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부 헌정 유린 중단, 조국 법무부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을 갖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평소 신사로 평가되면서 감정이 없는 것 같다는 지적을 일부에서 받던 그는 삭발과 함께 야성(野性)도 드러냈다.
황 대표는 16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삭발에 나섰다.
많은 시민이 모여 황 대표를 응원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식이 시작되자 누군가가 시작한 애국가를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제창했다.
황 대표는 참담한 표정으로 삭발 내내 굳게 입을 다물었다.
환갑이 넘은 초로의 나이에 부쩍 짧아진 머리로 시민들 앞에 선 황 대표는 선언문을 한 글자 한 글자 또렷이 낭독했다.
그는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저의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민께 약속드린다. 저의 투쟁을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조 장관도 언급하면서 존칭을 생략했다.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며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수사를 받아라”고 경고했다.
황 대표의 타인에 대한 존칭 생략은 물론 제1야당 대표의 삭발도 헌정사상 이례적이다.
이 같은 행보는 임기 동안 출세, 자기보신만을 위하는 직업 당대표가 아닌 우파결집, 총·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리더로서의 강한 의지를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황 대표는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권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국민께서 함께해 주셔야 한다”며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앞장서서 이겨내겠다”고 절실하게 호소했다.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들은 삭발식이 생중계된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난입해 채팅창에서 “까까교안”, “XX을 해라”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앞서 추석연휴도 반납하고 장외투쟁에 나섰다.
그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세종대로 사거리, 12일 서울역 등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우파진영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성들까지 나서서 삭발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규탄 삭발을 진행했다.
10일에는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눈물 속 삭발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