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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호두까기 속 호두의 보수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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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트크랙커(Nut cracker)라는 단어가 있다. 호두를 양쪽에서 까는 호두까기를 말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저임금의 중국과 첨단기술의 일본 사이에 낀 대한민국의 위상을 말할 때 자주 사용되었던 용어다. 게다가 IMF외환위기를 겪은 직후였으니 어려움은 훨씬 더한 시절이었다.

 

호두를 부수려면 아주 단단한 집게로 양쪽을 힘껏 눌러야 한다. 웬만하면 부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위아래에서 가해지는 압박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호두가 부서질 정도만큼의 위기상황이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어쨌든 이를 잘 극복해냈다. 전체 규모에선 아직 차이가 크지만 호두까기 속 호두의 상황을 벗어난지는 오래다.

 

요즘 미래통합당의 사정을 보면 그 시절, 그 모습이 생각난다. 너트크랙커 사이에 낀 너트(Nut), 즉 호두까기 속 호두 같은 생각이 든다.

 

탄핵 이후 미래통합당은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을 내리 참패했다. 막강한 힘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거침없이 자신들이 필요한 법을 만들고, 원하는 정책을 밀어 부치고, 법을 심판함에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듯이 보인다. 이 권력의 힘 앞에 미래통합당은 무력, 그 자체이다.

 

게다가 보수세력은 분열된 상태다. 과거 친이·친박간 계파싸움에 이어 탄핵을 둘러싼 반대와 찬성 세력간 갈등의 골은 깊다. 총선 패배 후 거의 초토화된 상황인데도 여전히 갈라져 있다. 총선 관련 선거부정 이슈부터 현재의 대여투쟁방식에 이르기까지 전혀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생각과 행동이 다른 이들, 광장의 아스팔트보수세력(소위 태극기부대)이 당의 전통적 핵심지지그룹이었고, 게다가 대중적 지지세가 작지 않기에 무시할 수도 없다.

 

강력한 집권여당과 강성투쟁으로 집권여당을 공격하는 광장보수세력, 양쪽으로부터의 공격은 호두까기 이상의 강한 압박이었고, 이렇게 총선 후 미래통합당은 별 할말없이, 존재감없이 그 사이에 끼어있는 초라한 호두 신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국민들의 비호감 또한 벽처럼 단단했다.

 

어쩔수 없는 현실이었을지 고도의 계산된 작전이었는지,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미래통합당의 이런 허허실실한 모습은 결과적으론 오히려 득이 된 듯하다.

 

특히나 부동산정책과 검찰개혁과정의 무리수 등 큰 권력의 집권여당의 잇단 실책으로 반짝일지 지속가능할지 아직은 예단할 순 없지만 몇 년만에 정당지지율 1위를 회복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사실 이 과정 속에 미래통합당이 국민에게 뚜렷하게 보여준 가점 포인트는 거의 없어 보인다.

 

미래통합당의 이런 허허실실은 광화문 8.15 집회를 이끈 광장 보수세력에 대한 대응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집회 동참과 선명한 대여투쟁을 요구하는 광장세력의 리더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선을 긋지 않는다. 당차원의 명확한 찬반 입장 없이 집회참여를 개별당원의 자유의사로 돌려버린다. 그리고는 8.15 이후에서야 코로나 확산으로 국민밉상이 된 전목사와는 딴길을 결심하는 듯하다. 주호영 원대대표는 "통합당은 극우세력과 다르다"고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하려고 나섰다.

 

최근까지 미래통합당은 어정쩡한 행태로 일관함으로써 강력한 힘의 집권여당으로부턴 '태극기부대와 한몸'이라는 비난을, 처절한 강성투쟁의 광장보수세력으로부턴 '민주당 2중대'의 공격을 받아왔다.

 

미래통합당은 계속 호두까기 안의 호두로 남아 있어야 할까? 아무것도 안해서 얻는 반사이익은 오래 가지 않는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의 작은 지지율 차이는 자신이 이룩한 결실이 아니기에 모래성과 같다.

 

결국 국민의 삶을 제대로 헤아리고, 정치다운 정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만이 답이다.

국민의 삶을 어떻게 풀어갈지 집권여당보다 더욱 진정성있게 보여줄 때, 전광훈 목사와 선을 분명히 긋고 국민이 공감할 수있는 정치를 새롭게 보여줄 때, 그때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다.

 

결국은 실력이다. 대한민국이 호두까기 속의 호두 소리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대한민국이 쌓은 실력 때문이다. 미래통합당도 실력을 보여줘라.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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