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4.20 (일)

  • 맑음동두천 9.5℃
  • 구름많음강릉 10.0℃
  • 박무서울 10.2℃
  • 안개대전 13.8℃
  • 흐림대구 17.3℃
  • 흐림울산 12.3℃
  • 광주 16.6℃
  • 부산 14.8℃
  • 구름많음고창 13.1℃
  • 구름조금제주 17.0℃
  • 맑음강화 8.4℃
  • 구름많음보은 14.8℃
  • 흐림금산 15.2℃
  • 흐림강진군 17.4℃
  • 구름많음경주시 11.9℃
  • 구름많음거제 17.1℃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창작과 자유, 비평과 정의의 함수에 관하여

URL복사

대학 1학년 끝나갈 때쯤 장만한 전집, <창작과비평>이 눈에 띈다. 구입 초기엔 가끔 열어봤지만, 점차 장식물로 남아있는 책들이다. 그래도 36년을 책장에 꽂혀있다. 몇 번의 이사와 책 정리 시즌의 버릴 책 검토 2순위쯤 되었지만, 0순위는 아니었던지라 아직 살아남았다. 물론 점차 손닿는 위치에서 멀어져 지금은 천장 밑 맨 귀퉁이까지 내몰려있는 상태다. 내게 폐기 0순위는 아닌 이유는 몇 가지 있다. 과외이나마 내돈 벌어 산 최초의 책이고, 66년 창간되었으니 나랑 나이가 같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창작과비평> 그 제호 자체가 나 삶의 가장 중요했던 화두였기 때문이다.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민주화의 봄을 맞아 사면 복권된 이후 YWCA연설에 담긴 유명한 말씀이다. 대학 시절 이를 처음 책으로 접했을 때 메시지 자체가 의미 있고 표현 또한 감동이기에 그저 내 가슴은 뛰었다.

 

'자유는 왜 들꽃일까? 정의는 왜 강물일까?' 국가를 보는, 정치를 보는 내 생각은 여기에서 본격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특히 글을 쓰며 시작된 '창작과 비평'에 대한 고민 역시 여기에서 시작된다.

 

자유는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고 이겨내고 커가는, 그래서 경쟁이 매우 중요시되는 가치가 아닐까? 그렇기에 자유는 곧 누군가의 어떠한 보호에 의해 키워져야 할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라, 뜨거운 태양과 거센 바람에도 '스스로 생명을 지켜내야 할 들꽃'이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창의는 이러한 자유의 들꽃정신이 그 바탕이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제일기획에서의 아이디어 싸움은 나를 더욱 단련시켰다. 지금 글을 쓰는 창작 생활은 번민의 힘든 시간 속에서도 스스로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는 느낌으로 충만하기에 내 마음은 오히려 풍요로워진다. 이렇게 창의와 창작은 내겐 자유이다.

 

그러나 들꽃은 스스로의 적응과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하다보면 힘세고 체질강한 꽃만 살아남고, 약한 꽃은 시들고 병들고 사라지게 된다. 함께 살아가려면 무언가 원칙이 필요하다. 그 원칙이 바로 정의라는 믿음을 나는 갖고 있다. 정의는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 강물은 역행하지 않고, 그저 아래로 흘러간다. 역사가 말하듯 정치가 이를 배반할 때, 정의가 구겨질 때 국민은 가만있지 않는다.

 

약한 꽃, 시든 꽃도 그 소중한 가치가 지켜지도록, 나라가, 사회가 역행하지 않도록 비판이 생명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비판엔 원칙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나는 갖고 있다. 비판은 특히 정의를 향해야 한다고 믿는다. 평론 또는 비평에 임할 때의 나의 약속이기도 하다.

 

한발 짝 더, 글을 쓰는 나에 더하여 지금의 정치를 잠깐 건드려 볼까?

 

상대적으로 정의의 가치를 조금은 더 부르짖는 집권 여당은 과연 정의로운가? 지금까지 비판과 저항의 역사를 주도해왔듯 지금도 나라가, 사회가 역행하지 않도록 비판의 숨결이 살아있는가? 또 다른 체질 강한 꽃이 되기 위해 자신만을 키울 생각만 하진 않는가?

 

상대적으로 자유의 가치를 조금은 더 부르짖는 야당은 자유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가? 눈치와 줄서기에 길들여있지 않은가? 자유가 신념이 되어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창조하고 있는가? 오히려 아무런 대안도 없이 생색만 내는 비판에만 머물지 않는가?

 

정치의 세계를 보면서 창조가 무너진 여의도의 미래를 아쉬워하기도 하고, 비판을 통한 견제의 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여의도의 무능에 더 큰 한숨을 짓기도 한다.

 

보편적 평등과 개인의 자유의 문제, 역사와 현실에 대한 해석과 미래의 설계에 대한 문제, 내 머리 속에 다가오는 많은 문제들에 <창작과비평>을 대입하곤 한다.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이런 나라, 자유와 정의가 균형 잡힌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누가 이를 만들자면 나는 그 길을 주저함 없이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욕심일까? 그렇게 되어야 한다.

오늘은 천장아래 귀퉁이, 먼지 쌓인 <창작과비평>에 손때 좀 묻혀줘야겠다. 55세 동갑나기가 반가워할지 모르겠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제21대 대통령 선거/국민의힘】 1차 8명 경선 레이스 시작...범보수 구심점은 누가?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8명의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했다. 1차 경선 후보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8명이다. 4명으로 후보가 추려지는 1차 경선(컷오프)은 22일 발표된다. 1차 경선 방식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인데,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해 타 정당 지지층을 배제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대선 후보 1위로 나오며, 이재명 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경선 미디어데이 개최...“이재명 막을 것” 국민의힘은 17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1차 경선 토론회 A조에 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 대선 경선 후보가, B조에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를 각각 편성했다. 후보자들은 각자 행사장에 도착한 순서에 따라 자신의 조와 번호를 선택했다. 안철수·김문수·유정복·이철우·나경원·양향자·한동훈·홍준표 후보 순이다. 각 조마다 다른 토론 주제를 두고, 본인의 상대를 직접 결정하는 방식이다. A조의 주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봄철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큰 일교차, 심장 관리 필수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화창하고 따스한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봄이 우리에게 성큼 찾아왔다. 봄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야외 나들이를 기대하는 동시에, 꽃가루와 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관지염,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걱정하곤 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 있다. 바로 심혈관질환이다. 심혈관질환이란 심장과 주요 동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하며 고지혈증,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이 있다. 심장 근육이 활발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받아야 하는데, 이 혈액 공급을 담당하는 혈관이 바로 심장의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해당 부위가 혈류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해 손상되게 되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한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이자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질환은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에 위험성이 높다고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심혈관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3월로, 총 346,778명이 병원을 방문했다. 가장 환자 수가 낮은 9월과 비교했을 때, 33,914명의 차이를 보인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