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사망 11명, 실종 1명, 부상 1명 늘어
이재민 하루만에 1810명↑…긴급대피 7916명
시설피해 9491건…농경지 9317ha 침수·유실
제주 제외 16개 시·도 산사태 위기 심각 발령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8일째 이어진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최소 4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이재민이 4500명에 육박하고 시설 피해 접수만 9000여건, 여의도 면적의 32배가 넘는 농경지도 침수·유실·매몰되는 등 인·물적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
밤낮 없이 응급복구 작업 중이지만 연일 퍼붓는 비에 73%만 복구돼 더디다.
정부는 7개 시·군 외에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하기 위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다.
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28명, 실종 11명, 부상 8명이다.
전남 곡성 산사태 매몰(사망 5명)과 고압 전봇대 화재(사망 1명) 등의 피해가 반영되면서 전날 집계치(사망 17명·실종 10명·부상 7명)보다 사망 11명, 실종 1명, 부상 1명 늘었다.
그러나 수난사고로 분류돼 중대본 집계에서 제외된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사고 인원(사망 3명·실종 3명)까지 더하면 사망 31명, 실종 14명, 부상 8명이 된다.
이재민도 계속 늘어나 11개 시·도 2831세대 446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집계치(6개 시·도 1535세대 2656명)보다 1296세대 1810명 증가했다.
이재민 중에서는 812세대 1335명만이 귀가했다. 나머지 2019세대 3131명은 여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귀가자 대부분이 친·인척 집이나 마을회관, 경로당, 체육관, 숙박시설 등에서 머물고 있다.
이재민들에게 응급구호세트와 생필품 11만9000여 점이 지원됐다. 심리상담가 113명을 투입해 212건의 상담과 750건의 생활안내도 이뤄졌다.
긴급 대피한 인원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954세대 3195명이다. 8일간 누적치로는 3891세대 7916명에 달한다.
이날 하루에만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인원은 339명이다. 8일간 누적 인명구조 인원은 2068명이 된다.
시설 피해 건수는 9491건(공공시설 5257건·사유시설 4234건) 접수됐다. 전날 집계치(8244건)보다 1247건 추가 신고된 것이다. 이중 6943건(73.2%)만 응급복구가 끝났다.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민간 주택만 전날 2236채에서 2572채로 불어났다. 비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318동)와 축사·창고(1344개) 역시 1662개로 커졌다.
침수됐거나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9317ha(헥타르=1만㎡)나 된다. 전날 8161ha보다 1156ha 불어났다. 피해 규모는 여의도 면적(290ha)의 32.1배, 축구장(0.73ha) 면적의 1만2763배에 이른다.
호우로 하늘길도 일부 막혔다. 현재 6편(제주 2편·포항 2편·울산 1편·김포 1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철도로는 충북선, 태백선, 영동선, 경전선, 광주선, 장항선, 전라선 등 7개 노선의 운행이 중지됐다. 중앙선은 단선, 경강선은 시속 40㎞ 이하로 서행 중이다.
전국적으로 도로 109개소, 지하차도 29개소, 둔치주차장 84개소가 통제됐다. 17개 국립공원 406개 탐방로 통행도 제한되고 있다.
걱정스러운 건 남부지방이 9일 새벽까지, 중부지방은 이날 저녁부터 10일 새벽까지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세찬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는 점이다. 비가 많이 오는 곳은 누적 강수량이 500㎜에 달할 전망이다.
중대본은 이미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지반이 약해져 적은 강수량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외출과 야외 작업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 경보는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발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