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9 (목)

  • 흐림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15.8℃
  • 흐림서울 8.8℃
  • 흐림대전 8.5℃
  • 흐림대구 9.9℃
  • 흐림울산 10.2℃
  • 흐림광주 11.9℃
  • 흐림부산 12.2℃
  • 흐림고창 11.4℃
  • 제주 13.4℃
  • 흐림강화 5.9℃
  • 흐림보은 4.8℃
  • 흐림금산 6.5℃
  • 흐림강진군 10.2℃
  • 흐림경주시 9.2℃
  • 흐림거제 10.4℃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2D 호러 어드벤처게임을 스크린에 옮긴 대만 스릴러 <반교: 디텐션>

URL복사

암울한 역사, 그 공포의 기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아무도 없는 학교에 남겨진 팡루이신과 웨이중팅에게 공포스러운 환영과 괴물들이 나타난다. 동명의 2D 호러 어드벤처게임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2019년 개봉 대만영화 중 흥행 수익 1위를 거뒀다. 제56회 금마장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 각색상, 미술상, 주제가상, 시각효과상 등 5관왕을 차지했으며, 제22회 타이베이영화제에서 대상, 최우수영화상, 여우주연상, 시각효과상, 미술상, 음향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호러의 외피를 입은 역사물


팡루이신은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밤 텅빈 교실에서 잠을 깬다. 후배 웨이중팅을 만나고, 모두가 사라진 학교에 두 사람만 남겨진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학교를 벗어날 수 없다. 학교를 나가라고 말하는 장 선생님으로부터 의문의 전화가 오고, 두 사람은 사라진 선생님과 친구들을 찾아 촛불에 의지해 학교를 헤맨다. 폐허가 된 학교 곳곳에 죽음을 암시하는 문구들과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가린 소녀가 보인다. 갖가지 무서운 환영과 혼령이 나타나고 갑자기 등장한 친구들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기괴한 형상의 괴물들의 위협에서 도망치면서 팡루이신과 웨이중팅은 몇가지 단서들을 모으게 되고, 점차 기억의 퍼즐이 맞춰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반교: 디텐션>은 공간별로 캐릭터가 나타나고 단계별 미션이 수행되면서 조금씩 미스터리가 풀리는 게임과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다. 1인칭 카메라 시점으로 관객이 직접 플레이어로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느낌을 살리기도 했다. 원작에 충실한 접근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라는 면에서 관객이 참여하는 효과를 유도한 연출이기도 하다. 

 

 


 영화는 호러의 외피에 비극적 역사를 그린 드라마다. 1948년 중국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해 타이완 섬으로 본거지를 옮긴 장제스 정권은 국공내전을 빌미로 1949년부터 1987년까지 계엄령을 선포했다. <반교: 디텐션>은 자유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수많은 이들이 간첩과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혀 투옥되거나 처형당한 이 ‘백색테러’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정권은 개인과 개인의 감시와 고발을 이용했고 이 때문에 국가 권력 뿐만아니라 인간관계도 공포가 됐다. 개인의 작은 원한이 공권력을 수단으로한 살인으로 돌변할 수도 있었기에 신뢰와 믿음은 어느 때보다 소중한 가치기도 했다. 

 


죄책감이 만든 악몽


 이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 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반교: 디텐션>은 인간성을 짓밟는 공권력의 폭력을 아픔이라는 감성으로 표현해낸다. 권력이나 제도의 억압과 인간관계로부터의 상처라는 학원공포물의 양대 테마를 잘 버무리고 있다. 영화는 사랑과 질투에 민감한 미성년의 감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멜로드라마를 역사적 비극 위에 올려놓고 호러라는 문법으로 이야기한다. 사회적 약자이자 미숙하고 순수한, 상처 투성이인 10대는 무자비한 권력의 희생자였던 당대 국민들의 현실을 대변한다. 


 공포의 언어는 장르적 쾌감보다 상징적 의미로 쓰였다. 팡루이신은 거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이 뭉개진 것을 발견하고, 두 사람을 뒤쫒는 군인 귀신은 거울 얼굴을 하고 있다. 기억을 지우는 팡루이신에게 성찰을 요구하는 은유다. 사형 복면이 씌워진채 목을 매단 환영들은 시대적 공포와 동시에 죄책감을 시각화한 것이다. 팡루이신이 웨이중팅의 목을 칼로 베어서 그 속에서 피투성이 된 금서를 꺼내는 장면은 주인공의 행동이 의미하는 도덕적 무게를 잘 보여준다. 


