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9 (토)

  • 맑음동두천 -3.6℃
  • 맑음강릉 3.3℃
  • 맑음서울 0.4℃
  • 맑음대전 -2.0℃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0.3℃
  • 맑음광주 0.9℃
  • 맑음부산 4.4℃
  • 맑음고창 -1.7℃
  • 맑음제주 5.5℃
  • 맑음강화 -0.3℃
  • 맑음보은 -4.9℃
  • 맑음금산 -4.1℃
  • 맑음강진군 -1.3℃
  • 맑음경주시 -4.0℃
  • 맑음거제 1.2℃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각 세대 대표 인물들 내면 그린 세밀화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URL복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친구의 자살, 학교폭력, 원조교제, 가족과의 이별 등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곳 없는 네 인물이 만저우리에 있는 동물원의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후보 감독의 첫 장편영화이자 마지막 영화로 소설가로도 활동했던 감독이 쓴 소설을 원안으로 했다.



절망의 끝에서 꿈꾸는 곳


영화화는 청소년, 청년, 노년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새벽에서 해 질녘까지 각자의 하루와 연결되는 과정을 세밀하고 감성적으로 담았다. 하루가 234분의 러닝타임 동안 표현되는 만큼, 영화의 호흡은 느리고 섬세하다. 모두가 탈출구가 없는 암울한 상황에 놓인다. 그 답답한 현실을 표현하는 데 긴 러닝타임이 어울린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그만큼 세밀화를 그려냈기 때문이지만, ‘긴 하루’라는 표현을 직설적으로 하는 듯한 장치기도 하다. 




친구의 부인과 불륜인 위청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가 눈앞에서 자살하는 상황을 경험한다. 웨이부는 학교폭력에 대항해 자신이 밀친 가해자가 계단에서 굴러 위독한 상태에 빠지자 도망쳐 나온다. 학교 교사와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 황링은 자신의 원조교제 사실이 전교생에게 공개된다. 



퇴역 군인 왕진은 딸 부부, 손녀와 함께 살던 삶을 뒤로하고 양로시설로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개를 돌볼 사람을 찾는다는 핑계로 하루하루 시간을 끌어보지만 더 이상 미룰 핑계마저 없어진다. 등장인물은 모두 탈출구도 희망도 의지할 곳도 없다. 10대들은 어른들의 학대에 가까운 방치와 모욕 속에서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처지다. 웨이부의 아버지는 직장이 없고, 황링의 어머니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 



교사는 학생에게 무관심하거나 그들을 착취한다. 청년의 사랑과 우정은 진실이 없고 나약하다. 국가와 가족에게 헌신했음에도 버림받는 노인의 현실은 암울하다. 이들의 삶은 현재의 중국이 안고 있는 씁쓸한 뒷모습, 영혼의 고독감을 상징한다. 



근대화와 도시화 후에 고립된 개인의 삶은 한없이 황폐하다. 사회적 연대감도 책임감도 없다. 영화는 건조하지만 정교하게 이들의 공허감을 상징적 영상으로 차곡차곡 그려 나간다. 등장인물들은 마을을 떠나 만저우리 동물원의 코끼리를 찾아 나선다. 코끼리는 이상향의 상징이다. 마을에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어지는 희망이라는 존재다. 



차세대 스타들 출연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전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 국제비평가 협회상, 제55회 금마장 시상식 최우수 장편영화상, 각색상,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42회 홍콩국제영화제 관객상, 제18회 뉴 호라이즌 필름 페스티벌 관객상, 제12회 더블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상, 제65회 시드니 영화제 관객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그 외 토론토, 로카르노, 밴쿠버, 산 세바스티안, 도쿄 필름 엑스 등 수많은 국제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의 격찬을 받았다. 

중국의 현실을 입체적이고도 감성적으로 풀어낸 대본과 창의적인 연출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특히, 영화의 출연진들이 차세대 스타들로 이뤄진 점 또한 눈길을 끈다.


2018년 흥행작 <나는 약신이 아니다>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장위가 위청 역을 맡았다. 55회 금마장 남우주연상, 제27회 상하이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 신인남우주연상 등에 노미네이트 된 연기파 펑유창이 웨이부 역에 캐스팅됐다. 


황링 역의 왕위원은 이 작품으로 상하이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 노인 왕진 역을 맡은 리총시 또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코끼리라는 존재는 마을을 떠나려는 등장인물과 대비적으로 항상 그곳에 있는, 우리에 갇힌 존재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를 암시한다. 탈출구는 없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는 위로와 희망이 관객의 마음을 다독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여야, 연말부터 지방선거 모드 돌입?...대장동보다는 민생·범죄 예방에 더 당력 쏟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여야가 여전히 검찰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 등을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지만 민생과 범죄 예방 등에 더 당력을 쏟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오는 2026년 6월 3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대장동 항소 포기보다는 민생과 범죄 등의 이슈들이 지방선거 결과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논란은 수년째 지속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에게 큰 피로감을 주고 있고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대장동 항소 포기 후에도 이재명 대통령이나 여야 정당 지지율 변화는 미미하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심의에 대해 “현금성 포퓰리즘 예산은 최대한 삭감을 하고, 이를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 지역균형발전 예산으로 사용하자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라며 “국민의힘은 총 삭감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하면서 2030 내 집 마련 특별대출, 청년주거 특별대출, 도시가스 공급 배관, 보육 교직원 처우개선 등 ‘진짜 민생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예산’의 증액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문화

더보기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 교수 강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12월 3일(수) 지역 대학과 함께하는 명사 강연 시리즈 ‘사유의 지평, 전환의 시대를 가로지르다’의 마지막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에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양정무 교수를 초청한다. 양정무 교수는 신작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바탕으로 명작의 탄생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20세기 한국의 명작을 살펴보며 ‘명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탐구할 예정이다. 또한 미술사학자로서 개인적 경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명작에 대한 통찰을 대중에게 전할 계획이다. 올해 성북구립도서관의 명사 강연 시리즈는 김누리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인문·사회·과학·예술을 아우르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성북구의 예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이번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도서관의 문화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이번 강연을 끝으로 2025년 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