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3 (토)

  • 흐림동두천 0.2℃
  • 구름많음강릉 1.7℃
  • 구름많음서울 3.5℃
  • 구름많음대전 4.1℃
  • 맑음대구 1.9℃
  • 흐림울산 3.1℃
  • 맑음광주 4.5℃
  • 구름많음부산 5.7℃
  • 흐림고창 2.4℃
  • 맑음제주 11.4℃
  • 구름많음강화 0.2℃
  • 구름많음보은 3.5℃
  • 구름조금금산 -0.7℃
  • 맑음강진군 6.3℃
  • 구름많음경주시 1.2℃
  • 구름많음거제 4.5℃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밥’으로 ‘정’을 나누는 인생의 참맛 <밥정>

URL복사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의 인간미 넘치는 요리와 사계절의 풍광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가 생이별한 친어머니, 가슴으로 기르신 양어머니, 긴 시간 인연을 맺은 길 위의 어머니를 위해 그리움으로 짓고 진심으로 눌러 담아 정성껏 차린 한상차림, 10년의 여정 속에서 우러나는 인생의 참맛을 그린 작품이다. 핫독스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초청을 비롯해 국내외 14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리움으로 짓고 진심을 눌러 담은

 

주변 자연을 재료로, 자연 자체에서 영감을 받아 즉흥적으로 요리를 창조하는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의 삶과 요리에 담긴 철학을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10년에 걸쳐 담아냈다. 그가 세계적인 요리사이자 자연요리연구가가 된 배경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얼굴조차 모르는 친어머니, 임종을 못 지킨 양어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임지호 셰프는 어쩌면 만났을지도 모를 어머니를 생각하며 길에서 인연을 맺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음식을 대접했다. 


전국을 떠돌며 식재료를 채취하던 임 셰프는 지리산에서 김순규 할머니를 처음 만났다. 소박하지만 풍성한 마음이 담긴 냉이 된장국을 끓여준 김순규 할머니에게서 그리운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 임 셰프는 모자의 인연을 맺고 10년의 정을 쌓아간다. 그러나 세상에 하나 남은 길 위의 어머니 김순규 할머니와도 이별하게 되고 세 명의 어머니를 위해 그리움으로 짓고 진심을 눌러 담은 한상차림을 결심하게 된다. 

 


3일 밤낮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요리를 만들어내고 대청마루에는 108가지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다. 관객들에게 마음의 치유까지 가져다 줄 이 접시들 중 전과 과일, 나물과 생선 등 실제 음식이 담긴 접시는 103개다. 나머지 5개는 무형의 접시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자세를 담았다. 허영심을 버리는 것, 거짓말하지 않는 것, 부지런할 것,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가질 것, 음식을 먹을 사람에게 어떤 음식을 나눌지 재료를 판단하는 매의 눈을 갖는 것이 무형의 접시에 담긴 자신의 철학이다. 


맛있는 소리와 아름다운 색감까지


임 셰프의 요리는 그 자체가 예술이다. “자연에서 나는 것은 아무 것도 버릴 것이 없다”라는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요리로 만들어낸다. 4계절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자연을 재료로 마치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듯이 요리하는 임 셰프의 모습은 묘한 시각적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음식이 마음을 나누는 도구라고 생각하는 임 셰프의 철학은 그의 요리가 주는 감동의 원천이 어디인지 명확히 인식시킨다. 그의 정성스러운 요리는 언어로 못다전하는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누군가를 위한 그의 상차림의 행위는 그 자체가 자신을 위한 위안이기도 하다. 


임 셰프는 “108접시가 어머니를 위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라며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결핍과 그리움의 복합적 감정을 풀어냈음을 밝힌다. 

<밥정>은 어머니와 ‘밥’에 함축돼 있는, 그리고 그 감정을 인연을 맺는 모든 타인에게까지 확장해가는 한국적 ‘정’의 정서라는 익숙한 감성을 눌러담아 아름다운 한상을 차려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집밥’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며 대중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현상은 사랑으로 나누는 ‘밥’에 담긴 따뜻함과 그리움의 정서가 현대인에게 강렬한 향수임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바로 이 같은 현대인의 영혼의 배고픔을 채워주고 다독인다.


임 셰프는 매 계절마다 자신만의 색깔을 뿜어내는 자연 속에서 다양한 식재료를 찾고,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을 위해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낙엽더미, 갯벌 덩어리, 이끼 등 상상도 못한 식재료에 새로운 맛을 입혀 자연의 밥상을 완성시킨다. 

 

 

영화에는 청각초밥, 갯벌 소스를 곁들인 백년초 무침, 솔방울 국수, 토란국, 두부 계란찜, 모과청 등 독특하거나 평범하고 익숙한 음식들이 다채롭게 등장해 미각을 자극한다. 소박하지만 풍성한 마음이 담긴 인간미 넘치는 요리 과정에서 맛있는 소리와 아름다운 색감까지 담아내며 오감을 만족시킨다. 


여기에 봄부터 겨울까지 산과 바다, 들판, 계곡 등 대한민국 사계절의 풍광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더해져 영혼의 허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여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정면충돌...“특검 도입하자”vs“물타기, 정치공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치권 인사들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국회는 즉시 ‘통일교 게이트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해야 한다”며 현행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민중기 특별검사의 직무유기도 새 특검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의 책임 규명과 즉각적 해체는 필수이다. 마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종합특검을 발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이다”라며 “여기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 유착관계와 포함해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통일교 게이트의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고 연루된 모든 사람에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이

경제

더보기
김윤덕 국토부 장관 "2026년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 발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2026년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을 내놓는다. 내후년에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절차에 착수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곳에 빠르고 충분하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수도권 공공택지는 2026년에 2만9000호 분양, 5만호 이상 착공에 들어가고 3기 신도시 입주도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유후 공간을 활용하고 민간 정비사업도 활성화해 도심 공급 확대할 것"이라며 "공적주택 110만호를 확실히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공적주택 110만호 공급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김 장관은 또 "지방을 살릴 핵심적 과제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이라면서 "내년에 이전 대상과 지역을 확정하고 2027년부턴 이전을 시작할 예정으로 1차 때보다 더 많은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현재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임기 내 반드시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새정부의 균형

사회

더보기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 가능 법률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개최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59조의3(확정 판결서등의 열람·복사)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 또는 그 등본,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ㆍ물건의 명칭ㆍ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는 정보(이하 ‘판결서등’이라 한다)를 보관하는 법원에서 해당 판결서등을 열람 및 복사(인터넷, 그 밖의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한 전자적 방법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제59조의3(판결서등의 열람·복사)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선고된 사건의 판결서(확정되지 아니한 사건에 대한 판결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그 등본,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ㆍ물건의 명칭ㆍ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는 정보(판결서 외에는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한정하며, 이하 ‘판결서등’이라 한다)를 보관하는 법원에서 해당 판결서등을 열람 및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