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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깨고 가족을 복제한 과학자 가장 <레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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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세계관에서 완전히 벗어난 현대인의 감성을 마주하는 느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천재 생명공학자 윌은 가족 전원이 사고로 사망하자 인간복제라는 금기의 영역에 손을 댄다. 키아누 리브스의 SF 컴백작이다.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앨리스 이브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토머스 미들디치 등이 출연했다.
재난영화 <투모로우>의 각본을 맡았던 제프리 나크마노프가 연출을 맡았다.




생명공학을 둘러싼 각종 논란


영화는 연구실에서 시작된다. 전쟁터에서 사망한 기증자의 시신이 이송되자 생명공학자 윌 포스터가 이끄는 팀은 긴급하게 실험을 진행한다. ‘345 테스트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연구는 죽은 사람의 기억을 로봇에 이식하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을 이식받은 로봇이 말을 하기는 했지만 거부 반응으로 자학하며 실험은 실패로 끝난다. 거듭되는 실패로 프로젝트가 해체될 위기에 놓인 윌은 압박감에 시달리지만 지친 그에게 가족은 위안이다.



주말 밤, 읠은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갑작스러운 자동차사고를 당한다. 의식이 깨어난 순간, 윌은 모든 가족이 몰살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윌은 동료 연구원 에드를 불러 도움을 요청한다. 가족을 복제하고 그 복제된 몸에 기억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살리려는 결심을 한 것이다.


복제라는 익숙한 테마의 영화지만, 로봇이나 복제인간 같은 소재는 영원한 테마가 될 수밖에 없을 만큼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다. 이미 그 소재 자체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군가? 등에 대한 근원적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밖에도 기억의 조작, 생명 부활의 금기 등 생명공학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모두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지만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신의 영역을 침범한 과학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 재앙을 맞거나 혼란과 인간소외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것과는 다른 지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욕망을 실현시키는 과학


도입부에서 윌은 아내에게 “인간의 자아정체성은 두뇌의 화학작용이 전부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의사인 아내는 “영혼이라는 더 특별한 것이 인간에게 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과학자와 의사의 논쟁이라기에는 지나치게 기초적인 대립이라 작위적이지만, 이 대목은 인간이 로봇과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과학적 주장에 대한 대중적 반감을 표현하고 있다.



영화의 특징은 이 대중적 반감을 반하는 새로운 전개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레플리카>가 복제를 소재로 한 복제물 이상의 가치를 갖게 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같은 파격을 대중에게 설득하려면 그만큼 많은 철학적 도덕적 고민을 담아야 했지만,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인간이 로봇과 같은 존재라는 견해에 반감을 드러내던 아내는 자신이 과학적 공식으로 다시 태어난 복제인간이란 사실에 그다지 큰 충격이나 혼란을 느끼지 않는다. 기억의 조작이 일으키는 부작용도 의외로 단순하다.


전체적으로 모순이 많고 엉성하다. 모든 상황과 캐릭터들은 겉핥기식으로 묘사되며 편집도 매끄럽지 않다. SF의 잔재미라고 할 만한 디테일한 상상력이나 소품 등에서의 새로운 아이디어도 거의 찾을 수 없다. 단조로운 연출은 치명적이다. 감독은 이야기를 재미있고 조리 있게 하는 법도,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법도, 영상적인 즐거움을 주는 법에서도 그다지 능숙하거나 비범하지 않다.



그럼에도 <레플리카>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생명과학에 대한 거부감과 오류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 가치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면에서 가치 있다. 로봇에게 노동과 험한 문제 처리를 맡기고 진짜 나는 가족과 즐기는 삶을 산다거나 내 기억을 이식해 영원히 생존한다는 인간의 욕망들에 대해 도덕적 설교를 거부하는 것도 새롭다. 종교적 세계관에서 완전히 벗어난 현대인의 감성을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 영화는 단지 너무 많은 영화가 위험을 경고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로 간 것이지, 그 자체가 새로운 가치관이나 통찰을 담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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