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8 (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벼랑끝에서 피어나는 생의 감각

URL복사

스타일리시한 영상미, 아름다운 음악으로 채워진 삶과 사랑에 대한 시 <베이비티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권태로운 삶의 한가운데 뛰어든 독특한 소년 모지스로 인해 처음으로 강렬한 생의 감각을 느끼게 된 소녀 밀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드라마.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배우 토비 월레스가 신인 배우상에 해당하는 ‘Best Young Actor’를 포함해 2관왕을 수상했고, 데뷔작으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으며, 트란실바니아 국제영화제작품상과 관객상,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감독상, 상파울루국제영화제신인 감독 경쟁 부문 작품상, 평요국제영화제 갈라 작품상, 
마라케시국제영화제베스트 액터상 등을 수상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사색

 

불치병을 앓는 16세 밀라는 호주 시드니의 근교, 빈민가 근처 중산층 동네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다. 밀라의 가족이 사는 곳은 마약중독자, 이민자, 애견미용사, 피아니스트, 치료사, 임신한 젊은 싱글맘, 학생들이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동네다. 유대감과 동시에 내면에 복잡한 감정이 얽혀있는 이들 가족 앞에 불현 듯 모지스가 나타난다. 


안전한 중산층인 밀라의 가족이 사는 세계 밖에서 찾아온 문제적 인물 모지스는 밀라의 일상을 바꾼다. 부모님은 이 예측불가의 괴상한 인물이 못마땅하지만 아픈 딸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그 뿐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소녀 밀라는 낯선 존재인 모지스로 인해 무료한 세계 속에서 처음으로 강렬한 자극을 느낀다. 밀라는 첫사랑을 통해 일상의 모든 것에 촉각을 세우게 된다. 밀라의 삶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변화는 가족에게도 치유를 주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영화는 소녀 밀라의 감성을 감각적 영상으로 표현한다. 섀넌 머피 감독은 전위적이면서도 시간을 초월하는 색을 사용하는 사진가 윌리엄 이글스턴으로부터 미학적 영감을 받아, 집과 학교라는 흔한 공간에 과감한 색채를 활용함으로써 이미지는 평범하지만 그 안에 자리한 기억을 결합해 일상을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채로운 색감, 스타일리시한 이미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동원해서 사랑이라는 짜릿하고도 위험한 감정,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사색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깊은 통찰력으로 신선하게 전달한다.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


섀넌 머피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예리하고, 정교하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하며 일상적인 모습에서 찬란하고 생생한 순간들을 건져 올린다. 장편 영화 데뷔작인 <베이비티스>로 베니스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14개 영화제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신인감독으로 떠올랐으며 2020년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10명의 감독에 뽑혔다. 특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흡수한 미학적 영감을 바탕으로 완성해낸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 세계 속에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점이 인상적이다. 

 


소녀 밀라 역을 맡은 배우 일라이자 스캔런은 깊은 내면 연기로 독특한 매력을 발휘한다. 그레타 거윅 감독 연출의 <작은 아씨들>에서 병약한 베스 역으로 알려졌다. 최근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 <먹방(Mukbang)>으로 시드니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최고 감독상을 수상해 연기는 물론이고 연출까지 영역을 확장해 재능을 과시했다. 


밀라를 단숨에 사로잡는 모지스 역을 맡은 토비 월레스는 개성있는 외모와 신선한 감성을 앞세운 특유의 연기로 영화의 무게를 더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소사이어티>에서 사이코패스 캠벨 앨리엇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쳐 수많은 팬을 양산했다. 


베테랑 배우 벤 멘델슨과 에시 데이비스가 밀라의 부모로 분했다. 블록버스터 작품으로 친숙한 벤 멘델슨이 가족을 자상하게 돌보지만 사실은 많이 지쳐있는 아빠 헨리로 등장해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영화 <어쌔신크리드>,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은 에시 데이비스가 딸이 아픈 이후로 마음속 깊이 혼란을 겪게 되는 엄마 애나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APEC 전초전' 아세안 일정 마치고 귀국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말레이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열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과의 릴레이 정상회담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15분께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금색 넥타이를 착용한 이 대통령과 레몬색 정장을 착용한 김 여사는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팔짱을 낀 채 1호기에서 내렸다. 공항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나와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들과 악수하고 웃으며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첫 일정으로 현지 교민들과 만찬을 가지고 이들의 권익 보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둘째 날인 이날 오전에는 한-캄보디아 정상회담과 한-아세안 정상회의, 한-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경제

