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7월 이후 이번 주까지 5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며 6·17 부동산 대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08% 올랐다.
서초구(0.19%), 강남·송파구(0.11%) 등 강남4구 지역은 전세 전환과 청약 대기수요 등의 영향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마포구(0.12%), 노원구(0.11%), 구강북(0.08%), 성동구(0.07%) 등도 전셋값이 상승했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도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매매거래량에 따르면 전달 전월세 거래량은 17만747건으로 집계됐다. 전월(17만216건) 대비 0.3%, 전년 동월(15만8905건) 대비 7.5% 오른 것이다. 또 5년 평균(14만2443건) 대비 19.9% 상승했다. 5월 누계 전월세 거래량(93만8477건)은 전년 동기(85만3808건) 대비 9.9%, 5년 평균(76만1781건)보다는 23.2% 증가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5만7426건)의 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월에 비해 17.3%, 전년 동월에 비해 60.8% 각각 늘었다. 아파트 외 주택(2만6068건)은 전월 대비 6.1%,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했다. 5월 누계 기준으로 아파트 거래량(34만9641건)은 전년 동기 대비 114.6%, 아파트 외(13만2659건)는 33.5% 각각 증가했다.
이와함께 6·17 부동산 대책 직후 재건축 분양권을 받기 위해 실거주에 나서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6·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분양권을 받기 위해선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 부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의 주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3.1로, 지난달 평균인 158.1에 비해 크게 올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어설수록 전세 수급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덩달아 전세 물건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주택시장에서는 6·17 정책이 혜택은커녕 전셋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거나 월세 비용이 늘어나는 등 주거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택 임대차시장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서울 강남지역에서 번지고 있는 월세화 현상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