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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서 피어나는 생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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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시한 영상미, 아름다운 음악으로 채워진 삶과 사랑에 대한 시 <베이비티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권태로운 삶의 한가운데 뛰어든 독특한 소년 모지스로 인해 처음으로 강렬한 생의 감각을 느끼게 된 소녀 밀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드라마.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배우 토비 월레스가 신인 배우상에 해당하는 ‘Best Young Actor’를 포함해 2관왕을 수상했고, 데뷔작으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으며, 트란실바니아 국제영화제작품상과 관객상,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감독상, 상파울루국제영화제신인 감독 경쟁 부문 작품상, 평요국제영화제 갈라 작품상, 
마라케시국제영화제베스트 액터상 등을 수상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사색

 

불치병을 앓는 16세 밀라는 호주 시드니의 근교, 빈민가 근처 중산층 동네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다. 밀라의 가족이 사는 곳은 마약중독자, 이민자, 애견미용사, 피아니스트, 치료사, 임신한 젊은 싱글맘, 학생들이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동네다. 유대감과 동시에 내면에 복잡한 감정이 얽혀있는 이들 가족 앞에 불현 듯 모지스가 나타난다. 


안전한 중산층인 밀라의 가족이 사는 세계 밖에서 찾아온 문제적 인물 모지스는 밀라의 일상을 바꾼다. 부모님은 이 예측불가의 괴상한 인물이 못마땅하지만 아픈 딸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그 뿐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소녀 밀라는 낯선 존재인 모지스로 인해 무료한 세계 속에서 처음으로 강렬한 자극을 느낀다. 밀라는 첫사랑을 통해 일상의 모든 것에 촉각을 세우게 된다. 밀라의 삶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변화는 가족에게도 치유를 주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영화는 소녀 밀라의 감성을 감각적 영상으로 표현한다. 섀넌 머피 감독은 전위적이면서도 시간을 초월하는 색을 사용하는 사진가 윌리엄 이글스턴으로부터 미학적 영감을 받아, 집과 학교라는 흔한 공간에 과감한 색채를 활용함으로써 이미지는 평범하지만 그 안에 자리한 기억을 결합해 일상을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채로운 색감, 스타일리시한 이미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동원해서 사랑이라는 짜릿하고도 위험한 감정,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사색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깊은 통찰력으로 신선하게 전달한다.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


섀넌 머피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예리하고, 정교하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하며 일상적인 모습에서 찬란하고 생생한 순간들을 건져 올린다. 장편 영화 데뷔작인 <베이비티스>로 베니스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14개 영화제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신인감독으로 떠올랐으며 2020년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10명의 감독에 뽑혔다. 특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흡수한 미학적 영감을 바탕으로 완성해낸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 세계 속에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점이 인상적이다. 

 


소녀 밀라 역을 맡은 배우 일라이자 스캔런은 깊은 내면 연기로 독특한 매력을 발휘한다. 그레타 거윅 감독 연출의 <작은 아씨들>에서 병약한 베스 역으로 알려졌다. 최근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 <먹방(Mukbang)>으로 시드니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최고 감독상을 수상해 연기는 물론이고 연출까지 영역을 확장해 재능을 과시했다. 


밀라를 단숨에 사로잡는 모지스 역을 맡은 토비 월레스는 개성있는 외모와 신선한 감성을 앞세운 특유의 연기로 영화의 무게를 더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소사이어티>에서 사이코패스 캠벨 앨리엇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쳐 수많은 팬을 양산했다. 


베테랑 배우 벤 멘델슨과 에시 데이비스가 밀라의 부모로 분했다. 블록버스터 작품으로 친숙한 벤 멘델슨이 가족을 자상하게 돌보지만 사실은 많이 지쳐있는 아빠 헨리로 등장해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영화 <어쌔신크리드>,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은 에시 데이비스가 딸이 아픈 이후로 마음속 깊이 혼란을 겪게 되는 엄마 애나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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