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3 (목)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인간승리 드라마 <아무튼, 아담>

URL복사

절망 끝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초고속 승진에 아름다운 여자친구까지 가진, 잘나가는 모기지 세일즈맨 아담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지마비의 절망적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장애를 극복한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감동 드라마다. <브레이킹 배드> <웨스트 월드> 등 미드로 알려진 아론 폴이 출연했고, <워킹 데드> <매드맨> 시리즈의 마이클 어펜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


아담은 어린시절부터 도전적으로 자신의 삶을 원하는데로 이끌어가던 인물이다. 한눈에 반한 여자 크리스틴을 단숨에 설득해 연인이 되고, 열정적인 업무 자세로 직장에서도 인정받는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성격으로 친구와 가족, 상사에게도 사랑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이 인생이 역전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승진을 앞두고 성공과 행복에 취한 어느 날, 아담은 한순간에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이 사라졌다면? 영화는 비록 극한이지만,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관객에게 상상하게 만든다. 여자친구도, 직장도, 심지어 건강한 신체라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마저 상실한 상태에서 삶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죽지 못해 사는 삶’에도 행복은 있을까?


<아무튼, 아담>은 후천적 신체 장애를 다룬 장르의 전형적 스토리를 대부분 따라간다. 부정적이고 괴팍한 성격으로 변한 아담은 무기력과 비관에서부터 자신을 건져올리는 인간승리를 펼쳐보인다. 이런 소재의 성장물이 가지는 미덕은 삶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육체와 사회적 성공이라는 물질이 손상된 상태에서의 삶이란 어떤 면에서 삶의 핵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그때 삶의 이유는 우리가 자주 잊는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가족의 존재는 그 중 하나다. 절망 끝에서 아담은 어린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말썽을 받아준 어머니에게 전하는 감사는 가족의 변함없는 헌신과 사랑에 대한 가치의 깨달음이다. 또한, 엉뚱할만큼 저돌적으로 세상을 대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암시기도 하다. 

 

 

 

매력적인 캐릭터


그를 재기하게 만든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은 전문 간병인 예브지니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예브지니아는 특유의 강인한 억양으로 아담을 일깨운다. ‘현명한 집사’ 류의 전형적 캐릭터를 연상시키면서, 거친 러시아 여성의 개성이 드러나서 흥미롭다. 동정도 비하도 없는 태도가 인상적인 그녀는 아담이 장애에 적응할 수 있는 일상적 요령과 함께 정신적 방향을 학습시키는 엄마이자 친구 같은 존재다. 삶을 긍정하는 그녀의 조언들은 스스로 혹독한 시련을 경험한 배경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장애 이전의 삶으로 복귀를 독려하는 예브지니아는 휠체어를 탄 남성이 등장하는 포르노를 건네기도 한다. 이 영화는 장애인의 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관객의 편견을 뒤집는다. 성이란 아담에게 비장애인과 다를바 없는 삶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다. 그래서 정신적 방황 중에는 자신에게 접근한 여성에게 당황하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러운 관계가 가능해진다. 그때는 여자 친구에 대한 미움이 이해로 변했을 때이며, 장애를 극복하고 성숙해진 순간이다. 

 

 

 

 

 <아무튼, 아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많은 영화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에피소드와 캐릭터가 실제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감동의 강도가 커진다는 점은 실화의 대표적인 이득이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누구나 경험하는 롤러코스터를, 누구보다도 극적 그래프로 그리는 아담의 삶은 영화 소재로 솔깃할만큼 드라마틱하다. 하지만, ‘영화 같은’ 현실이 영화에 등장하는 순간 진부해진다는 아이러니에서 이 영화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극적 장치나 설정에 한계를 가지면서 스토리가 밋밋해지고 메시지나 묘사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는 실화의 단점도 분명히 나타나는 것이다. 실화 자체에 대한 감독의 시선 또한 차별점이 적어서, 실존인물에 대한 존경을 담은 영화가 가진 ‘함부로 사실을 변형시킬 수 없는’ 함정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신 감정과잉과 과장 없는 연출은 미덕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