더보기
트럼프 "韓 구금된 조지아 단속 반대 언급…외국 전문 인력용 새 비자 계획"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도널드대통령이 방한을 앞두고 한국인 300여명이 구금된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이민 단속 사태를 언급했다. 자신은 해당 단속에 반대했으며, 미국에 투자한 외국기업 전문인력 필요성을 알고있기에 새로운 비자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기회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도 거듭 피력했는데, 대북제재 해제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안에서 지난달 발생한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 이민자 단속과 관련해 취재진에 "내 심정을 알겠지만, 난 매우 반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미국에) 들어와서 매우 복잡한 기계와 장비 등을 만들고 있다. 적어도 초기 단계에선 인력을 데려올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는 매우 복잡하고, 사실 매우 만들기 위험하다. 실업자 중에서 아무나 뽑아다가 20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문을 연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인 전문인력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이것은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세계의 문제다"면서

사회

더보기
10·29이태원참사 3주기 유가족 일기 책으로 나와..딸바보 아빠의 고백.."공감이 고통 견디는 데 도움 됨 알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0·29이태원참사 3주기를 맞아 유가족이 쓴 글이 책으로 나왔다.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라는 제목의 수필집으로 희생자 신애진 씨의 아버지인 신정섭(55) 씨가 글을 쓰고 어머니 김남희(51) 씨가 삽화를 그렸다. 이 책은 저자가 10·29이태원참사 직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 중 1년 동안의 일기에서 고르고 다듬은 글을 모았다. 딸바보 아빠의 일기는 사회적참사의 유가족이 겪게 되는 내밀한 고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 고통이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함께 보여준다. “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없어도 감기약이 감기가 낫는 데 도움이 되듯이 공감이 고통을 치료할 순 없어도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그날 알았다.” 저자는 “시민들이 잡아준 손과 흘려준 눈물이 참척(慘慽)의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 힘이 됐다. 지금껏 받아온 공감을 이 책을 통해 나누고 싶다”며 “누구나 자신만의 슬픔이 있다. 하지만 다른 이의 슬픔에 손을 내밀 때, 고통은 견딜 수 있을 만큼 줄어든다. 꺼낸 슬픔은 다른 슬픔과 만나 더 큰 슬픔이 된다. 희한하게도 슬픔은 커지는데 고통은 줄어든다. 나만의 슬픔이 아니라 우리의 슬픔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여덟 명의 예술가 기록집 ‘바라본다Ⅱ’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와 성북문화재단(대표 서노원)이 지역 예술인의 삶과 예술세계를 기록한 아카이빙 매거진 ‘바라본다Ⅱ’를 발간했다. 지난해 청년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바라본다’에 이어 이번에는 성북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여덟 명의 중견 예술가 △여인영(미디어아트) △고수희(연극연출) △임광혁(조각) △홍수진(입체미술) △박완규(배우) △배인숙(사운드아트) △오준석(연극연출) △공재민(배우)의 시간을 담았다. ‘바라본다Ⅱ’는 예술가와 그들의 작업공간을 기록한 스톤김의 사진, 그리고 작가 정윤희의 에세이 형식의 글을 통해 완성됐다. ‘지역에서 예술을 지속한다는 것’, ‘예술가로서의 자기 시간과 생존의 균형’, ‘중년 이후의 예술적 자립’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예술과 삶이 교차하는 현장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여인영은 인간의 감각과 기술의 관계를 실험하고, 고수희는 경계를 넘나드는 연극으로 젠더·세대·관계를 잇는다. 임광혁은 색과 물성의 관계를 재구성하며 예술의 좌표를 새로 찍고, 홍수진은 촉각과 감정의 흔적을 시각화해 위로의 감각을 탐구한다. 배인숙은 사운드와 기술을 매개로 무해한 기술의 미학을 제시하며, 오준석은 가족의 경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