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장혁 기자]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 지역 등에서 대단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문화혁신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극찬했다.
<킹덤>은 한류 콘텐츠 대상의 영예를 받은 것은 물론 최근 미국 주요 일간지 <뉴욕타임즈>가 발표한 ‘2019 최고의 인터내셔널 드라마’까지 선정될 정도로 이슈가 됐다.
한국 콘텐츠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강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CJ ENM과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콘텐츠 유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쉽도 체결했다. JTBC도 콘텐츠 유통 파트너로 함께한다.
“인터넷 환경이나 이용 기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좋은 품질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LG유플러스, CJ헬로, 딜라이브 등 유료방송사업자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주요 제조사와도 협업하는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디즈니, 애플, AT&T 등이 최근 OTT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목할것은 아시아 OTT시장의 경우 미국 외 지역에서 신규 가입자 전체의 9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아시아 OTT 시장을 선점하는데 한류 콘텐츠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넷플릭스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1997년 넷플릭스를 조그마한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시작했다.
DVD를 거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화시켰다.
시작부터 성공가도로 달린 것은 아니다. 2000년 비디오 대여 체인 1위인 블록버스터에게 회사 인수 제안까지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위기는 기회가 됐다. 당시 비디오나 DVD 회수율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블록버스터는 연체료 부과 방식으로, 넷플릭스는 연체료를 과감하게 없엔 대신 신작으로 교체해주는 전략을 썼다.
월정액 서비스를 도입하고 대여기한과 배송료도 없앴다.
차별화된 전략은 기업의 명운을 갈랐다.
유통망과 인지도에서 넷플릭스를 압도하던 블록버스터는 2010년 파산했다. 콘텐츠 유통사였던 넷플릭스는 2013년 자체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가 대박을 내면서 콘텐츠 제작사로서의 역량도 극대화했다.
지난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 8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오리지널 드라마를 매년 20편 이상 선보이며 글로벌 No.1 OTT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190여 개국에서 1억 5,800만 개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17조7,000억 원에 달한다.
영화 <아폴로13> 비디오 대여 기간을 넘겨 연체료 40달러에 화가 났던 리드 헤이스팅스.
쉽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좀 더 편하게 반납할 수 없을까 하는 작은 고민이 지금의 넷플릭스가 되리라고는 자신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