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9 (일)

  • 구름많음동두천 9.0℃
  • 흐림강릉 10.9℃
  • 맑음서울 12.3℃
  • 박무대전 12.6℃
  • 대구 12.6℃
  • 울산 12.0℃
  • 광주 12.8℃
  • 부산 12.7℃
  • 흐림고창 12.8℃
  • 제주 16.4℃
  • 흐림강화 10.3℃
  • 흐림보은 11.1℃
  • 흐림금산 12.1℃
  • 흐림강진군 13.3℃
  • 흐림경주시 12.3℃
  • 흐림거제 12.6℃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 ② _ 대모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대모산이다.

코로나19의 2.5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금주 월요일부터 2.0단계로 낮아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더 이상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없는 정부의 고민 때문이리라.

 

강화된 2.5 단계 거리 두기에서는, 그동안의 산행에서 뒤풀이 없는 산행을 하였지만, 뒤풀이 없는 산행은 ‘팥소 없는 찐빵’ 같아서 구수하긴 하지만 팥소의 달콤함이 없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고교 동창의 아들이 장가가는 날이라 가볍게 등산을 하고, 결혼식에 맞춰 삼성동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동창들도 볼 겸 산행 뒤풀이도 겸해서 자연스레 대모산으로 정했다.

 

수서역 6번 출구에서 일행이 모두 모이자 바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산인데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등산하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대모산과 구룡산으로 향하는 코스는 그리 가파르지 않아, 어르신이나 초보 등산객들이 오르기에 적당한 코스 같았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행은 숲이 주는 매력, 초가을 오후의 다양한 초록 잎에 떨어지는 햇볕의 반짝거림과 흰 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 그리고 땀 날 만하면 살랑대고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그다지 험하진 않지만 길게 이어지는 코스에 육산의 감촉을 맨발로 느끼시는 분들도 많았다.

 

아는 것과 느끼는 것, 이 두 가지는 다른 것이고, 그 중 정말 중요한 것은 ‘느끼는 것’이라더니, 산을 느끼는 분들이 삶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사는 분들이리라.

 

대모산 정상에 오르니 시내 강남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전망에 올림픽 주경기장과 한강,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보인다.

한양의 변방으로 농사와 채소 작물을 경작하던 잠실이 정말 상전벽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대모산은 늙은 여인네를 닮았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려오다 태종의 헌릉이 조성되고 대모산으로 명해졌다는 유래처럼 풍수지리에서도 길지처럼 보였다.

정상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구룡산 가는 방향을 비켜 도곡역을 향한다.

 

도곡역 방향은 소나무 숲도 많이 우거져 강남권의 큰 공원에 들어온 듯 젊은 레깅스 차림의 여인들도 눈에 들어온다. 시사에 밝은 한 친구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중국, 미국의 힘이 어찌 변하는지를 설파하면서도 주변의 젊은 레깅스의 자태에는 눈을 뗄 줄 모른다.

 

광고기획가 박용현의 <책은 도끼다>에는 “바람기, 나쁜 의미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안에도 다 있는, 누구에게나 다 있는 바람기는, '다른 생에 대한 동경'이다. 다른 곳에 더 나은 인생이 있을 것 같은 막연한 동경이다. 결혼하고 이게 더 심해지는 이유는 결혼과 동시에 다른 선택의 문이 닫혀버리기 때문이다.”라고 나온다.

 

우리는 ‘우리 안의 나’를 찾는 여정을 계속하면서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끊임없이 ‘또 다른 나’를 찾는다.

 

불교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숨겨져 있던 어떤 것을 '발견'하는 경험이라고 하지 않던가.

 

결국, 많은 종교에서 우리를 볼 수 있는 신이라는 개념이 중심을 차지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누가 나를 본다는 것은 내가 존재한다고 인정받는다는 것이며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삶을 좀 더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생활 중에 지방으로, 해외로 많이 돌던 친구는 집사람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때늦은 소망을, 하산길에서 피력하기도 하지 않던가.