 공포는 과거의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악몽 그 자체다. 영화는 이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관객에게 거울을 들이대며 살아남은 자의 채무감을 건드린다. 산 자는 죽은 자를 추모하고, 죽은 자는 산 자를 다독이는 결말을 통해 대만 공동체가 가진 죄책감과 슬픔을 위안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이 영화의 정서는 매우 정치적이면서도 소극적이다. 가해자를 비인간화시키면서 순수하고 인간적인 피해자와 대립시키는데, 이런 구도는 가해자를 절대적으로 강한 존재로, 피해자는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로 단순화한다. 가해자에 대한 감성은 분노와 복수라기보다 공포며, 밀고자 마저 피해자의 영역에 넣으며 슬픔이 절대적으로 영화의 정서를 지배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10대인데다가 원작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란 점이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기억’으로 연대하자는 메시지는 어쨌든 대만 대중에게 호소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흥행 성적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개막 ... 기술 교류의 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EMK) x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막했다.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 제조 및 자동차 전장 기술 전문 전시회로서 급변하는 IT 및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비즈니스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온 3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부터 자율주행 핵심 부품까지 최첨단 기술력을 뽐낸다. Hall A에서 진행되는 ‘한국전자제조산업전’ 부문에서는 SMT(표면실장기술) 생산 기자재와 반도체 패키징 장비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초정밀 검사 장비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 솔루션이 대거 출품되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고민하는 제조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함께 개최된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섹션에서는 전동화(EV)와 자율주행(AD) 시대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전장 부품들이 주를 이뤘다. 차량용 반도체, 센서 모듈,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현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 등이 전시되어 미래 모빌리티의

정치

더보기
북한, 오전과 오후 탄도미사일 발사 이틀 연속 무력시위...이재명 대통령 긍정평가에도 찬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북한이 7일 평양 일대에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발사 초기 이상 징후를 보이며 소실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8일에도 오전과 오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북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대남적대 정책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8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원산 일대에서 오전 8시 50분께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8일 오후 2시 20분쯤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쐈다. 오전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동북 방향으로 약 240km를 비행한 후 알섬 인근 해상에 낙하했다. 오후에 쏜 탄도미사일은 동북 방향으로 700㎞ 이상을 비행해 러시아 남쪽, 일본 왼쪽 공해상에 낙하했다. 이에 대해 일본 방위성은 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북한은 오늘 14시 23분경 적어도 1발의 탄도미사일을 동방향을 향해 발사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한·미·일에서 긴밀하게 연계해 분석 중이지만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 약 60km 정도로 약 7

경제

더보기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개막 ... 기술 교류의 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EMK) x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막했다.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 제조 및 자동차 전장 기술 전문 전시회로서 급변하는 IT 및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비즈니스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온 3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부터 자율주행 핵심 부품까지 최첨단 기술력을 뽐낸다. Hall A에서 진행되는 ‘한국전자제조산업전’ 부문에서는 SMT(표면실장기술) 생산 기자재와 반도체 패키징 장비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초정밀 검사 장비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 솔루션이 대거 출품되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고민하는 제조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함께 개최된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섹션에서는 전동화(EV)와 자율주행(AD) 시대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전장 부품들이 주를 이뤘다. 차량용 반도체, 센서 모듈,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현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 등이 전시되어 미래 모빌리티의

사회

더보기
호산대, ‘아름다운 리더’ 양성하는 ‘아리센터’신설.... 인성·CS 교육 본격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가 AI시대에 필요한 도덕적 소양과 소통 능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을 위해 ‘인성 교육 전담 기구’를 출범시켰다. 호산대는 지난 3월 기획조정본부 산하에 “아리센터”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고 밝혔다. 센터명인 ‘아리’는 ‘아름다운 리더’의 약어로, 대학의 비전인 ‘인간존중 융합형 인재 양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AI 시대, 기술보다 중요한 ‘인간 중심’ 가치 확산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는 AI시대일수록 윤리적 기준과 인성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리센터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실질적인 사회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간 중심의 인재를 길러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센터장에는 CS(고객만족) 및 인성 교육 전문가인 임유빈 특임교원이 임명됐다. 임 센터장은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지역 산업체가 채용 시 최우선 역량으로 꼽는 ‘인성’과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주도한다. 김재현 총장 “따뜻한 인성 갖춘 융합형 인재 육성할 것” 김재현 호산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5대 핵심 역량 중 하나인 ‘의사소통’강화를 위해 아리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문화

더보기
조직 내 문제에 대한 재해석 ‘세대 갈등은 구조의 문제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세대 갈등은 구조의 문제다’를 펴냈다. 최근 조직 내 갈등을 설명하는 대표적 키워드로 ‘세대’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신장철 저자의 ‘세대 갈등은 구조의 문제다’는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MZ세대와 기성세대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갈등을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며, 오히려 갈등을 고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대신 저자는 갈등의 본질을 ‘사람’이나 ‘세대’가 아닌 ‘소통 구조’에서 찾으며, 조직 내 문제를 재해석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 신장철은 가온코칭센터와 가온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대표이자 사회복지학 박사로, 오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분석해 온 전문가다. 한국코치협회(KPC), 국제코칭연맹(PCC) 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코칭 및 리더십 교육 분야에서 활동해 온 그는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조직에서 작동하는 변화의 메커니즘을 탐구해왔다. 이러한 배경은 이번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설계 중심 접근’이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이 갈등을 개인의 태도나 인내의 문제로 환원했다면 이 책은 갈등을 예측 가능하고 조정 가능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