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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8월 재유행 거리두기 늦었다면 누적 확진 3만명 넘어... 전환 느렸던 伊, 하루 최대 확진 6600명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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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신선 기자] 지난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조금이라도 늦었거나 강도가 약했다면 9월에 누적 확진자가 3만명을 넘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7일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정책기획위원회 연구용역으로 수행한 '수리모델링을 이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시 거리두기 전환이 빠르고 강도가 강할수록 유행을 빠르게 통제하고, 치료비 등 경제적 손실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초기 유행기'(2월16일~4월20일)와 '재유행기'(8월2일~9월22일)로 나눈 뒤 수치모델을 이용해 시기별로 거리두기 전환 속도와 강도에 따라 환자 수와 치료비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추정한 확진자 1만명당 치료비인 822억원을 대입했다.

◇거리두기 전환 늦었다면…9월22일까지 누적 3만1천명·치료비 2769억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재유행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변화 속도가 25%로 지체될 경우 9월22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3만1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국내 누적 확진자 수 2만3106명보다 8394명 더 많은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변화 속도란 유행 이후 거리두기 조치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됐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연구진은 실제 정부가 취했던 거리두기 조치 전환 속도를 100%로 보고, 전환 속도가 75%, 50%, 25%인 경우를 상정해 각각 수치모델로 계산했다.

행동변화 속도가 75%, 50%, 25%일 경우 감염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를 말하는 감염재생산지수(R0)는 각각 0.99, 1.11, 1.27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실제 감염재생산지수는 0.90이었다.

대중의 거리두기 전환 속도가 25%로 늦춰질 경우 일일 최대 신규 확진자 수는 1200명을 초과하고, 누적 확진자 수는 3만1500명까지 치솟았다.

이 경우 확진자 치료에 필요한 누적 치료비는 276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기간 누적 치료비로 추정되는 787억원보다 3.5배 더 많은 것이다. 같은 기간 거리두기 전환 속도가 75%, 50%일 때 누적 치료비는 각각 1046억원, 1600억원일 것으로 나타났다.

 

재유행 기간 거리두기 강도가 실제 시행한 강도보다 25% 수준으로 느슨해질 경우 9월22일까지 3만8000명에 달하는 누적 확진자가 발생하고, 확진자 누적 치료비용은 36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8월16일 서울·경기, 19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23일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이어 30일부턴 수도권 지역에서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등의 야간 영업을 제한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 내 음식 섭취를 금지하는 등 강화된 2단계 조치를 실시했다. 수도권 지역의 강화된 2단계 조치는 9월13일까지 이어졌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은 선제적이고 빠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정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거리두기 빠른 전환과 강한 강도를 통해 대규모 유행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음을 수리모델링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초기 유행 때 거리두기 전환 속도 차이에 극명하게 갈린 韓-伊

연구진은 코로나19 초기 유행 당시 상황이 유사했던 우리나라와 이탈리아가 3월 이후 거리두기 전환 속도 차이 때문에 확진자 증가세가 다르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인구 6000만여명의 이탈리아에선 첫 확진자가 지난 1월, 첫 지역사회 확진자가 2월24일에 발생했다. 인구 5000만여명인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는 1월20일, 지역사회 첫 확진자는 2월16일에 나왔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선 4월12일까지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66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확진자가 발견됐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최대치는 909명(2월29일), 누적 확진자 수는 1만512명이었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3월 초부터 2개월 간 북부와 동부 주에 대해 외출 제한, 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 봉쇄 조치를 실시했다. 봉쇄 지역 거주자들이 지역 외로 나갈 수 없었으며, 지역 밖의 주민들이 봉쇄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 역시 금지됐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했지만, 연구진은 실제 거리두기 전환 속도가 우리나라의 7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봉쇄 소식이 알려진 후 많은 주민이 남쪽으로 탈출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또 모데나와 프로시노네 교도소 수감자들은 면회 중단에 항의해 폭동을 일으키는 등 거리두기(봉쇄) 전환이 더뎠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16일 첫 지역사회 감염환자 발생 이후 2월23일 감염병 위기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다음달인 3월23일부터 4월19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국민의 이동량은 환자 발생 이전인 1월에 비해 2월에 약 40% 수준으로 많이 감소했다.

만약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거리두기 전환 속도가 실제 전환 속도의 25% 수준이었다면, 일일 최대 신규 확진자 수는 6000명을 넘어서고,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치료비용은 1조4532억원에 달한다.

연구진은 "대규모 유행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낮게 혹은 느슨하게 행동변화가 일어나면 사회적 거리두기 속도 지연보다 더 큰 규모의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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