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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즈 아킴보> 살인 게임 한복판에 던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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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러스한 대사와 욕설이 난무하는 피 튀기는 B급 코미디 액션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평범한 소시민인 마일즈는 인터넷 세상에서 악플로 ‘센척’하다가 현실 세계의 폭력에 휘말린다. 강렬한 사운드와 스타일리시한 총격전, 유머러스한 대사와 욕설이 난무하는 피 튀기는 코미디 액션물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역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인공 마일즈 역으로 출연했다. 











양손에 권총이 박힌 마일즈

 직장 상사에게 시달리고 천식 흡입기를 달고 살며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마일즈의 유일한 스트레스 탈출구는 퇴근 후 집에서 ‘스키즘’을 관전하는 것이다. ‘스키즘’은 실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리얼 살인 게임’을 중계하는 불법 사이트다. 마일즈는 ‘스키즘’에 허세 가득한 악플을 남긴 이유로 운영진의 습격을 받아 강제로 ‘스키즘’의 살인 게임 한복판에 던져진다. 

영화의 매력은 초반 캐릭터 묘사에 있다. 하루 아침에 양손에 권총이 박힌 마일즈는 핸드폰을 확인하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바지를 입는 모든 일상의 행위가 어려워진다. 실제로는 사람을 죽이기는커녕 총 한번 쏴본적이 없는 그는 갑자기 자신과의 살인 대결을 위해 찾아온 닉스를 피해 달아나기 바쁘다. 목욕가운에 속옷 차림, 커다란 곰발바닥 슬리퍼를 신은 마일즈의 얼간이 같은, 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은 ‘스키즘’ 관람자들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을 불러온다. 





영화의 설정과 캐릭터가 새롭지는 않지만, ‘총을 든다’는 폭력에 가담하기 싫어도 가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소시민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시각화한 점은 흥미롭다. 여기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익살스러운 연기 또한 관람 포인트다. 

마일즈와 상대는 ‘스키즘’에서 전승을 기록한 살인병기 ‘닉스’다. 마일즈와 대비되는 이 캐릭터는 제정신이 아닌 강렬한 포스로 거침없이 총을 휘갈긴다. 사마라 위빙의 화끈한 액션과 매력적인 연기는 단조로운 스토리의 공백을 메워준다. 




살인의 오락화에 대한 비판

<건즈 아킴보>는 게임같은 액션을 가볍게 즐기는 영화다. 시원한 비트에 사정없이 갈기는 기관총, 머리가 터지고 도끼가 날아가는 장면들은 관객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비적 액션을 추구한다. 마일즈의 직장에서 벌어지는 총격씬은 사무실이라는 공간의 파괴를 통해 관객에게 직설적으로 대리만족을 체험시키겠다는 연출가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표적 설정이다. 

한편으로, ‘스키즘’이라는 공간은 직장과 흡사하기도 하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게임에서 경쟁력을 별로 갖추지 않은 마일즈가 살아남기는 현실에서처럼 어렵게 보이기 때문이다. ‘루저’로 추락할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스트레스를 견디는 소시민들이나, 마약이나 게임같은 현실도피적 도구에 의지해 살아가는 하류계층의 삶이란 잔인한 ‘스키즘’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살인 액션의 쾌감이라는 B급적 장르를 추구하는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인의 오락화에 대한 비판에도 적극적이다. 마일즈의 눈물 젖은 호소에도 조롱을 멈추지 않는 ‘스키즘’의 관람객들에게 마일즈는 ‘너희들이 이런 것을 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며 절규한다. 영화는 전쟁과 테러, 살인 등에 대한 현대인들의 무감각화, 미디어와 게임을 통한 폭력의 오락화에 대한 비판을 자주 강조한다. 생각할 거리를 전혀 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서 관객에게 강렬한 메시지나 충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액션과 폭력을 유머와 게임같은 스타일로 가볍게 즐기는 자세를 취한다. 스토리는 폭력의 오락화를 응징하지만, 영화가 추구하는 것은 이에 대한 찬양에 가깝다. 비록 공식하된 익숙한 설정이지만 재미있는 요소가 있었던 캐릭터들이 점층적인 발전 없이 갑작스럽게 각성하고 뒷심이 떨어지는 면이 아쉽다. 결국 스토리의 부실이 낳은 결과인데 액션이라도 한 단계 더 독창적이었다면 이 같은 단점도 커버가 됐을 듯 해서 다방면으로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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