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23 (월)

  • 맑음동두천 5.9℃
  • 맑음강릉 9.7℃
  • 구름많음서울 5.1℃
  • 구름많음대전 8.2℃
  • 맑음대구 9.8℃
  • 맑음울산 10.8℃
  • 구름많음광주 10.2℃
  • 맑음부산 11.2℃
  • 구름많음고창 8.4℃
  • 맑음제주 11.7℃
  • 맑음강화 3.6℃
  • 맑음보은 7.0℃
  • 맑음금산 8.5℃
  • 맑음강진군 11.4℃
  • 맑음경주시 10.6℃
  • 맑음거제 9.7℃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평범한 사람이 흉악범으로 변해가는… <토막살인범의 고백>

URL복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여대생 실종 사건에 대해 사립탐정에게 질문을 받은 피트가 클라라와의 과거를 회상하며 펼쳐놓는 ‘살인의 추억’.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금지구역 섹션 공식 초청작이다. 독일 영화지만 등장인물들은 영어를 사용하며 배경 또한 불문명한 국가로 설정됐다.



히키코모리에게 찾아온 여자


프로그램 개발자 피트는 교수의 총애를 받는 천재적 재능을 가졌지만, 대인관계가 서투르고 사회적 시스템에 미숙해서 외출이나 타인과의 관계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기숙사 방에서 연구에만 매진하는 그에게 인터넷은 삶의 중요한 도구다. 음식이든 성욕이든 모든 것은 인터넷을 통해 해결한다. 그가 만나는 사람은 배달원과 한 명의 친구 뿐이다.


그런 피트에게 어느날 밝고 적극적인 성격의 여학생 클라라가 찾아온다. 논문 과제를 함께 하고 싶다는 클라라. 당황한 피트는 거절하지만, 거듭되는 그녀의 제안에 결국 응한다.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우정이 싹트고 피트의 삶에는 변화가 생긴다. 클라라의 충고에 바깥 세상에 나가보는 피트는 역시 사람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점점 친밀하게 행동하는 클라라와 그녀와의 성관계를 부추기는 친구의 영향으로 욕망은 점점 커진다. 클라라의 집에 초대받은 피트는 키스를 시도하지만 거절당한다. 실연의 상처와 분노에 빠진 그에게 클라라가 사과를 하기 위해 찾아오고 예상하지 않은 상황에 빠진다.




역겨운 묘사와 괴상한 논리


자극적인 제목만큼이나 논쟁적인 영화다. 고어적 표현이 직접적이거나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집요한 묘사나 표현 방식 등은 상당히 역겹고 불편하다. 영화의 태도가 모호해서 더욱 그렇다.



여성에 대한 범죄를 다루는 카메라의 시선이 미화되지 않았지만, 냉정하고 일상적인데 오히려 그렇게 무감각하게 범죄를 바라봐도 되는가 싶은 혐오감을 관객에게 준다. 카메라의 시선에 비해 주인공 피터의 감정은 섬세하게 표현된다. 그는 클라라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기도 하다. 시종일관 오열하고 구토하고 눈물을 흘리는 피터는 영화의 시점을 장악하기 때문에 관객은 이 공감하고 싶지 않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범죄는 은유일 수 있다. 피터는 클라라에게 인터넷 세상에서 해킹 등을 마음껏 하고 흔적 없이 지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무리 지워져도 나쁜 짓은 나쁜 짓이라는 도덕적 멘트와 함께 피트를 몽상가라고 판단한 탐정처럼, 피트에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다.




클라라에 대한 범죄는 인터넷 세계에서 은밀한 욕망을 배출하는 행위의 비유일까. 피트의 밀폐된 방은 인터넷일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단서가 풍부했다면 오히려 이 영화의 논쟁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말했다시피 모호하다.

피트의 심리를 따라가는 영화인만큼 주인공의 캐릭터 묘사는 섬세하다. 평범한 사람이 끔찍한 범죄자가 되는 과정이 설득력을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범죄의 경력을 숨기고 아무도 모르게 함께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들게 한다. 이 영화의 원제목처럼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잠재적 가능성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암시가 있다.



곱씹을수록 잔인한 영화지만, 유머러스한 표현들도 인상적이다. 후반부 주변인들의 등장과 증언이 특히 재치있다. 영화의 파격은 고어적인 욕조씬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이 개입되는 후반부다. 피트는 엄청난 일을 경험하고 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엄마의 과보호적 시선을 벗어나지 못하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된 것이다.


범죄가 주인공을 성장시켰다니 황당한 논리다. 영화 속의 범죄는 남성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화와 소통에 어려움을 가진 청년이 폭력을 도구로 상처를 극복하는 비정상적이고 금기적인 정신세계의 형상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사랑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피트 역의 아담 일드 로웨더 연기는 영화의 ‘심리 읽기’를 지루한 순간 없이 흥미롭게 만든 결정적 요소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신한투자증권 "달바글로벌, 매출 강세·비용 안정화…목표가 26만원으로 상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달바글로벌에 대해 매출 성장과 비용 컨트롤 강화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상향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매출 성장 강세에도 영업이익률의 추가 개선이 제한되면서 주가 수익률도 화장품 업종 수익률 대비 부진했었다"면서 "하지만 매출 성장이 지속 강세를 띠며, 비용 컨트롤 강화돼 올해 영업이익률은 2%포인트(p) 내외 개선될 전망인데다, 이에 비해 밸류에이션은 낮다"고 언급했다. 달바글로벌 지난해 4분기 연결매출은 1635억원,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72%, 87% 신장해 당사 추정 실적 부합했다. 이 가운데 국내 매출은 17%, 해외 매출은 125% 성장했으며, 특히 북미, 유럽, 아세안 지역 매출 성장률이 높았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말 북미 코스트코, 얼타 등 진출로 올해 북미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유럽도 복수제품이 아마존 상위 100위 내 진입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마케팅비 지출 비율은 전년 수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B2B 채널을 비롯해 마진 기여


문화

더보기
가족 넌버벌 연희극 ‘연희 판타지아’ 선보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2026년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통해 어린이 창작연희단체 광대생각을 매칭해 대표 레퍼토리 ‘연희 판타지아’를 오는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선보인다. 광대생각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2026년까지 3년 연속 서울돈화문국악당 상주단체로 선정되며, 어린이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한 창작 작업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연희 판타지아’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넌버벌 연희극으로, 전통 연희의 신명과 동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작품이다. 핑크색 고릴라, 봄의 여신, 거미와 나비 등 개성 있는 상상 속 존재들이 펼치는 놀이판을 통해 ‘함께하는 즐거움’과 ‘다름의 가치’를 전한다. 공연은 장구·북·징·꽹과리·바라 등 사물악기 연주를 비롯해 열두발 상모놀이, 버나놀이, 죽방울놀이, 사자놀이 등 전통연희의 다양한 기예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했다. 관객은 휘모리장단을 변형한 구음 ‘구구따구’를 배우들과 주고받고, 객석으로 날아드는 버나와 나비를 함께 즐기며 자연스럽게 공연에 참여하게 된다. 대사 없이 몸짓과 장단, 리듬으로 전개되는 이번 작품은 만 3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약 60분간 인터미션 없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