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3 (금)

  • 맑음동두천 11.2℃
  • 흐림강릉 3.3℃
  • 맑음서울 11.6℃
  • 맑음대전 11.4℃
  • 맑음대구 9.0℃
  • 울산 4.2℃
  • 맑음광주 13.1℃
  • 맑음부산 11.1℃
  • 맑음고창 11.8℃
  • 맑음제주 12.2℃
  • 맑음강화 9.8℃
  • 구름많음보은 8.8℃
  • 맑음금산 10.6℃
  • 맑음강진군 12.6℃
  • 구름많음경주시 6.3℃
  • 구름많음거제 9.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건즈 아킴보> 살인 게임 한복판에 던져지다

URL복사

유머러스한 대사와 욕설이 난무하는 피 튀기는 B급 코미디 액션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평범한 소시민인 마일즈는 인터넷 세상에서 악플로 ‘센척’하다가 현실 세계의 폭력에 휘말린다. 강렬한 사운드와 스타일리시한 총격전, 유머러스한 대사와 욕설이 난무하는 피 튀기는 코미디 액션물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역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인공 마일즈 역으로 출연했다. 











양손에 권총이 박힌 마일즈

 직장 상사에게 시달리고 천식 흡입기를 달고 살며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마일즈의 유일한 스트레스 탈출구는 퇴근 후 집에서 ‘스키즘’을 관전하는 것이다. ‘스키즘’은 실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리얼 살인 게임’을 중계하는 불법 사이트다. 마일즈는 ‘스키즘’에 허세 가득한 악플을 남긴 이유로 운영진의 습격을 받아 강제로 ‘스키즘’의 살인 게임 한복판에 던져진다. 

영화의 매력은 초반 캐릭터 묘사에 있다. 하루 아침에 양손에 권총이 박힌 마일즈는 핸드폰을 확인하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바지를 입는 모든 일상의 행위가 어려워진다. 실제로는 사람을 죽이기는커녕 총 한번 쏴본적이 없는 그는 갑자기 자신과의 살인 대결을 위해 찾아온 닉스를 피해 달아나기 바쁘다. 목욕가운에 속옷 차림, 커다란 곰발바닥 슬리퍼를 신은 마일즈의 얼간이 같은, 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은 ‘스키즘’ 관람자들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을 불러온다. 





영화의 설정과 캐릭터가 새롭지는 않지만, ‘총을 든다’는 폭력에 가담하기 싫어도 가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소시민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시각화한 점은 흥미롭다. 여기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익살스러운 연기 또한 관람 포인트다. 

마일즈와 상대는 ‘스키즘’에서 전승을 기록한 살인병기 ‘닉스’다. 마일즈와 대비되는 이 캐릭터는 제정신이 아닌 강렬한 포스로 거침없이 총을 휘갈긴다. 사마라 위빙의 화끈한 액션과 매력적인 연기는 단조로운 스토리의 공백을 메워준다. 




살인의 오락화에 대한 비판

<건즈 아킴보>는 게임같은 액션을 가볍게 즐기는 영화다. 시원한 비트에 사정없이 갈기는 기관총, 머리가 터지고 도끼가 날아가는 장면들은 관객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비적 액션을 추구한다. 마일즈의 직장에서 벌어지는 총격씬은 사무실이라는 공간의 파괴를 통해 관객에게 직설적으로 대리만족을 체험시키겠다는 연출가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표적 설정이다. 

한편으로, ‘스키즘’이라는 공간은 직장과 흡사하기도 하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게임에서 경쟁력을 별로 갖추지 않은 마일즈가 살아남기는 현실에서처럼 어렵게 보이기 때문이다. ‘루저’로 추락할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스트레스를 견디는 소시민들이나, 마약이나 게임같은 현실도피적 도구에 의지해 살아가는 하류계층의 삶이란 잔인한 ‘스키즘’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살인 액션의 쾌감이라는 B급적 장르를 추구하는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인의 오락화에 대한 비판에도 적극적이다. 마일즈의 눈물 젖은 호소에도 조롱을 멈추지 않는 ‘스키즘’의 관람객들에게 마일즈는 ‘너희들이 이런 것을 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며 절규한다. 영화는 전쟁과 테러, 살인 등에 대한 현대인들의 무감각화, 미디어와 게임을 통한 폭력의 오락화에 대한 비판을 자주 강조한다. 생각할 거리를 전혀 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서 관객에게 강렬한 메시지나 충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액션과 폭력을 유머와 게임같은 스타일로 가볍게 즐기는 자세를 취한다. 스토리는 폭력의 오락화를 응징하지만, 영화가 추구하는 것은 이에 대한 찬양에 가깝다. 비록 공식하된 익숙한 설정이지만 재미있는 요소가 있었던 캐릭터들이 점층적인 발전 없이 갑작스럽게 각성하고 뒷심이 떨어지는 면이 아쉽다. 결국 스토리의 부실이 낳은 결과인데 액션이라도 한 단계 더 독창적이었다면 이 같은 단점도 커버가 됐을 듯 해서 다방면으로 아쉬운 영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사퇴...“변화와 혁신 추진 어렵다고 판단”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이정현(사진)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사퇴의 변’을 공지해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저는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보려고 했다”며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천관리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 당의 단합과 지방선거의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5∼8일 공천 신청을 받았고 서울특별시장과 충청남도지사를 대상으로 12일 추가로 공천 신청을 받았다.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는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엊그제 장동혁 대표의 충남의 미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도 있었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뒤로 물러서거나 피하는 것은 제가 걸어온 정치의 길과 맞지 않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울타리가 되고 선봉장이 되겠다. 도민 여러분만 바라보며 충남의 미래를 끝까지 책

경제

더보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는 관계부처들과의 협의를 거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3월 13일 0시부터 시행하고 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주유소 및 대리점 등에 대한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주유소 판매가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3월 13일 0시부로 적용되는 1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3월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에 비해 휘발유는 109원, 경유는 218원, 등유는 408원이 저렴한 수치다. 이 가격들은 3월 13∼26일 적용된다. 3월 27일에는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최고가격 조정 시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1차 최고가격’을 기준가격으로 해 ‘직전 일정기간 국제제품가 상승률’을 곱한 값에 제세금을 가산한다. 국제석유제품 가격 상승률은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게시된 가격지표를 활용한다. 산업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조속한 안착을 위해 정유사 대상 사후정산 세부기준 마련, 주유소 대상 모니터링 및 관리체계 강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자영업자,

사회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