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상현 기자] “아버지, 화교 출신이라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언젠간 이사람 덕분에 중국시장도 진출할 수 있을 거에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화교 3세 출신이다. 할아버지가 대만에서 건너왔다.
외국인학교에서 만난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 이화경 현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결혼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결혼 당시 이 회장의 반대가 극심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의 끈질긴 설득으로 결혼할 수 있었고, 이 부회장의 선견지명은 오리온의 영광을 가져왔다.
담 회장은 중국어에 능통하다. 또, 대한민국 누구보다 중국인의 문화와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강점이 있었다.
동양제과 사장으로 취임한 뒤 남들보다 앞서 중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당시 한중수교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과감한 결정이었다.
그의 선택은 오리온의 튼튼한 디딤돌이 됐다.
오리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300억 원, 영업이익 1,018억 원을 기록하며 법인 분할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3%, 영업이익은 29.4% 성장한 성적이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의 실적향상이 큰 도움이 됐다.
중국법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17.4% 성장했다. 4분기엔 중국 최대 명절 춘절을 앞두고 있어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베트남과 러시아에서의 성과도 뛰어났다.
베트남법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5%, 108.7% 성장하며 해외 법인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고, 러시아법인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5%, 48.2% 성장했다.
오리온은 미국 제과전문지 <캔디인더스트리>에서 선정한 순위에서 7년 연속 15위권에 올랐다.
국내 제과기업 가운데 단연 1순위.
1955년 군납용 건빵을 만들던 회사가 60년 후엔 세계적 제과회사가 된 것이다.
담 회장의 센스와 경영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담 회장의 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엔 ‘제주용암수’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바이오, 화장품 사업으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담 회장의 안목과 경영능력엔 오리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