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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이 흉악범으로 변해가는… <토막살인범의 고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여대생 실종 사건에 대해 사립탐정에게 질문을 받은 피트가 클라라와의 과거를 회상하며 펼쳐놓는 ‘살인의 추억’.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금지구역 섹션 공식 초청작이다. 독일 영화지만 등장인물들은 영어를 사용하며 배경 또한 불문명한 국가로 설정됐다.



히키코모리에게 찾아온 여자


프로그램 개발자 피트는 교수의 총애를 받는 천재적 재능을 가졌지만, 대인관계가 서투르고 사회적 시스템에 미숙해서 외출이나 타인과의 관계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기숙사 방에서 연구에만 매진하는 그에게 인터넷은 삶의 중요한 도구다. 음식이든 성욕이든 모든 것은 인터넷을 통해 해결한다. 그가 만나는 사람은 배달원과 한 명의 친구 뿐이다.


그런 피트에게 어느날 밝고 적극적인 성격의 여학생 클라라가 찾아온다. 논문 과제를 함께 하고 싶다는 클라라. 당황한 피트는 거절하지만, 거듭되는 그녀의 제안에 결국 응한다.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우정이 싹트고 피트의 삶에는 변화가 생긴다. 클라라의 충고에 바깥 세상에 나가보는 피트는 역시 사람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점점 친밀하게 행동하는 클라라와 그녀와의 성관계를 부추기는 친구의 영향으로 욕망은 점점 커진다. 클라라의 집에 초대받은 피트는 키스를 시도하지만 거절당한다. 실연의 상처와 분노에 빠진 그에게 클라라가 사과를 하기 위해 찾아오고 예상하지 않은 상황에 빠진다.




역겨운 묘사와 괴상한 논리


자극적인 제목만큼이나 논쟁적인 영화다. 고어적 표현이 직접적이거나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집요한 묘사나 표현 방식 등은 상당히 역겹고 불편하다. 영화의 태도가 모호해서 더욱 그렇다.



여성에 대한 범죄를 다루는 카메라의 시선이 미화되지 않았지만, 냉정하고 일상적인데 오히려 그렇게 무감각하게 범죄를 바라봐도 되는가 싶은 혐오감을 관객에게 준다. 카메라의 시선에 비해 주인공 피터의 감정은 섬세하게 표현된다. 그는 클라라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기도 하다. 시종일관 오열하고 구토하고 눈물을 흘리는 피터는 영화의 시점을 장악하기 때문에 관객은 이 공감하고 싶지 않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범죄는 은유일 수 있다. 피터는 클라라에게 인터넷 세상에서 해킹 등을 마음껏 하고 흔적 없이 지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무리 지워져도 나쁜 짓은 나쁜 짓이라는 도덕적 멘트와 함께 피트를 몽상가라고 판단한 탐정처럼, 피트에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다.




클라라에 대한 범죄는 인터넷 세계에서 은밀한 욕망을 배출하는 행위의 비유일까. 피트의 밀폐된 방은 인터넷일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단서가 풍부했다면 오히려 이 영화의 논쟁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말했다시피 모호하다.

피트의 심리를 따라가는 영화인만큼 주인공의 캐릭터 묘사는 섬세하다. 평범한 사람이 끔찍한 범죄자가 되는 과정이 설득력을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범죄의 경력을 숨기고 아무도 모르게 함께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들게 한다. 이 영화의 원제목처럼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잠재적 가능성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암시가 있다.



곱씹을수록 잔인한 영화지만, 유머러스한 표현들도 인상적이다. 후반부 주변인들의 등장과 증언이 특히 재치있다. 영화의 파격은 고어적인 욕조씬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이 개입되는 후반부다. 피트는 엄청난 일을 경험하고 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엄마의 과보호적 시선을 벗어나지 못하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된 것이다.