 

도곡동 가는 길을 내려와 강남권의 아파트 숲을 지난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이 동네 아파트는 아파트라 불러서는 안된다고. 그건 그 자체가 하나의 유럽의 작은 성과 같다고, 그 한 채 값이면 유럽의 작은 성을 살 수도 있는데 왜 여기서 복닥거리며 살고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압축 성장으로 자라온 우리 시대에 대한 냉소 아닌 냉소를 쏟는다.

 

조금 일찍 도착한 삼성동의 결혼식장은 아직은 한산했다.

200명 손님의 식사를 준비하고 그 이상의 하객에게는 식사 대신 답례품으로 인사를 대신해야 한단다. 늦게 온 친구가 식사 자리에 앉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인사만 하고 돌아서는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인생을 둘이 함께 찾으려 하는 신랑 신부의 그 싱싱한 젊음만은 한없이 부럽고 축하를 보내고 싶다.

 

주례를 맞은 한 신문사 사장은 짧은 덕담과 함께 주례사 말미에 구호를 제안하여, 하객들 모두 목청 높여 외쳤다.

 

“잘 살아라!”

 

당연히 현재의 코로나 상황도 꿋꿋이 이겨내고 잘 살겠지만 새로운 세상을 향하는 신랑 신부에게 짧은 시 하나 보내고 싶다.

 

출발

                                  장태평

 

포구에서 나와

대양에 서다.

 

항해를 위해

하늘의 별을 보라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건축박람회’ 개막...건축주·인테리어 수요자 참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건축·인테리어·전원주택 전문 전시회 ‘2025 서울건축박람회’가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학여울역 세텍(SETEC) 전시장 전관에서 개최된다. ‘서울경향하우징페어’는 올해부터 ‘서울건축박람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인테리어 수요자와 건축주 모두를 위한 전시로 새롭게 개편됐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유수의 인테리어 브랜드와 관련 업체가 대거 참가해, 주거 및 상업공간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참관객들의 높은 기대에 열렸다. 서울건축박람회는 전원주택과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 맞춤형 건축전시회로서 주거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전시회이다. 특히, 옥외전시장을 활용한 계절별 기획 전시를 선보이며, 실내외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형 전시회로 한층 진화됐고, 단열, 난방, 에너지 절감 등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소개됐다. 전시 품목으로는 내외장재/구조재/단열재, 난방/보일러/펌핑/환기설비재, 도장/방수재, 조경/공공시설재, 조명/전기설비재, 체류형쉼터/이동식주택, 주택설계시공, 창호/하드웨어, 건축공구/관련기기, 홈네트워크시스템 등 건축과 인테리어 전반을

정치

더보기
북한, 미국 제재에 상응 조치 예고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일본 “EEZ 밖에 낙하 추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북한이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상응 조치를 예고한 지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늘 낮 12시 35분경 북한 평안북도 대관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한 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약 700km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다”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북한은 오늘 12시 34분경 북한 서해안에서 1발의 탄도미사일을 동방향을 향해 발사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한미일에서 긴밀하게 연계해 분석 중이지만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 약 50km 정도로 약 450km를 넘어 비상해 낙하한 곳은 한반도 동쪽의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


사회

더보기
대장동 항소 포기, 정진우 중앙지검장 사의..“이재명 대통령 방탄”vs“법리 판단에 근거”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진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은 8일 법무부에 사의를 전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주식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시한인 7일 자정까지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38조(상소권자)제1항은 “검사 또는 피고인은 상소를 할 수 있다”고, 제358조(항소제기기간)는 “항소의 제기기간은 7일로 한다”고, 제359조(항소제기의 방식)는 “항소를 함에는 항소장을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제368조(불이익변경의 금지)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씨 등 피고인 5명은 모두 항소했다. 앞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 등 5명의 피고인들에게 1심에서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된 것.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