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05 (목)

  • 맑음동두천 4.1℃
  • 맑음강릉 7.4℃
  • 맑음서울 7.1℃
  • 구름많음대전 7.6℃
  • 구름많음대구 5.1℃
  • 흐림울산 8.5℃
  • 맑음광주 10.5℃
  • 구름많음부산 11.0℃
  • 맑음고창 10.3℃
  • 맑음제주 13.6℃
  • 구름많음강화 5.6℃
  • 맑음보은 4.3℃
  • 맑음금산 6.1℃
  • 맑음강진군 11.0℃
  • 맑음경주시 6.5℃
  • 맑음거제 9.5℃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백선엽 장군을 보낸 후의 아쉬움

URL복사

사람들에게 6.25전쟁하면 누가 떠오르는지 물어보면 누구를 대답할까? 아마도 북한의 김일성이지 않을까 싶다. 침략의 주범이기에 당연하기도 하다.

 

또 다른 사람을 물으면 누구를 대답할까? 미국의 맥아더장군 아닐까 싶다. 인천상륙작전의 영웅이기에 그렇다. 그럼 세 번째론 또 누가 있을까? 언뜻 떠오르는 이가 없다.

 

불행히도 우리는 역사를 배우며 현대사의 가장 불행한 역사이기도 했던 6.25전쟁을 상징할 만한 한국인 영웅을 만나지 못했다. 우리의 머릿속, 마음속에 6.25전쟁의 주인공은 적군의 수장 김일성과 우리를 도와주러 온 외국인 맥아더 뿐이며, 조국을 지키다 쓰러져간 대부분의 무명용사들을 조연으로 추념할 뿐이다.

 

백선엽 장군이 100세를 일기로 타개했다. 그는 국군 제1사단장으로서 6.25전쟁 기간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알려진 낙동강 전선의 다보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는 말을 부하들에게 남기고 적군 앞으로 돌격해 인민군 4개 사단의 대구 공략 작전을 막아내고 전세를 뒤집은 전쟁 영웅이다.

 

그런데 전쟁영웅의 죽음을 뒤로 2020년의 대한민국은 두 동강으로 나뉘어졌다. 백선엽 장군의 해방 이전 행보가 문제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간도특설대에 가담해 독립군 토벌에 나섰다는 이유로 그의 친일 행적 논란이 거세다.

 

이 부대는 간도에서 조선 독립군과 중국인이 연계한 반일-반만주국 투쟁을 진압하기 위해 만주국과 일본 당국이 설립한 부대로서, ‘조선인 독립군은 조선인으로 잡아야 한다’는 일제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에 따라 설립된 부대다. 실제 172명의 독립군과 민간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백 장군을 옹호하는 편에서는 그가 부임한 시기는 간도에 있던 독립군이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뒤이며, 실제로 백 장군이 독립군을 토벌에 가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편에서는 그가 간도특설대의 부대 성격과 독립군 토벌 이력을 알면서 가담한 것, 그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한다.

 

이렇게 해방 전 행보에서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옹호를 하든 비판을 하든 백 장군이 6.25전쟁의 영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듯하다. 노영희 변호사처럼 방송에 나와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쐈다"면서 "대전 현충원에도 묻히면 안 된다"는 황당한 주장은 백 장군의 비판세력들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백 장군의 친일논란이 그의 장례식과 현충원 안장의 순간까지 이어져 아쉽다. 그의 영결식엔 청와대와 집권여당 사람들은 거의 안 보이고, 아무런 추모의 말조차 없다. 미국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가 조의를 표한 것과는 자못 대조적이다.

 

그가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되는 길 또한 순탄치 않았다. 반대편 사람들과의 몸싸움에 운구차 방해가 이어졌다.

 

백선엽 장군 논란은 한 영웅을 바라볼 때, 그의 부정적 측면이 어느 지점에서 긍정을 넘어서야 전체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건지 불편한 고민을 하게끔 한다. 초창기 군인시절, 문제가 되는 부대에 근무를 해야 했던 그 부정적 사실이 전쟁지휘자로서 전투를 이끌며 한 나라를 구할 만한 영웅적 활약을 한 긍정적 사실을 넘어설 만한 것인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우리가 추앙하는 영웅 중엔 부정과 긍정의 ‘양면성’을 지닌 이들이 많다.

 

인도 독립의 아버지이자 전 세계 비폭력 저항운동의 상징인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은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에 있는 가나대학에서 무참히 철거됐다. 흑인을 ‘깜둥이(Kaffirs)’라고 표현하는 등 인종차별의 흔적이 간디에겐 남아 있었고 가나 국민들은 동상철거운동을 수년간 진행했다. 간디는 인도 최하위 카스트인 불가촉천민 반대 운동을 하면서도 카스트 제도 자체는 유지를 주장한 카스트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국의 흑인운동가이자 침례교 목사인 마틴 루터 킹은 성추문과 불륜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킹목사나 간디는 부정의 지점이 있더라도 그들에 대한 비판은 그들의 긍정의 지점에 이르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이 활약하는 동안, 그리고 후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우리의 영웅이 되었다.

 

6.25전쟁 당시 착용한 전투복 차림으로 안장된 백선엽 장군, 그가 우리의 영웅이 되면 안 될까? 6.25전쟁 하면 떠오르는 우리의 영웅, 최소한 3번째 안에는 떠오르는 이름 말이다. 우리사회가 더 이상 편협하지 않았으면 한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윤희숙,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윤석열과 절연 주저하면 심판, 용적률 500% 제4종 일반주거지역 도입”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장에 출마할 것임을 밝혔다. 윤희숙 전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지금 대한민국을 힘으로 짓누르며 나라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이번 지방선거로 서울마저 장악하게 된다면 대한민국과 서울은 모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질 것이다”라며 “제가 사랑하는 서울이 끝없이 추락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저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을 지키고 다시 일으키는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저는 작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계엄과 파면에 대한 당의 입장변화를 촉구하며 단호하게 절연을 주장했다. 역사의 준엄한 흐름을 거슬러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만약 당 지도부가 지금처럼 결단을 주저한다면 결국 지방선거라는 심판대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매듭지어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윤 전 의원은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면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과거에나 지금이나 예외 없이 세금폭탄, 대출 봉쇄, 투기꾼 사냥, 이 3종 세트로 부동산 시장을 초토화시켰다. 그러나 지금같이 가파른 공급 절벽을 넘는 길은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신라 천 년의 울림을 만나다... ‘성덕대왕신종’ 디지털 영상 공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성덕대왕신종을 주제로 한 디지털 실감 영상을 새로 만들어 공개한다. 이번 영상은 신라미술관 1층 디지털영상관에서 상영되며,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9.1 채널 입체 음향을 통해 종의 울림과 조형을 생생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영상은 성덕대왕신종의 소리와 문양, 명문(銘文, 새겨놓은 글)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하여, 관람객이 종에 담긴 기술, 조형 특징, 제작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 같은 구성으로 신라의 뛰어난 과학기술과 미적 감각은 물론, 종을 제작한 배경과 그 의미를 실감 영상이라는 매체로 감동을 극대화하였다. 영상의 첫 부분은 성덕대왕신종의 실제 종소리를 바탕으로 종의 깊고 장엄한 울림을 재현하여 관람객이 몰입할 수 있게 하였다. 이어지는 두 번째 부분에서는 거푸집 위에 문양이 새겨지고, 쇳물이 채워지는 등 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완성된 종의 문양과 명문 등의 요소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높이가 3.6미터에 이르는 종의 크기로 인해 실제 관람 시 보이지 않는 용뉴(龍鈕, 종 꼭대기의 장식) 부분까지 영상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