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해경이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 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행적을 수사하기 위해 군 당국에 월북 정황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경은 지난 25일 총경급 간부와 수사관 등이 합동참모본부를 방문, 지난 21일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 수사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다.
해경은 이날 군 당국이 확보하고 있다는 A씨의 월북 정황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요청 하면서 공문서를 제시 했으나 열람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군 당국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장 자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검토 후 이달 28일까지는 자료 제공 여부를 해경에 알려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실종 전 행적 등을 수사 중인 해경은 아직 자체 조사로 그의 자진 월북과 관련한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해경은 A씨가 실종 직전까지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내부를 지난 24일 1차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휴대전화나 유서 등을 발견하지 못했고, 선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는 모두 고장 나 그의 동선도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군 당국과 정보당국은 북한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을 근거로 A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입장이지만 A씨의 형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경은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그의 금융·보험 계좌와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확인하는 한편 과거에 탑승한 어업지도선 내 컴퓨터 등에서도 북한 관련 검색 기록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하는 등 A씨의 지인 등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무궁화 10호는 지난 2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벌인 2차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출항지인 전남 목포로 돌아갔다.
해경은 A씨의 시신이나 소지품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지역으로 떠 내려올 가능성에 대비해 연평도 인근 해상을 8개 구역으로 나눠 경비함정 12척과 해군 함정 16척 어업지도선 등 선박 36척과 항공기 5대를 투입해 수색 잡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