범죄가 주인공을 성장시켰다니 황당한 논리다. 영화 속의 범죄는 남성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화와 소통에 어려움을 가진 청년이 폭력을 도구로 상처를 극복하는 비정상적이고 금기적인 정신세계의 형상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사랑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피트 역의 아담 일드 로웨더 연기는 영화의 ‘심리 읽기’를 지루한 순간 없이 흥미롭게 만든 결정적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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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발행한다”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2019 올해의 CEO 9]
[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화폐에 불량이 있다면? 화폐를 완벽히 위조할 수 있는 기계가 생긴다면? 영화에나 나올 법한 상상은 현실에선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조폐공사가 있기 때문이다. 조폐공사는 다양한 지불결제 수단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화폐사업 비중이 감소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18년 조용만 사장이 취임한 후 단순 화폐 제조회사가 아닌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선도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화폐사업으로 다져진 대한민국 최고의 보안기술은 조 사장의 기획력과 만나 지속가능한 경영의 발판이 됐다. 조 사장은 사업 다각화로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는 물론 실적향상까지 이뤘다. 차세대 전자여권 발급 추진, 정품인증사업 확대, 특수압인사업 강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2,466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42%의 고속 성장이다. 지난해 매출액 4,806억 원으로 달성한 ‘사상 최대 매출액’ 훈장은 올해도 갱신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반의 공공분야 서비스플랫폼 ‘콤스코(KOMSCO) 신뢰플랫폼’도 국내 최초 도입해 전국 지자체 모바일 지역 사랑상품권 발행 서비스를 안정 궤도에 올렸다. 윤리·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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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우울증의 의학적 원인… 생체리듬 교란, 뇌기능 장애 예방법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근 연이은 연예인들의 자살로 인해 무엇이 자살에 이르게 하는가에 대한 분석이 활발하다. 자살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중에서도 우울증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울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제거하고 일상 속에서의 정신건강 관리법을 알아보았다. 자살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우울증 환자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년기 우울증 외에도 경쟁과 취업 등으로 인한 젊은 세대의 우울증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성준경 고려대 교수, 모리죠 파바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교수와 자살 생각이 있는 우울증과 없는 우울증 환자의 뇌 영상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를 분석한 결과, 전두엽과 변연계의 연결성 저하가 자살을 생각하게 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로 자살 생각이 발생하면 변연계가 흥분하는 것을 관찰했다. 변연계는 분노와 불안 증상이 있거나 과거 트라우마를 회상할 때 흥분한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전두엽 기능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변연계의 흥분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술을 과량 마셨을 때 전두엽 기능이 저하돼 충동이 증가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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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정치라는 생물이 간과하는 생명력
4년 전 이맘때쯤 나는 정치를 하겠다고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직을 그만뒀다. 그리고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금도 살고 있는 대전광역시 중구의 국회의원 출마에 도전했다.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뒤늦게 만들어진 초록색 당. 이렇게 3개 색깔 당이 싸우던 시절. 그때는 올해와는 달리 빨간 색깔의 당이 대세였다. 진박감별사에 옥새파동에 공천 잡음이 끊임없었지만 그래도 집권여당의 위세는 무시할 순 없었다. 정계 대선배이신 국회의장까지 하셨던 당시 그 지역 현역 국회의원이 자연스레 불출마를 표명하자 이른바 대전 중구는 '무주공산'으로 칭해지며 정치지망생들이 몰려들었다. 그 빨간 색깔 당에 내가 마지막, 그래서 6명이 일명 '배지'를 향해 돌진했다. 물론 내가 들은 정보로는 몇 명의 공직자가 저울질하고 있다는데 나를 끝으로 결국은 더 이상 출마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 파란색 당엔 두 분이 꽤나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지역에서 오랜 정치를 했지만, 워낙 빨간색 당의 정치인이 관록이 깊고, 텃밭 자체가 빨간 색깔에 우호적인 터라 파란색 깃발이 휘날리기엔 다소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중 한 분은 늦게 나타난 초록색 당을 믿고 옷을 갈아입었다. 또 한 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