 패션과 유통 부문에서 매출 신장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이면에는 '노동착취와 직원 장보기' 같은 '갑의 횡포'가 있었을지 모른다. 의심이 계속되면 확신으로 이어진다.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임금까지 착복했다.
이랜드 외식사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1년간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지급할 각종 수당 미지급하고 근무 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하는 임금꺾기 수법으로 4만4,000여 명에게 83억 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
당시 고용노동부에서 문제를 삼자 대표이사가 해임되는 등 상당한 파장이 있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까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과거 이랜드 노조의 장기파업 당시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지 않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를 당한 후 3년간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한 전력도 있다.
"좋은 품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 내가 이익을 내기보다 파는 사람들이 더 큰 이익을 보는 것이 더 보람 있고 기쁘다. 더 멀리 더 크게 내다봐야 한다."
"정직하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결정적일 때 정직으로 살아나게 된다."
박 회장이 주창하는 경영이념이다.
1980년 이대 앞에서 2평짜리 잉글랜드 옷가게로 시작해 매출 10조 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초심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