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0.7℃
  • 맑음강릉 3.3℃
  • 맑음서울 2.1℃
  • 맑음대전 1.9℃
  • 맑음대구 2.7℃
  • 맑음울산 5.9℃
  • 맑음광주 5.1℃
  • 맑음부산 7.7℃
  • 맑음고창 0.5℃
  • 맑음제주 8.0℃
  • 구름조금강화 0.5℃
  • 맑음보은 -1.6℃
  • 맑음금산 -0.7℃
  • 맑음강진군 1.7℃
  • 맑음경주시 0.9℃
  • 맑음거제 4.5℃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기억과 꿈의 세계, 그곳에서의 생존기 <코마>

URL복사

상상력과 영상미가 돋보이는 러시아 SF 블록버스터

 

 

 

[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무의식 세계에서 벌어지는 생존 투쟁을 그린 SF물이다. 

거대 스케일의 환상적 비주얼과 풍부한 액션씬이 매력적이다. 헐리우드 스타일을 추구했지만 감성이 조금 다른 러시아 블록버스터다. 

 

물리법칙을 무시한 공간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다고 할 수 있는 허상과 현실의 문제를 다룬 영화다. ‘빨간약’과 ‘파란약’의 선택이라는 <매트릭스>의 철학과 세계관이 핵심 테마다.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구원자’일 수 있다는 설정도 흡사하다. 


과학적 상식이 무시되는 뒤집히고 뒤틀린 세계의 비주얼, 꿈과 현실을 오가는 내용은 <인셉션>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독자적인 설정들을 쌓으며 참신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꿈의 세계를 표현하는 SF적 상상력과 영상미, 캐릭터들 간의 갈등과 위협적 상황의 압박 등이 계속되며 펼쳐지는 액션, 깔끔한 스토리 구조는 상당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 빅터는 건물도 사람도 불완전한 형태에 중력과 물리법칙을 무시한 이상한 세계와 마주하고 혼란을 느낀다. 그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물과 그 괴물로부터 자신을 구하는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의 안내에 따라 한 집단의 거주지로 가게 된 빅터는 그곳에서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알고보니 빅터는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무의식의 공간에 있는 것이다. 모두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떻게 혼수상태가 됐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들의 파편적 기억들이 세계를 만든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기억의 파편들이 만들어낸 세계가 배경인만큼, 화려한 영상 효과는 이 영화의 미덕이다.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비현실적 공간은 그 자체로도 즐겁다. 

 

불완전한 기억의 조각이 매일 추가되고 수정되면서 시각적 형태로 나타나거나, 기억의 주인이 세부적인 상황들을 안다는 것, 현실세계의 직업이 캐릭터마다 특정 능력을 장착하는 형태가 된다는 등의 게임같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설정들도 흥미롭다. 코마 세계의 욕망이 현실에서 얻지 못하거나 불가능한 것에 대한 보상적 성격을 띄는 경우도 인상적이다. 

 

 

진부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매트릭스>나 <인셉션> 이후에 나왔다는 점이다. 감독은 트릭이나 복선들로 영화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헐리우드적 기술들을 보여주지만, 설명적인 느낌을 없애면서 관객에게 SF적 논리를 전달하는 감각이나, 관객을 사로잡는 결정적 상징과 비주얼, 강렬한 설정을 배치하거나 각인시키는 연출에는 미숙하다. 


이처럼 헐리우드 대작들에 비교하면 거친 느낌이 있는데다 소재마저 충격을 주기에는 다소 익숙해져버렸다는 점이 아쉽다. 반면 직설적 설명 덕분에 SF 특유의 난해함을 피해 관객이 편안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별히 거슬리는 논리적 허점도 거의 없다. 


<코마>는 새로운 사람이 돼서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종교에 비교하며 무엇이 ‘정의’이고 ‘진짜’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 많은 비중을 둔다. 


최근 SF 영화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테마인만큼, 새롭지 않은 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진부한 주제는 변함없이 매력적이다. 화려하고 이상적인 가상 세계가 현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면 그것은 고통스럽고 누추한 현실보다 가치가 없는 것일까? 

 


특별한 능력이 없어서 단순 노동에 투입되는 주인공에게 코마 세계의 노동자가 ‘이렇게 사는 삶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소시민적 행복을 이야기한다. 반대로 시대를 초월하는 천재에게도 현실 그 이상의 세계가 필요하다. 


부작용이 없어 평생 투약해도 문제없는 마약이 있다면? 그것과 비슷하게 현실 파괴적이지만 정신적으로 완전한 행복에 취하게 만드는 종교가 있다면? 


이 영화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열린 태도를 취하지만 왜 그것을 거부해야 하는지, 당신은 거부할 수 있는지 관객에게 묻는 쪽에 가깝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