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30 (화)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3.2℃
  • 맑음서울 -2.4℃
  • 맑음대전 -0.7℃
  • 연무대구 3.5℃
  • 연무울산 3.8℃
  • 맑음광주 2.7℃
  • 연무부산 5.7℃
  • 구름조금고창 -0.5℃
  • 구름많음제주 9.3℃
  • 맑음강화 -4.2℃
  • 맑음보은 -1.3℃
  • 맑음금산 -2.9℃
  • 구름조금강진군 3.9℃
  • 구름조금경주시 2.4℃
  • 구름많음거제 5.7℃
기상청 제공

경제

'재정 준칙' 공개 앞두고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

URL복사

"국가 채무비율 등 핵심 지표 시행령에 담는 준칙은 유명무실"
재정 준칙 오는 29일 국무 회의서 발표 거론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한국의 국가 건전성을 책임질 재정 준칙 공개가 임박했다. 정부가 국가 채무 비율 등 구체적인 지표는 고치기 쉬운 시행령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재정 준칙 발표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오는 29일 국무 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하는 계획이 거론된다. 내용으로는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된 국가재정법을 고쳐 재정 준칙의 근거를 마련하고, 국가 채무 비율 등 구체적인 지표는 시행령에 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의무 지출을 도입하면 그 재원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하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적용하되, 시행 시기는 다음 정부부터로 하는 등 유예 기간을 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세계 금융 위기 등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재해가 발생할 경우 재정 준칙 적용을 예외로 한다 등의 내용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재정 준칙은 공개되기도 전부터 그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언급되는 구조로는 재정 건전성을 지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선 시행령은 대통령이 정한다. 고칠 필요가 있는 경우 소관 부처가 일정 기간 입법 예고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발표하면 된다. 개정하려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법령과 달리, 모든 개정 절차를 부처(기재부)-국무총리(국무 회의 부의장)-대통령(국무 회의 의장) 등 행정부 안에서 마칠 수 있다.

 

김용승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컨대 재정 준칙 시행령에 '국가 채무 비율은 60%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고 담았다가,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될 것 같으면 정부가 뚝딱 고칠 수 있는 셈"이라면서 "건전성을 지키겠다고 재정 준칙을 만드는데, 그 핵심인 구체적인 지표를 기재부가 시행령에 담는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유명무실"이라고 했다.

 

함께 검토되는 페이고 원칙에도 비판이 나온다. 이 원칙은 정부가 새 재정 지출 항목을 추가할 때 재정 수지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자체로도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2014년 기재부가 조세 지출 기본 계획에 이 원칙을 포함했지만, 당시에는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이번에 페이고 원칙 도입을 재시도하는 셈이지만, 유예 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점이 문제다. 재정 준칙의 근거를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이달 중 만들어지더라도, 입법 예고 등 이후 절차를 고려하면 법안이 국회로 넘어가는 시점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용을 유예할 경우 적용 시기는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일찍이 재정 준칙을 "유연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인 위기가 다시 발생했을 때 재정 준칙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경직된 준칙으로 재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제약이 되는 것"이라면서 "(코로나19처럼) 긴급한 재난이나 위기 시에는 재정 준칙이 탄력성 있게 운용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국가 채무 비율 등 각종 건전성 지표를 일정 수준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정하는 것이 준칙이지만, 필요할 때는 확장 재정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얘기다.

 

'고무줄 재정 준칙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에는 "일부 국가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기존 재정 준칙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거나 중지 조처했고, 준칙을 도입할 때 일정 기간 적용을 유예하는 연착륙 방안을 마련한 곳도 있다"고 반박했다.

 

관가 바깥 일각에서도 완고한 재정 준칙을 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는 만큼 나랏빚은 늘어난다"면서 "세계 경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국가 채무 비율은 특정 수준을 넘기지 않는다고 규제하는 재정 준칙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재정 준칙은 기재부가 이달 초 '2020~2060년 장기 재정 전망'을 내놓으며 "재정 적자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게 하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도입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2021년도 예산안을 함께 내놨던 기재부가 "2020년 839조원인 국가 채무액은 2024년 1327조원까지 늘어난다"고 밝히면서 재정 준칙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정부가 제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가 채무액은 847조원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생산적 금융·AX 가속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임종룡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가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을 추천한 배경으로 "재임 중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타 그룹 대비 열위였던 보통주자본비율 격차를 좁혀 재무안정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신뢰도를 개선한 점 등 재임 3년간의 성과가 임추위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고 부연했다. 임추위는 현재 우리금융의 당면과제를 ▲비은행 자회사 집중 육성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 ▲인공지능(AI)·스테이블 코인 시대에 맞춘 체계적 대비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으로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며 "경영승계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그룹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임추위는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약 3주간 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권력과 돈, 정보가 뒤엉킨 후기 한양의 밑바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굿과 떡’을 펴냈다. ‘굿과 떡’은 조선 후기 한양을 무대로 권력과 돈, 정보가 뒤엉킨 사회의 밑바닥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역사 소설이다. 포도청 구류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사기꾼과 무당, 그리고 민비를 둘러싼 권력의 핵심부까지 확장되며, 썩을 대로 썩은 시대의 민낯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장마당과 군영, 무속과 정치가 교차하던 시대의 공기를 치밀한 고증과 속도감 있는 서사로 재현한다. 충·효·의리의 관념적 조선이 아니라, 정보와 권력이 돈으로 환산되는 거대한 시장판으로서의 조선을 보여 주며, ‘영리하게 사는 법’을 체득한 인물들의 욕망과 갈등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주인공 홍태산은 전형적인 영웅상과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는 정의를 외치기보다 세상의 작동 방식을 읽고, 그 틈을 계산적으로 파고든다. 정보의 가치와 힘을 꿰뚫어 보는 그의 선택은 도덕적 판단의 대상이기보다, 냉정한 현실 인식의 결과로 제시된다. 이 소설은 조선 사회의 하층과 상층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도둑과 무당, 난전의 사기꾼들이 벌이는 일이 궁중 정치와 맞닿아 있고, 권력의 소용돌이는 다시 민초들의 삶으로 되돌아간다. 굿과 떡이라는 상징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