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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인간승리 드라마 <아무튼,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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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끝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초고속 승진에 아름다운 여자친구까지 가진, 잘나가는 모기지 세일즈맨 아담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지마비의 절망적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장애를 극복한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감동 드라마다. <브레이킹 배드> <웨스트 월드> 등 미드로 알려진 아론 폴이 출연했고, <워킹 데드> <매드맨> 시리즈의 마이클 어펜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


아담은 어린시절부터 도전적으로 자신의 삶을 원하는데로 이끌어가던 인물이다. 한눈에 반한 여자 크리스틴을 단숨에 설득해 연인이 되고, 열정적인 업무 자세로 직장에서도 인정받는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성격으로 친구와 가족, 상사에게도 사랑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이 인생이 역전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승진을 앞두고 성공과 행복에 취한 어느 날, 아담은 한순간에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이 사라졌다면? 영화는 비록 극한이지만,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관객에게 상상하게 만든다. 여자친구도, 직장도, 심지어 건강한 신체라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마저 상실한 상태에서 삶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죽지 못해 사는 삶’에도 행복은 있을까?


<아무튼, 아담>은 후천적 신체 장애를 다룬 장르의 전형적 스토리를 대부분 따라간다. 부정적이고 괴팍한 성격으로 변한 아담은 무기력과 비관에서부터 자신을 건져올리는 인간승리를 펼쳐보인다. 이런 소재의 성장물이 가지는 미덕은 삶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육체와 사회적 성공이라는 물질이 손상된 상태에서의 삶이란 어떤 면에서 삶의 핵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그때 삶의 이유는 우리가 자주 잊는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가족의 존재는 그 중 하나다. 절망 끝에서 아담은 어린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말썽을 받아준 어머니에게 전하는 감사는 가족의 변함없는 헌신과 사랑에 대한 가치의 깨달음이다. 또한, 엉뚱할만큼 저돌적으로 세상을 대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암시기도 하다. 

 

 

 

매력적인 캐릭터


그를 재기하게 만든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은 전문 간병인 예브지니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예브지니아는 특유의 강인한 억양으로 아담을 일깨운다. ‘현명한 집사’ 류의 전형적 캐릭터를 연상시키면서, 거친 러시아 여성의 개성이 드러나서 흥미롭다. 동정도 비하도 없는 태도가 인상적인 그녀는 아담이 장애에 적응할 수 있는 일상적 요령과 함께 정신적 방향을 학습시키는 엄마이자 친구 같은 존재다. 삶을 긍정하는 그녀의 조언들은 스스로 혹독한 시련을 경험한 배경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장애 이전의 삶으로 복귀를 독려하는 예브지니아는 휠체어를 탄 남성이 등장하는 포르노를 건네기도 한다. 이 영화는 장애인의 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관객의 편견을 뒤집는다. 성이란 아담에게 비장애인과 다를바 없는 삶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다. 그래서 정신적 방황 중에는 자신에게 접근한 여성에게 당황하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러운 관계가 가능해진다. 그때는 여자 친구에 대한 미움이 이해로 변했을 때이며, 장애를 극복하고 성숙해진 순간이다. 

 

 

 

 

 <아무튼, 아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많은 영화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에피소드와 캐릭터가 실제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감동의 강도가 커진다는 점은 실화의 대표적인 이득이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누구나 경험하는 롤러코스터를, 누구보다도 극적 그래프로 그리는 아담의 삶은 영화 소재로 솔깃할만큼 드라마틱하다. 하지만, ‘영화 같은’ 현실이 영화에 등장하는 순간 진부해진다는 아이러니에서 이 영화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극적 장치나 설정에 한계를 가지면서 스토리가 밋밋해지고 메시지나 묘사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는 실화의 단점도 분명히 나타나는 것이다. 실화 자체에 대한 감독의 시선 또한 차별점이 적어서, 실존인물에 대한 존경을 담은 영화가 가진 ‘함부로 사실을 변형시킬 수 없는’ 함정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신 감정과잉과 과장 없는 연출은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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